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추천 - 나도 글 쓰고 싶다

기사 요약글

카톡으로 안부를 묻고, 페이스북으로 친목을 다지는 그야말로 ‘말보다 글자를 더 쓰는’ 시대에 살고 있다.

기사 내용

단체 문자를 날려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글쓰기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틀려 무식해 보이진 않을지,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잘 전달됐는지, 미주알고주알 너무 속을 드러낸 건 아닌지 등 말과는 다른 묘한 걱정이 남는다. 그러나 글은 말과 함께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표현욕’을 채워주는 도구여서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엄청난 성취감을 안겨줄 수 있다. 내 글에 대해 타인이‘좋다’‘감동적이다’라는 식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을 때 성적 쾌감을 능가할 정도의 황홀함이 느껴진다는 것. 누구든 자유롭게‘글’을 쓸 수 있는 여건이다 보니 50+ 역시 다양한 방면에서‘글쓰기’ 성과를 거두고 있다. SNS에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글로 남겨 수백 개의‘좋아요’를 받는 중년 남성, 평생 살아온 얘기로 자서전을 써 자식들에게 선물한 중년 여성 등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이 글의 매력에 푹 빠져 삶의 의미도 찾고, 재미도 찾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내 주제에 무슨 글이야’ 하며 겸연쩍게 웃기만 할 당신에게‘글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버스기사에서 편집장으로

안건모 씨(사진)

모니터 앞에서 몇 권의 책을 펼쳐놓은 채 정신없이 기사를 쓰고 있는 월간 <작은책>의 편집장 안건모 씨(54세). 한 매체의 편집장 이자 수 권의 책을 낸 저자, 여기에 매달 전국으로 글쓰기 강연까지 나가고 있으니 누가 봐도 글쓰기의 달인이 분명하지만 과거를 듣고 나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전직은 버스기사였어요.(웃음) 27살 때부터 시작해 한 20년 가까이 몰았는데 2005년부터 <작은책> 편집장을 맡게 되는 바람에 그만뒀죠.” 하루아침에 버스기사에서 편집장이 됐다니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지만 그는 원래‘글 쓰는 버스기사’였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그가 펜대를 집어 들고 뭔가를 끄적이기 시작한 건 우연히 월간 <작은책>을 보면서부터. 그 안엔 청소부, 가사도우미, 간호조무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글이 있었고 평소 글이란 대단한 사람들만 쓰는 것으로 생각했던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어? 나 같은 사람도 글을 쓸 수 있겠구나 싶었죠. 그때부터 한 500권쯤 글쓰기 책을 읽었던 것 같은데 두루뭉술한 게 와 닿는 맛이 없더라고요. 오히려 진짜 공부는 글쓰기 모임에 나가서 했어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써서 남들한테 보여줬어요. 쑥스럽긴 했어도 실력은 확확 늘더라고요.” 생각을 글로 적는다는 건 단순히 표현욕 충족을 넘어서는 일이었다. 그는 배 째라는 식으로 무임승차를 요구하는 건달과 실랑이를 벌인 일에서부터 기사를 옥죄는 버스회사의 불합리한 횡포까지 낱낱이 적어 이를 <작은책>과 <한겨례신문>에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말로 하소연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반향이 일어났다.“버스기사들이 그렇게 힘들게 근무하는 줄 몰랐다”며 위로해주는 사람도 나타났고, 처우 개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여론도 생겨났다.‘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깨달음을 얻은 그는 더욱더‘쓰기’에 몰두했다.“운전하다 글감이 떠오르면 놓칠세라 꼭 메모지에다 적어놓고 그랬어요. 그 소재로 글을 써서 승객들한테 읽어봐 달라고 부탁하는 게 참 재미있었죠. 이해가 된다면 내가 글을 잘 썼구나 싶었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면 다시 글을 다듬고 또 다듬으면서 그렇게 글을 배웠어요 내가.”
결국 운전대를 내려놓고 본격적으로‘펜대를 잡은 그는 그토록 좋아하는‘글쓰기’로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요즘, 그에게 비결을 묻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그때마다 그가 해줄 수 있는 대답은 늘 한결같다.“맞춤법이 틀리든 문맥이 안 맞든 일단 솔직하게 자기 살아온 얘기를 쓰세요. 그다음엔 남에게 보여주세요.
자기만 보면 일기밖에 안 되거든요. 글쓰기 모임이라도 나가서 강제로라도 쓰고,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게 중요하죠. 그렇게 한두 번 하면 확실히 글쓰기에 재미가 붙을 겁니다.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글을 쓰냐는 말은 하지 마세요. 저 같은 사람도 썼으니까.(웃음)”
“우선 눈이 좋아야 멀리 숨어서 단속하는 경찰관을 발견할 수 있다. 눈이 나쁘면 일 년에 몇 번씩 정지 먹는 딱지를 뗄 수밖에 없다. 달리기 실력이란 속된 말로‘조진다’고 한다. 운전하면서 옆 차 백미러와 내 차 백미러 사이에 두꺼운 도화지 한 장 끼우면 딱 맞을 정도로 사이를 두고 70, 80킬로미터로 조질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종점에 들어가서 오줌 눌 시간을 벌 수 있다”
– 안건모 씨의 <거꾸로 가는 버스> 中

