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에 획기적인 장을 연 이재성 대표의 새로운 도전

기사 요약글

질병을 미리 예측하고 조기 진단하는 것은 현대 의학의 오랜 숙원이다. 의료 영상기기 전문 기업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은 그 꿈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사 내용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은 의료 영상기기 전문 기업으로, 국내 유일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장치 생산 기업으로 유명하다. 서울의대 핵의학과 교수로도 재직 중인 이재성 대표는 전기전자 의공학도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연구소에서 25년 넘게 PET의 핵심 기술을 개발해온 전문가다.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미국 핵의학회지 등 유수의 학술지에 게재된 250여 편의 논문과 40여 개 이상의 국내외 특허출원 등이 그의 업적을 대변한다. 이러한 서울대 연구팀의 눈부신 성과를 바탕으로 그가 핵심 연구진과 2016년 창업한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은 세계 최고의 PET 장비 개발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또 그간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제2회 라이나 50+ 어워즈’의 창의혁신상을 수상했다. ‘라이나 50+ 어워즈’는 50+ 세대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사회 가치 창출, 혁신과 헌신을 통해 이들 세대에 기여한 인물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지난해 라이나전성기재단이 제정해 처음 개최했다. 시상 부문은 생명존중, 사회공헌, 창의혁신 등 세 분야로 나뉘며 총상금 5억원 규모를 자랑한다.

 

Q 라이나 50+ 어워즈 창의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서울의대 연구팀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준 연구원들 모두가 함께 받은 상이라서 더 기쁩니다. 우리 팀이 십수 년간 해온 연구들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고요. 특히 PET 장비 기술 분야에서는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앞서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이를 더욱 알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Q PET 장비는 암을 진단할 때 많이 사용하더군요.

PET은 쉽게 말하면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해 질병을 진단하고, 이를 영상으로 구현하는 기기를 말합니다. 우리 몸속에서 활동하는 분자에 화학적으로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이고, 이 분자의 움직임에 따라 암세포의 위치와 크기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것이죠. 엑스레이나 CT를 통해 암세포를 발견하려면 그 크기가 커야 하는데, PET으로 검사하면 아주 작은 크기의 암세포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어요.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에 아주 유리합니다.

 

Q ㈜브라이토닉스이미징에서 만드는 PET의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하나는 MRI와 PET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PET-MR입니다. 다만 PET은 MRI처럼 높은 자기장 신호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작동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우리는 이 문제를 극복하고 MRI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PET을 개발한 것이죠. 이 둘을 결합하는 기술에서는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이 굉장히 선도적인 기업입니다. 이를 토대로 2016년에 세계적인 MRI 기업인 이스라엘 애스펙트이미징사의 제안으로 ‘SimPET’를 개발했어요. ‘SimPET’은 PET과 MRI를 동시에 촬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동물용 PETMR이에요. 이는 실험용 쥐를 활용해 다양한 질병 모델을 만들어서 연구하는 데 꼭 필요한 장비입니다.

 

Q SimPET는 세계 최고 암 연구기관인 미국국립보건원 국립암연구소에 납품되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그곳 암연구소에서 사용하는 기계는 품질과 기술력이 보장된 제품이라고 볼 수 있죠. 동물용 PET-MR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이 걸릴 수 있는 거의 모든 질병, 예를 들어, 종양, 심혈관계, 순환계, 뇌신경계. 골격근계 등의 임상 연구 및 신약 개발에 꼭 필요한 장비이기 때문이에요. 병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이를 통해 치료약을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죠.

 

Q 지금까지 쌓아온 독보적인 PET 기술을 활용할 새로운 목표가 있는지요?

우리가 지금 중점을 두고 개발하는 것도 뇌 전용 PET입니다.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40%가 고령 인구가 될 예정이고, 치매 인구는 27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가 있어요. 열 명 중 한 명은 치매 환자라는 의미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1년에 43조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치매를 진단·치료·관리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될 거예요. 아직은 증상 진행을 늦추는 약만 있을 뿐, 치매 치료제가 없음에도 이미 치매와 관련된 제약 시장이 1년에 15%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요. 그만큼 치매는 일단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인데, 치매가 되기 직전 단계, 즉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면밀히 진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PET입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뇌를 찍으면 어떤 사람은 정상인에 가깝고, 어떤 사람은 치매에 가까워요. 지금까지는 이들 모두를 ‘경도인지장애’로 뭉뚱그려 설명했다면, 뇌 전용 PET이 개발되면 조기 진단을 통해 치매 위험도가 더 높은 사람들을 추려내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요.

 

 

Q PET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 삶의 질도 높아지겠군요.

네, 맞습니다. 현재 PET 장비는 많게는 1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의 의료기기로, 그만큼 환자들의 비용 부담도 큽니다. 뇌만 찍을 수 있는 소형 장비를 개발한다면 비교적 저가로 치매에 특화된 검사를 받을 수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의료기기 회사에서 만든 제품보다 우리의 영상이 훨씬 정교하고 퀄리티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초 건강검진 항목에 들어갈 정도로 대중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획 이인철 김은향 사진 지다영(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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