월 250만원 버는 엔딩코디네이터 어때요?

기사 요약글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 ‘웰엔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이 관심이 직업으로 연결되는 중이다.

기사 내용

 

 

 

엔딩코디네이터란?

 

저출산고령화사회에서 삶의 마지막(금융, 상속, 간호, 반려동물, 유품 정리, 요양 시설, 후견, 사전 장례 상담)을 준비하고, 그에 따른 절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또한 편안하고 준비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상담하며 사망 후 생전에 선택한 장례를 절차에 맞게 진행하는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이 밖에 죽음이 가지는 존엄성을 인식하고, 사후 방치되거나 혹은 소외된 죽음으로부터 고인의 존엄성을 높여주고 유가족이 슬픔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창직 프로세스 1단계
  


좌절에서 얻은 기회 포착

경험을 통해 해결책 고민

지식과 경험 축적

 

 

그는 유통업체를 경영하는 대표였다. 하지만 동업자와의 갈등 등 사업의 어려움으로 심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생기면서 죽음까지 생각할 지경에 이르렀다. 한동안 무기력증에 시달리던 그는 자신을 의지하며 바라보는 가족들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구인 광고를 펼쳤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장례(상조) 도우미였다. 그러나 그가 장례일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뿐 아니라 주위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고인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험난한 인생 굴곡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을 때 한때 죽음까지 생각했던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러워졌다.

오히려 자신의 삶이 정리되며 장례업계에서 희망의 싹을 키워나갔다. 한 해 한 해 경력이 쌓이면서 그는 고령화시대의 ‘엔딩’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다. 특히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는 소외된 사람들의 장례를 준비하면서 그는 사람들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교육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생각한 ‘엔딩’이란 웰다잉뿐 아니라 고독사 예방 교육과 존엄한 장례 지원 그리고 편안한 노후까지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는 ‘인생의 엔딩, 어떻게 하면 잘 준비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했고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가 찾은 답은 ‘엔딩코디네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일본과 유럽 등 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나라에 해외 연수를 다니며 존엄한 엔딩이란 무엇인지 직접 느끼고 체험했다. 또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 사이버대학의 실업산업학과에 편입했다. 그는 자신의 장례 업무 경력에 해외의 사례, 전공 지식이 더해지면서 ‘엔딩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창직하기로 결심했다.

 

 

창직 프로세스 2단계
  


교육 프로그램 기획

정부의 지원 정책을 활용한 홍보

 

 
 

그는 엔딩코디네이터는 장례지도사와 다른 교육과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사람들이 바로 중장년들이었다. 이미 충분한 사회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그리고 인생의 절반을 산 중장년들이 엔딩 교육을 제2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

하지만 국내에 실무적인 엔딩을 교육할 수 있는 기관이 없었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만들어야 했다. 엔딩 전문가 양성 과정을 만들겠다는 그의 계획에 대해 장례(상조)업계에 몸담은 지인들의 반응도 무척 차가웠다.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포기하기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으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주력했다. 수정과 검증을 수없이 반복하며 엔딩코디네이터 전문교육 프로그램은 완성했는데, 이번엔 수강생 모집과 강의 장소가 문제였다.

주요 기관들은 처음 듣는 엔딩코디네이터 과정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던 중 서울시 도심권50+센터를 통해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열린 강좌를 통해 엔딩코디네이터를 소개했다.

열린 강좌는 그에게 전환점을 가져왔다. 서울시 아카데미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엔딩코디네이터 기초 양성 과정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그 후 2019 서울시 어르신 아카데미 지원 사업에까지 선정됐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고령화시대에 엔딩을 중요한 키워드로 봤다. 덕분에 자신의 엔딩 전문가 양성 과정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엔딩코디네이터는 기초 과정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심화 과정, 강사 과정을 진행한다. 또 수료생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어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사회 봉사활동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수익 구조

전문 상담가 연봉 3000만원
강사 연봉 2500만~5000만원

 

개별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엔딩코디네이터 중 전문 상담가의 경우 연봉 약 2500만~3000만원을 번다. 장례 진행 전문가는 연봉이 약 2800만~4000만원, 엔딩코디네이터 강사는 연봉이 약 2500만~5000만원이며, 세미나 등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수익이 연봉 약 3000만~6000만원 수준이다.