 

 

농사꾼 할매에서 수필가로

진부자 씨(사진)

70세 진부자 씨. 그녀의 딸 카톡에는‘우리 엄마는 수필가’란 인사말과 함께 지역신문에 인쇄된 진부자 씨의 얼굴이 실려 있다. 농사부터 구멍 가게, 연탄장사 등으로 억척스레 대가족을 먹여 살린 어머니는 올해 정식으로 원고 청탁까지 받는 어엿한 수필가가 됐다. 변화의 시작은 3년전 호기심에 찾아간 마산대학교 자서전 쓰기 수업이었다.“65세 이상 어른들한테 공짜로 글쓰기를 가르쳐준대서 나갔어요. 15명 가까이 모였는데 끝까지 남아 수업을 들은 건 전직 교장선생님이랑 나뿐이었죠. 정식으로 글을 쓴 건 처음이었 지만 교수님이 글 참 잘 쓴다고, 꼭 <인생극장>을 보는 기분이라고 칭찬을 하니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국민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던 그녀에게 공부란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꿈이었다. 어릴 때는‘여자라서’ 젊어서는‘식구들 먹여 살리느라’ 나이 들어서는‘손주 보느라’ 매번 포기하고 미뤘던 공부는 그렇게 진 씨의 인생과 무관해 보였다. 그러나‘읽고 쓰는 것’에 대한 미련은 놓지 않았다. 먹고살기 바쁠 때 조차 짬짬이 틈을 내 소설책을 읽었던 그녀는 그때마다 느낀 점을 쪽지에 적어 책에 꽂아두곤 했다. 손주를 맡아 키우며 느끼는 소소한 기쁨, 감동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집 안 곳곳에 남겨놓았는데 몇 년이 지나 읽어 보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고.“옛날 사진을 보는 기분이 꼭 그렇 잖아요. 막 현상했을 땐 세상에서 제일 못난이 같았는데 몇 년 지나서 보면 나름 또 귀엽고 풋풋해 보이잖아요. 언제 적어놨는지도 모를 글을 보물찾기 하듯 찾아보면서‘맞아, 내가 그때 이런 기분이었지’
‘내 글이 생각보다 괜찮았는데’ 하고 감탄하는 게 삶의 즐거움이었죠.(웃음)” 그렇게 혼자만의 놀이였던 ‘쪽지 적기’를 벗어나 자서전 쓰기로 대외적인 글쓰기를 시작한 그녀는 곧 시, 수필로 관심을 넓혀갔다. 1년 반 전부 터 마산대학교 수필창작교실에 나가 전문 지도를 받은 뒤 각종 문예지에 글을 출품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그러다 올해 7월 그녀의 작품 ‘개불알꽃’이 수필 전문지 <수필과 비평>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진짜 작가가 된 것이다. 한 소설을 읽고 손에 별(손금 모양)을 쥔 사람은 노력하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최근 자신의 손에도 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두손을 펴 내보이기도 했다. 그녀의 손에는 정말 희미한 별이 있었다.“사실 글을 쓰면서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요. 그런데 식구들이 다 늦게 무슨 글공부 냐고 걱정을 하니까 오기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더 이 악물고 썼죠. 만일 그때 귀찮다는 이유로 자서전 쓰기 수업에 가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고추 따고, 호박에 물주는 평범한 농사일을 했겠죠? 글로 인생의 큰 기회를 얻은 요즘은 마냥 행복합니다.”
“한때는 내 이름이 원망스럽고 부끄러워 부모님을 탓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개명할 기회를 주어도 전혀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이름보다는 내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생긴 것이다. 내가 그렇듯이 ‘개불알꽃’도 더 한층 예쁜가 보다. 들꽃 세상에는 뽐냄도 미움도 없다. 그저 자연이 허락하는 만큼 그 속에서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자기 색깔의 꽃을 피울 뿐이다”
- 진부자 씨의 <개불알꽃> 中

