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직자라면 내년 4월부터 취업 컨설팅에 기회 있다

기사 요약글

은행 퇴직자들은 어떤 직종으로 재취업하는 게 좋을까?

기사 내용

 

 

Step 1. 퇴직 후 진로 고민
은행원 경력을 살리고 싶다

 

50대 중반의 이용태 씨는 국내 유명 은행에서 28년간 근무한 뒤 희망퇴직했다. 마지막 직책은 지점장으로 영업 및 고객 관리 업무가 직장 생활 동안 쌓은 그의 커리어. 일을 계속하고 싶던 그의 고민은 다른 중년 구직자들처럼 ‘인생 2라운드 진로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였다.

그는 실마리를 찾기 위해 각종 재취업 교육 과정을 이수하며 진로 탐색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만난 재취업 컨설턴트는 그의 성실성과 업무 추진력, 성향을 파악한 뒤 ‘컨설턴트’를 추천했다. 그의 생각도 일치했다. 컨설턴트도 고객 서비스 업종이라 은행에서 해왔던 고객 영업과 상담 경험을 살린다면 충분히 자신의 장점이 돋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

 

 

Step 2. 직종 찾기
고객 관리 업무를 취업 컨설턴트로 잇다

 

그는 퇴직 이후 서울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은행에서 쌓은 실무 경험에 이론을 더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도전이었다. 그는 재취업 컨설턴트가 되기 위한 과정도 차곡차곡 밟았다. 컨설턴트 업무에 필요한 강사 과정을 이수했고 직업상담사 자격증도 취득한 것.

직업 상담 분야를 세분화해서 살펴보며 최적의 분야를 찾던 그는 자신처럼 기업에서 희망퇴직하거나 혹은 기타 이유로 퇴직한 사람을 지원하는 ‘전직 지원 전문가’라는 직업에 끌렸다. 자신이 경험했기에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잘할 자신도 있었다. 바로 340시간에 걸친 ‘전직 지원 전문가 양성과정’도 수강하며 현장 체험을 통해 전문가로서의 적응력도 키웠다.

 

 

Step 3. 취업과 면접
전직 지원 전문가가 되다

 

그가 전문성을 갖추는 데 투자한 시간은 600여 시간. 새로운 일에 적잖은 시간을 투자한 덕에 전직지원 전문가 양성과정을 마치자마자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 GM자동차의 희망퇴직자 전직 지원 사업을 수주한 전문 컨설팅 회사인 인지어스(유)에서 전직 지원 전문가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응시해 채용된 것. 면접 당시 그는 기업을 잘 아는 은행 출신이란 점과 지점장 전력이 있어 기업 전체를 볼 줄 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전직 지원 컨설팅에 적합한 사람은 상담사가 아니다. 상담 경력이 있거나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기업체 출신이면 면접 과정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게 된다.

채용된 그는 군산에 있는 인지어스 전직지원센터에 근무하며 군산 GM자동차 공장 희망퇴직자들의 인생 2라운드를 위한 전직 지원 프로젝트에 6개월 동안 참여했다. 이곳에서 퇴직자들의 심리 안정뿐 아니라 재취업, 창업, 생애 설계 지원 등을 통해 컨설팅 경력을 쌓았고 그 과정에서 다수의 전직 성공 사례를 낳아 보람도 컸다.

그러나 기업 전직 지원은 몇 개월 동안 진행되는 프로젝트형 서비스가 대부분으로 전문 계약직인 경우가 대다수다. 아쉬웠지만 6개월 뒤 다시 퇴직할 수밖에 없었던 것.

 

 

Step 4. 구직활동
실망과 포기 대신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다

 

전직 지원 전문가로 한 차례 경험을 쌓은 그는 다시 구직활동에 나섰다. 주로 공공 일자리센터 혹은 정부의 취업 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민간기업 및 정부기관의 컨설턴트직에 지원했다. 그는 이 과정을 세세히 메모했다. 구직자로서의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퇴직, 재취업, 실직 그리고 구직활동 경험이 다른 구직자들을 컨설팅할 때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또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숭실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실시한 ‘생애설계코치과정’을 수료하며 적극적으로 재취업을 준비했다.

전직 컨설팅 과정에서 연령이나 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면접에서 번번이 탈락하는 구직자를 많이 본다. 이때 실망하거나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그러나 그는 실망은커녕 자기계발을 통해 재취업 의지를 다지면서 자신을 단련했다.

4개월 정도 구직활동을 하던 중 컨설턴트로서 첫 경력을 쌓은 전문 컨설팅 회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군 장병 진로 도움 찾아가는 서비스’ 전직 지원 전문가 채용에 지원해 달라는 것. 한 차례의 인연이 새로운 인연으로 연결되었다. 중년의 재취업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경쟁은 치열했지만, 그는 한 차례 전직 상담 경험과 전직 지원 전문가가 되기 위한 자기계발 덕에 다시 컨설턴트로 채용됐다. 보수도 괜찮았다. 전직 지원 전문가의 보수는 경력에 따라 평균 2000만~3000만원에서 책정된다.

 

 

Step 5. 10년 더 일하기
전문성을 업데이트한다

 

현재 그는 전방 지역 육군 모 사단 장병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2~3회 부대를 방문해 진로, 취업 교육 및 1:1 컨설팅을 하고 있다. 젊은 장병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진로를 설정해주고 취업을 지원할 수 있어 인생 2라운드를 의미 있게 보내고 있다.

그는 또 다른 꿈에 부풀어 있다. 내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 퇴직자들에게 ‘전직 지원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법안’을 정부기관에서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비스 의무화가 내년 4월부터 전격 시행되므로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오게 된 것.

현재 맡고 있는 군 장병 진로도움 컨설턴트 활동도 지속하고 싶지만, 기업에서 퇴직한 자신의 경험을 살려 기업 퇴직자들에게 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바람이 크다. 기업 퇴직자 전직 지원 서비스는 그가 원하는 분야이자 강점을 가진 분야이기에 내년 이후의 진로를 깊게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부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베이비부머 세대)의 인생 이모작 설계에 대한 실증분석’에 관한 예비 논문을 준비하는 등 중년들의 인생 2라운드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은행 퇴직자를 위한 전직 TIP

 

① 서비스업종을 노려라

중년 퇴직자는 기존 경력을 살리는 것이 재취업에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은행 출신 퇴직자는 ‘00 상담’ ‘00 서비스’처럼 뒤에 상담이나 서비스가 붙는 업종에 적합하다. 은행도 고객 서비스 업종이므로 상담과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② 서비스(상담)에 전문성을 더하라 

직업 상담, 부동산 상담 모두 기본은 상담이다. 다만 앞 단어가 다르다. 바로 이 부분과 관련해 자기계발을 하면 재취업이 수월하다. 이용태 씨도 상담에 ‘전직’을 더한 것이다.

 

 

전직 지원 전문가 되는 법

 

2020년부터 전직 지원 서비스를 의무화하는 기업들이 생기게 되어 전직 지원 전문가에 도전하는 중년들이 많다. 이 분야에 적합한 사람들은 기업의 서비스 파트에서 일했던 사람, 은행원, 상담가나 컨설턴트 등이다. 특히 기업체에서 근무했던 경력에 상담이나 관련 자격증을 더하면 취업에 유리하다. 현재 전직 지원 전문가 자격증은 민간자격증으로, 인지언스 등 민간 전문 컨설팅 기업에서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기획 이인철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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