 

 

전망

고령화 국가에선 이미 시작
국내에서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

 

저출산고령화사회,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고독사에 대한 사회문제는 ‘죽음’이라는 두려움을 떠올리도록 만들었다. 이미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일본에서는 과거에 비교적 언급을 꺼리던 죽음을 본인과 가까운 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뜻대로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생전에 장례나 묘 준비, 상속 등 사후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세미나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엔딩 전문가 자격증에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노인복지관, 호스피스 봉사자, 장례(상조) 회사, 장례식장, 엔딩 컨설팅, 요양 시설 등에 반드시 필요한 엔딩코디네이터는 유망한 직업으로 앞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원의 원 포인트 레슨 

“삶의 마무리, 죽음 분야에서 파생된 창직 모델”

 

췌장암 투병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학교 연설에서 “죽음은 삶이 만들어 낸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곧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그것은 인생의 중대한 선택들을 도운 그 모든 도구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죽음을 강조하면서 “메멘토 모리”를 외쳤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당신도 죽는다는 것을 잊지 말라”를 뜻하는 라틴어다. 

우리는 죽음을 생각할 때 비로소 겸손해지고, 삶의 본질에 충실해진다.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어차피 받아들여야만 한다면 좀 더 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언제 어떻게 내 운명이 뒤바뀔지 모르는 것이다.

물론 죽음에 대비한 준비를 한다고 해도, 실제로 죽음에 직면했을 때 의연하게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아무런 준비 없이 세상과 이별을 고한다면 더더욱 힘든 일일 것이다. 이처럼 준비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이 있다면? 엔딩코디네이터는 바로 이러한 시장의 수요에 의해 탄생했다. 이것이 ‘창직’이다. 

 

 

창직 선배에게 듣는다

 

Q 왜 창직을 결심했나요?

제 미래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혼자 생활하기 힘들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진다면 그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요양원과 요양병원 중 어디로 가야 하나? 어떻게 가야 하나? 절차는 어떠한지, 치매가 오면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속은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장례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고 화장(매장) 후 장묘는 어디로 해야 하는지, 사망 후 남은 유품 정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게다가 남겨진 반려동물의 문제까지, 이런 수많은 문제에 대해 누군가는 답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 가면 먼저 병원 코디네이터와 상담하고 증상에 따라 전문의를 연결시킵니다. 마찬가지로 엔딩코디네이터가 내담자의 고민을 듣고 적절한 대답과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엔딩에 관련한, 그리고 남은 삶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을 줄 수 있는 직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령사회에서는 갈수록 엔딩코디네이터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 확신하면서 창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창직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처음 듣는 직업에 대한 이해 부족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엔딩코디네이터라고 하면 장례만 생각합니다. 물론 장례는 엔딩코디네이터로서 당연히 가장 기본이 되는 공부입니다. 하지만 공부해야 할 분야는 장례 이외에도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그렇게까지 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질문도 많이 하십니다. 엔딩 전문가는 이해의 폭이 넓을수록 좋다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힘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2의 인생 직업을 위해 공부에 투자해야 하는데 단기간의 완성을 원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기초과정(개론), 심화 과정, 강사(연구) 과정까지 수료해야 엔딩 전문가인 엔딩코디네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관련 기관의 교육비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면 교육생들의 부담이 적을 텐데 아직은 계획 단계에 있는 상태입니다. 

 

Q 직업 홍보는 어떻게 하나요?

시작할 땐 고행길이었지만, 길을 개척해놓으니 이제는 불러주는 곳이 많습니다. 지방 도시 중장년 일자리 프로그램으로 엔딩코디네이터 강사 요청이 오고 있는 것이지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엔딩코디네이터의 홍보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알리고 있고,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통한 홍보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노인복지관과 은퇴교육원에서 문서와 대면 방식으로 적극적인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고, 장례(상조) 회사를 통해서도 많은 분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강좌를 수료하신 분들의 관심과 만족도가 높아서 입소문 홍보가 가장 반응이 좋습니다.

 

Q 창직 이후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엔딩코디네이터라는 엔딩 전문가가 고령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먼저 고령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일본의 엔딩협회와 교류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또 전국적으로 지역 본부를 만들고 있으며, 지역 콜센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으로 강사들을 파견할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고독사 예방과 존엄한 장례 지원에 대한 방안도 연구하고 있으며, 중장년의 일자리로서 지속 가능한 직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어떤 사람에게 엔딩코디네이터를 추천하나요?

본인과 가족을 위해 장례, 상속 등을 공부해서 엔딩 준비를 하고 싶은 분, 전문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분들도 좋습니다. 법조계(유언, 상속, 증여, 후견인)에 종사하면서 엔딩 전문가로서 폭넓은 서비스를 하고 싶은 분들,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엔딩(장례, 장묘)까지 컨설팅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또 의료 및 보건 관련 일을 하면서 엔딩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 무엇보다 제2의 인생에서 전문 직업을 원하는 중장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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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눈동자
퇴직이 빠른 요즘시대 제2의 출발로 새로운 직업으로 선택해도 좋을것 같아요.고령화 시대라 중 .장년들 직업이 없으면 아무래도 불안할것 같아서요.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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