 

 

평범한 할머니에서 자서전 작가로

김명애 씨(사진)

“인생은 자서전을 쓰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요.” 올해 육십에 접어든 김명애 씨는 자신의 자서전 두 권을 보여주었다. 자서전 하면 성공한 CEO나 정치인, 유명인의 전유물 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녀는“누구든 자서전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평범한 주부이자 세 살 난 손자의 할머니인 김명애 씨는 2011년 정독도서관에서 ‘자서전 쓰기’ 강의를 들으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제 딸이 ‘내세울 것도 없으면서 무슨 자서전을 쓰냐’고 반대했지만 그래도 저는 썼어요. 아무리 평범하게 살았다고 해도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누구든 흔적이 남잖아요. 그걸 글로 남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김명애 씨는 자서전을 쓰면서 감정의 큰 굴곡을 겪었다. 행복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마냥 들떴지만,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을 쓸 때면 눈물이 펑펑 났다.
“글을 쓰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글을 쓰는 동안 내 삶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이렇게 살면 안 됐는데’ 하다가도 ‘그래도 이때는 잘 했네’ 하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밝히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쓸 때면 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그래서인지 자서전을 쓰고 나면 그 후부터는 값진 인생을 살게 된다고 하더군요.
‘과오를 반복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다짐이 드니까요.” 정독도서관 자서전 쓰기 과정을 통해 짧은 자서전을 낸 김명애 씨는 시니어 포털 ‘유어스테이지’(www.yourstage.com)에서 ‘나의 책 출간’ 과정을 한 번 더 들으며, 이전보다 늘어난 분량의 두 번째 자서전을 내게 됐다. 보통 책 한 권을 자비로 출판할 경우 비용이 600~1000만원 정도 드는데, 정독도서관에서는 무료(현재는 폐강됨)로, 유어스테이지에서는 40만원의 수강료 안에서 책을 낼 수 있었다.
유어스테이지에서 만든 자서전은 e북이나 종이책으로 출간된다. 종이책의 경우 POD(Publishing on Demand) 시스템으로 운영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즉시 제작, 배송되는 구조다. 페이지에 따라 다르지만 흑백을 기준으로 권당 5,900~12,900원 정도이고, 30권을 만든다면 대략 30만원이 든다는 얘기다.
“흔히 ‘내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책이 몇 권이야’라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죠. 그런 분들이라도 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어요. 사실 저도 혼자 썼으면 못 썼을 거예요. 자서전 쓰기 과정을 들으면서 ‘유년 시절’ ‘청년 시절’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눠서 차근차근 쓸 수 있더라고요.”
김명애 씨는 자신의 이야기가 책으로 묶여 나왔을 때 자신도 모르게 표지에 입맞춤을 했다. 감사와 행복감에 눈물도 났다. 자서전 출간을 반대했던 딸도“엄마를 다시 보게 됐다”며 좋아했다.
그녀는“힘들 때마다 꺼내 보는 자서전이 삶의 위로이자 동기가 된다”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나이가 너무 많으면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자서전을 쓰기 어렵다고 해요. 자서전을 쓰는 가장 좋은 나이는 40, 50대라고 합니다.”
가족 외에는 자서전을 공개한 적이 없지만 오는 10월 자신의 환갑을 기념해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선물로 나눠줄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자서전은 자신에게 건네는 가장 좋은 선물이다.
“부모님 기일에 사진을 꺼내놓고 추도예배를 드리다 보면 부모님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훗날 내 아이들이 저를 기억할 때, 기억이 안 나는 부족한 부분을 제 자서전이 메꿔줄 수 있지 않을까요“우리 동네에 키다리 엿장수 아저씨가 오면 온 동네가 난리가 난다. 강냉이와 엿을 바꿔 먹을 것이 없나 잔머리를 굴린다. 찾아도 없으면 식구들 신발 중에 하얀 고무신을 들고 가면 아저씨는 야단을 치시면서 돌려보내며 한 줌 강냉이를 손에 꼭 쥐어주셨다”
- 김명애 씨의<삶의 그루터기> 中

