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동물 학대를 목격한다면

기사 요약글

동물 단체에는 하루에도 몇 통씩 동물 학대 제보가 들어온다. 얼마 전 노인 두 명이 지나가던 유기견을 토치 불로 태워 죽이려 했던 ‘블레니 사건’부터 학교에 들어온 길고양이를 직원이 쇠파이프로 무차별 폭행해 죽인 ‘바둑이 사건’까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심지어 지능적인 동물 학대가 갈수록 늘고 있다.

기사 내용

 

 

 

동물 학대 현장을 목격했다면

 

 

동물 단체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활동가조차 동물 학대 상황을 마주하면 감정을 다스리기 어렵다. 하물며 처음 그 상황을 목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목격자가 조금만 용기를 낸다면 소중한 생명이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전신 화상으로 치료 중인 블레니

 

 

동물 학대 상황 목격 시 행동법 5가지

 

 

1. 학대 사건이 맞는지 판단하기

 

동물 학대 상황을 목격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현장 파악이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현재 상황이 학대 상황이 맞는지 최대한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특히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고 소리만으로 학대를 추측하는 경우라면 사람이 고함을 치거나 무언가를 두들기는 소리가 함께 들리는지, 동물의 소리만 들린다면 분리불안 등으로 인한 이상행동은 아닌지 주의 깊게 듣고 판단해야 한다.

 

 

2. 경찰서 신고는 단호하게 하기

 

학대라고 판단이 될 경우 망설이지 말고 경찰서(국번 없이 112)로 신고하자. 경찰관에게 사건이 발생한 주소지와 현재 상황을 전달하고, 현장에 출동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이때 단호하게 요청하는 것이 중요한데 동물 학대 사건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안일하게 대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3. 동물이 다쳤다면? 긴급 피난 조치 요청하기

 

동물이 학대나 방치로 인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경찰관에게 지자체 동물보호담당관이 긴급 피난 조치를 취하게 해달라고 말하자. 동물보호담당관이 동물 학대라고 판단하면 학대자로부터 아이를 격리해 3일 이상 치료 보호하도록 동물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다. 학대자가 반환을 요구하면 치료 보호 비용을 청구해야 하는데 7일 이내 미납 시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 한편 학대 현장을 목격하고 학대자와 시비에 휘말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자신의 안전도 꼭 챙겨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4. 현장에 가기 어렵다면? 사건 해결 절차 반드시 확인하기

 

제보자가 현장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신고 후 경찰과 지자체에서 사건을 제대로 해결했는지 진행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사건 진행 과정이나 결과 통보는 사실상 잘 이루어지지 않는 편이니 관심을 갖고 각 담당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5. 동물이 구조될 수 없다면? 학대자 계도 조치 요청하기

 

만약 동물이 구조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경찰에게 반드시 학대자 계도 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계도 조치란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습니다. 절대로 동물을 학대하지 마십시오” 등의 경고와 함께 학대자의 집, 사건 현장 주변을 모니터링하며 감시하는 일이다. 학대자에게 다시는 동물을 학대하지 못하도록 경각심을 주는 것이다.

 

 

경찰이 출동한 동물 학대 현장

 

 

제보자의 침착한 판단으로 살린 검둥이 개 블레니

 

 

올바른 현장 파악으로 한 생명을 살린 사례가 있다. 지난 7월 10일 유리병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제보자의 공장 마당으로 노인 두명이 침입해 유기견을 붙잡아 유리병으로 찌른 뒤, 살아있는 상태에서 토치로 태워 죽이려 한 잔혹한 사건이 있었다.

 

때마침 제보자의 반려견이 마당을 향해 맹렬하게 짖지 않았더라면 그 유기견은 비참하게 생을 맞이했을 것이다. 제보자는 범인들을 제지한 뒤 곧장 경찰에 신고하고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했다. 그리고 경찰이 출동하자 상황을 설명한 뒤 범인을 인계했다.

 

학대자들은 범행이 발각된 후에도 개를 자루에 담아 도주하는 추악한 모습을 보였다고 하나 제보자는 침착하게 이들의 행동을 저지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목숨을 잃을 뻔했던 유기견 한 마리는 ‘블레니’라는 멋진 이름의 반려견이 되어 치료 중이다.

 

현재 치료한 지 한 달이 지난 블레니는 전신 화상으로 인한 혈전과 염증 수치가 매우 높은 상태며, 매일 받는 화상 치료로 힘든 과정을 걷고 있다.

 

“블레니야 넌 정말 특별한 아이야. 조금만 더 힘내줘!”

 

 

기획 임소연 손이슬(동물자유연대 활동가) 사진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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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눈동자
반려견 천만 시대에 살면서 이런 학대 소식을 들을때마다 슬퍼집니다.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이 있어 그런지 더 씁쓸하네요.학대 상황을 목격한다면 바로 신고하겠습니다.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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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블레니는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ㅜ 쪼그마한 아이가 저 많은 고통을 견디기 힘들었던거지요. 블레니야 하늘에선 꼭꼭 행복해줘!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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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나쁘네요
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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