 

 

사업가에서 페이스북 고수로

김영일 씨(사진)

전라북도 진안에서 깊은샘블루베리농장을 운영하는 김영일(59) 씨. 그는 ‘낭만농부’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 키우는 개가 새끼를 여섯 마리 낳은 이야기, 닭이 알을 낳지 않아 밥값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 벌집을 옮긴 이야기 등. 농장을 운영하며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낭만농부’가 됐다.
페이스북 친구는 1천 명이 넘고, 게시물 하나당 받는 ‘좋아요’ 개수는 150~200개, 댓글 역시 100개 정도 된다. 페이스북 스타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농업’에 대한 글로 이 정도 반응을 얻어낸 것이 그저 놀랍다. 그러나 처음부터 김영일 씨가 SNS에 익숙한 사람은 아니었다.
“3년 전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SNS을 알게 됐죠. 그 전까지는 문외한이었어요. 페이스북은 언제든지 간편하게 사진과 글을 올려 바로바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는 먼저 친구 신청을 해서 친구를 늘렸고 그 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친구 신청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는 3년 전만 해도 강남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했다. 그런 그가 인생의 이모작으로 택한 것이 귀농. 그 어려운 길을 이끌었던 존재가 바로 페이스북이었다.“원래는 집(분당)에서도 멀지 않은 경기도 인근 농장을 알아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페이스북을 접해보니까 굳이 수도권에 차리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 문제가 없겠더라고요. 홍보나 마케팅에도 이만한 도구가 없고요. 그 덕분에 주저 없이 이곳 진안까지 내려올 수 있었어요.”
그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블루베리, 방목해서 키운 닭이 낳는 유정란 등 ‘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데, 방향을 잡게 된 계기 역시 페이스북이었다. 농업에 대한 책을 섭렵하던 중 페이스북 친구에게서<빈곤의 만찬>(피에르 베일)을 추천받았던 것. 그 책에 김영일 씨가 원했던 ‘올바른 농사짓기’에 대한 것들이 있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프랑스 셰프 달레 로랭, 푸드칼럼니스트 이미령 씨와 함께 서울에서 한 달에 한 번 ‘바른 맛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에게 귀농 수업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 모두 페이스북을 통해 맺게 된 인연이다. 게다가 그가 생산하는 모든 농산물은 페이스북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니, 이쯤 되면 페이스북이 그의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접적인 마케팅이나 홍보는 하지 않으며, 농장 이외의 개인적 잡담은 올리지 않는 등 나름의 SNS 철학을 고수하는 그에게 ‘매끄러운 페이스북 소통법’에 대해 물었다.“찬반양론이 있을 수 있는 종교적이거나 정치적인 글을 올리지 않아요. 댓글을 통해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상대를 흥분 시키지 않고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죠. 또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지만 순간적인 기교는 통하지 않으니까요
“개나리꽃 필 무렵 태어난 병아리들이 3~4개월 정도 자라 초복쯤 되면 마늘, 인삼, 알이 꽉 찬 큰 자라와 옹기항아리에 푸욱 고아서 닭뼈의 국물과 골수까지 꼭꼭 씹어 먹게 하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맛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은 그 시절 냇가 바위 위에 햇볕 쪼이며 낮잠 자는 자라의 모습은 전설이 되었고, 닭도 3~4개월 키우면 알 낳는 걱정되는 세상으로 변질되었다”
- 김영일 씨의 페이스북 中

 

 

인생의 기록, 자서전 쓰기

서대문문화원 ‘자서전 쓰기’ 강사& 회원 4~ 5회에 걸쳐 자서전과 시 쓰기 수업을 들은 이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모아 곧 문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유적지에 가서도 시 낭송을 할 정도로 문학의 늪에 푹 빠져버렸다는 소년, 소녀 같은 이들은 ‘글쓰기’를 통해 인생의 활력을 되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서전 술술 써지는 마법의 질문들 질문이 자세할수록 머릿속에 잠자던 ‘옛날 기억’이 팝콘 터지듯 톡톡 튀어나오는 법.다음의 질문에 답하다보면 저절로 자서전이 완성된다. 탄생의 비밀, 태몽 꽃피는 내 고향 부모님과 나내 인생의 멘토 어린 날의 꿈 잊을 수 없는 날의 기억 가족 이야기 기쁘고 기쁜 날 내가 아끼는 보물 첫사랑 영향을 미쳤던 사건 나의 직업 자녀 교육 일과 경제 위기의 순간 인생의 전환점 두려웠던 순간 나의 희망사항 행복했던 순간, 불행했던 순간 인생의 깨달음 죽음 준비 나를 지켜낸 건강 비법 꿈과 열정 이것만큼은 잘했다 출처 <성공멘토 내 자서전 쓰기> 조영순, 굿글로벌
 

자서전을 쓰면 어떤 점이 좋아요?

마음의 상처가 치료되는 기분이에요. 6.25 때 부모를 잃고 힘들게 살았던 얘기를 쓰면서 며칠을 앓았는데, 그러고 나니 한결 후련해요. 신랑에게조차 얘기하지 않았던 비밀을 글로 털어놨을 때의 후련함도 있죠. 자식이나 손주한테 ‘내가 이렇게 살았다’ 하는 흔적을 남겨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아니겠어요? 60세 이상 노인 14명을 대상으로 자서전을 쓰게 한 결과, 생활 만족도와 삶의 질이 향상되고 우울감은 낮아졌다는 연구결과(경북대 심리학과)도 있다잖아요.

 

자서전 쓰는 법을 알려주세요

일단 자신의 인생을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5단계로 나눠보세요. 그때마다 나에게 영향을 준 사건, 사람을 자유롭게 떠올린 뒤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겁니다. 그렇게 쭉 쓰다 보면 대략 원고지 100~150매 정도의 ‘인생 이야기’가 완성될 테고 그 뒤에 끝맺음 말과 추억할 만한 사진을 담아 기본적인 탈고 과정까지 끝내면 책을 낼 수 있죠. 요즘에는 무료 제작이 가능한 이북(e-book)이나 권당 1만원 정도가 드는 주문 출판(POD)도 많이 이용합니다.
도움말을 준 김선태 강사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해 다수의 창작집과 위인전을 출판했으며 현재 서대문 문화원을 비롯해 여러기관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자서전 쓰기 강의를 펼치고 있다.

 

내일은 나도 SNS 인맥왕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란 뜻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대표적이다)로 친목도 다지고, 새 친구도 사귀고, 홍보도 하는 세상이다. 기기로 접속하긴 하지만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건 기본. 공감을 얻는 SNS 글쓰기 비법은 따로 있다.

SNS를 꼭 해야 하나요?
50대 SNS 이용자가 10대를 앞질렀다는 사실 혹시 알고 있나요? ‘에이 귀찮아’ 하는 동안 당신의 친구, 자식, 심지어 남편이나 부인은 신나게 자신의 근황을 올려가며 SNS의 바다에서 인맥을 쌓아가고 있어요.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1일 10분씩 21일간 접속하라는 뜻의 1:10:21의 법칙을 지켜보세요. 여기서 21일이란 어떤 행동이 습관화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랍니다.
SNS에 글을 올리긴 하는데 반응이 없어요
저런 많이 민망하셨죠? SNS 인맥왕들에게는 일정한 특징이 있습니다. 잘 보고 내가 놓친 건 없는지 체크해보세요.

  1. 1:10:100의 법칙을 지킬 것 내 글 1개를 올리려면 다른 사람의 글에 10번 댓글을 남기고 100번 좋아요를 눌러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고 가는 댓글 속에 싹트는 SNS 인정 기억하세요! 댓글을 달 때에는 게시된 글의 내용과 초점이 다른 이야기, 글쓴이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내용은 피해야 합니다.
  2. 내 얘기를 쓸 것 영국의 여류 작가 버지나아 울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혹시 나폴레옹의 생애에 대한 150번째 이야기를 하실 건가요? 차라리 당신의 역사를 쓰세요.” 누구나 다 스크랩하는 명언 말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의 이야기를 쓰세요. 적절한 유머와 센스가 곁들여지면 금상첨화랍니다.
  3. 자랑질 하지 말 것 왜 바쁜데도 시간을 쪼개 SNS를 하는지 아시나요? 바로 내 지인의 소소한 근황, 살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해서죠. 사람 냄새 팍팍 나는 글을 읽고 싶은데 공감하기 어려운 자기 자랑만 잔뜩 올려놓으면 누가 찾아가서 보고 싶겠어요.
  4. 잘난 척하지 말 것 ‘호구지책을 강구하기 힘들었다’ 어렵죠? 그냥 먹고살기 힘들었다고 쓰면 됩니다. 길고 복잡하고 어려운 단어의 나열은 절대 금물. 자만, 과욕, 군더더기, 수식어를 뺀 담백한 글을 쓰세요.
  5. 짧게 쓸 것 사람들은 긴 글을 지겨워합니다. 문장은 40~50자로 짧게 쓰고 문장 나누기나 띄어쓰기를 지켜 읽는 사람 지치지 않도록 배려해주세요.

 

 

 

강남시니어플라자 시창작 교실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눠져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초심자도 부담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강남구 지역민들은 만 50세 이상부터, 그 외 지역민들은 만 60세 이상부터 신청이 가능하며 수강료는 3개월에 6만원이다. 주 1회 수업, 15명 선착순 모집. 4/4분기 모집은 9월 말부터 접수를 시작한다.
문의 02-554-5479


서울문화재단 연희문화창작촌

연희문화학교 황인찬 시인의 시창작 교실 시인이 어떻게 시를 쓰는지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내가 쓴 시를 황인찬 시인이 직접 평가 해주는 멋진 경험도 하게 될 터. 연 2회 열리는 이 수업은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수강료는 3개월 과정에 20만원이다. 이번 학기는 모집이 끝났고 내년 봄에 같은 수업이 열릴 예정. 주 1회 수업, 15명 모집.
문의 02-324-4600


서울시립대 서울시민대학 시 창작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으며 착한 가격이 큰 장점이다. 매주 화요일 청계천 분교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9월 1일에 개강해 12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수강료는 6만원. 주 1회 2시간, 30명 선착순 모집.
문의 02-3785-2121


대전시민대학 창작교실1 자전적 시쓰기

내 이야기로 시를 쓰는 일명 ‘자전적 시 쓰기’ 교실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이 수업은 9월 2일부터 12월 9일까지 진행되며 참가비는 6만원이다. 시 외에도 시조, 소설, 아동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으니 참고하자. 주 1회, 25명 선착순 모집.
문의 042-712-9900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5060인문학

5060세대를 위한 인문학 교실이지만 자서전 쓰기 과정이 들어 있다. 나를 재발견한다는 의미를 가진 이 수업은 정규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자서전 쓰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A반, B반으로 나눠서 진행되며 A반은 10월 29일과 11월 5일, B반은 10월 31일과 11월 7일로 이틀에 걸쳐 각각 진행된다. 서울인생이모자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9월 10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주 1회 2주 과정, 각반 40명 정원.
문의 070-4666-8725


한겨례교육문화센터

보통사람들 자서전 쓰기로 행복 찾기 올해 처음으로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서전 쓰기 수업이 개설됐다. 자서전을 쓰기에 앞서 기본적인 글쓰기 강의를 하기 때문에 좀 더 탄탄한 자서전이 완성될 듯. 현재는 강좌가 종료된 상태인데 다음 일정이 계획돼 있다. 9월 4일 개강을 앞둔 ‘이정림의 수필교실’은 신청자들의 연령이 60세 이상으로 비슷한 데다 커뮤니티 운영이 잘되어 있고 센터 차원에서 시니어에게 적극 추천하는 강좌다. 신촌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 목요일 주 1회 수업, 30명 모집.
문의 02-710-0285~6


한뫼도서관 이다빈 작가와 함께하는

‘나를 사랑하기 위한 자서전 쓰기’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인 이다빈 작가와 함께하는 2개월 과정으로 고양 시민 30명을 대상으로 한다. 100세까지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접수는 9월 2일부터 고양시도서관센터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참가비는 무료. 매주 수요일 주 1회.
문의 031-8075-9104


대구교대 평생교육원 자서전·회고록 쓰기

일반인들도 쉽게 자서전을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이 강좌는 오전반(목요일 오전 10시)과 오후반(화요일 오후 6시 40분)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번 학기는 접수가 8월 20일자로 완료된 상황, 내년 봄 학기에 강좌가 또 개설될 예정이다. 자서전뿐 아니라 시 창작 교실이나 아동문학 창작 교실 등 다양한 글쓰기 과정도 진행된다. 각 반 주 1회, 20명 모집.
문의 053-620-1543


한뫼도서관 소설가 안덕훈과 함께하는 ‘글쓰기 첫걸음부터 소설창작까지’

기본 습작부터 문예 등단까지 할 수 있는 수업으로 안덕훈 소설가가 직접 지도한다. 고양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고양시도서관센터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는다. 총 3개월 과정으로 수강료는 무료. 주 2회(수·금), 30명 선착순 접수.
문의 031-8075-9104


서울문화재단 연희문학창작촌 백민석 소설가의 소설창작교실 ‘명작을 써봅시다 Ver.1.2’

대문호 못지않은 명품 소설을 써보자는 취지로 열린 이번 수업은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9월 1일부터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3개월에 20만원. 매주 월요일 주 1회, 15명 접수.
문의 02-324-4600


부산시립시민도서관 시와 수필을 만나다

시와 수필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수강료는 무료다. 수업이 끝날 때쯤엔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수강 신청이 완료되었고 내년 3월에 개강 예정이다. 매주 화요일 주 1회, 20명 선착순 모집.
문의 051-810-8212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문예창작 ‘수필쓰기’

수필 쓰기에 관심 있는 일반인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다. 수필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이론 강의부터 실제 수필 쓰기까지 진행된다. 수강료는 4개월에 35만원이다. 시 쓰기, 동화 창작 과정도 마련돼 있다. 매주 수요일 주 1회, 30명 모집.
문의 02-2123-3581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자전 에세이

글쓰기 수업을 통해 내면을 바라보고 자신감을 쌓는 과정이다. 수필 쓰기는 물론 자전적 에세이 강좌도 병행한다.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3개월에 30만원인데 65세 이상은 30% 할인되니 증빙서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매주 목요일 주 1회, 30명 모집.
문의 02-3475-2301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센터 안점옥 작가 동시·동화 창작반

손주에게 들려줄 동시, 동화를 창작하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멋지지 않은가? 동화작가 안점옥 작가가 진행하는 이 수업은 동화가 무엇인지부터 좋은 동화 작품 함께 읽기, 창작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초심자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3개월에 10만원, 매주 화요일 주 1회, 20명 모집.
문의 062-654-4300


동서문학상 멘토링게시판

기성작가가 온라인을 통해 내 글을 첨삭 지도해주는 방식이다. 시, 소설, 수필, 아동문학 4개 부문이 진행되며 2주마다 작가들이 바뀐다. 여성만 멘토링 신청이 가능하다며 첨삭 지도를 받은 작품은 퇴고 후 반드시 동서문학상에 출품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올해 멘토링게시판은 문을 닫았으나 추후 같은 프로그램이 또 공지될 예정.
문의 02-3271-0114


연세대 미래교육원 여행작가양성

1:1 맞춤 교육으로 여행기 쓰는 방법뿐 아니라 사진 촬영까지 종합적으로 가르쳐준다. 연세대 미래교육원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고, 수강료는 4개월에 60만원이다. 매주 월요일 주 1회, 30명 모집.
문의 02-2123-3581


인천부평도서관 나도 ‘여행작가’가 될 수 있다

이동미 여행작가가 진행하는 이 수업은 인천의 주요 관광지에 답사를 간 뒤 느낌을 써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업은 이미 진행 중이지만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으면 결원 시 연락을 준다. 매주 월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진행된다. 주 1회, 20여 명 모집.
문의 032-510-7313


응암도서관 변혜령 작가와 함께하는 성인 스토리텔링

희곡 및 드라마 작가로 활약 중인 변혜령 작가가 본인의 인생을 드라마 대본이나 극본 형태로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오전반(목요일)과 오후반(금요일)으로 나눠서 진행되며 공식 접수는 마감됐지만 결원 시 연락을 준다. 매주 1회, 각반 20명 모집.
문의 02-308-2321


KT&G 상상마당 전방위 글쓰기 PT1 직업으로서의 글쓰기

상상아카데미에서 열리는 수업에서 ‘전방위 글쓰기 PT1 직업으로서의 글쓰기’는 수업을 듣고 난 뒤 자유 기고가로 활동할 수 기회가 주어지는 등 실용성이 높아 제2의 직업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론 및 실기는 물론,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특강 수업도 잡혀 있다. 9월 11일에 개강해 2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며 수강 신청은 상상마당 홈페이지에서 9월 11일까지 가능하다. 수강료 20만원. 매주 목요일 주 1회, 30명 접수.
문의 02-330-6227


문화체육관광부 ‘내 생애 첫 작가수업’ 사업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진행하는 ‘내 생애 첫 작가수업’ 사업은 전국 70개 도서관과 문학관에서 동시 진행된다. 기성작가를 각 도서관과 문학관에 파견해서 문학 창작 수업을 진행하는 이번 사업은 공모에 선정된 도서관과 문학관에서만 진행이 된다. 지역뿐 아니라 분야도 다양한데 선정된 도서관과 문학관은 www.firstwriting.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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