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 신중년 특화과정

기사 요약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은퇴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기사 내용

실질 은퇴 연령이 72세에 이르는 요즘 중년 인구의 경제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러한 중년의 일자리 고민 해결사로 등장한 것이 바로 한국폴리텍대학의 신중년 특화과정이다.

‘관 뚜껑 닫을 때까지 일하는 시대가 도래한다.’

우스갯소리로 나누던 말이지만 이젠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체 인구 중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노동인구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간한<2019 미래에셋 은퇴라이프 트렌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50대는 평균 52.2세에, 60대는 평균 56.9세에 퇴직했으나 이들 중 80%가 경제적인 문제로 다시 취업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50~69세를 신중년이라 칭하는데, 퇴직 후에도 노후생활을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신중년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1차 베이비붐 세대(54~62세)와 맞물리는 신중년 세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구 집단이자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의 이중고를 겪는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취업 연계형 배움과 일자리 지원이 절실한 상황. 이에 정부는 신중년 세대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후에도 재취업을 위한 교육과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한국폴리텍대학에 신중년 특화과정을 개설했다.

 

 

한국폴리텍대학 신중년 특화과정이란?

중년 취준생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교육

 

한국폴리텍대학은 기술 중심의 실무 전문인을 양성하는 고용노동부 산하의 국책특수대학으로, 종합기술전문학교로 이해하면 쉽다. 현재 전국 8개 권역(수도권, 인천·경기, 강원, 충청, 광주·호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전국 단위 특성화)에 36개 캠퍼스가 있으며, 경제활동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직업 및 기술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특히 2018년부터는 50~60대를 대상으로 숙련된 기술을 취득할 수 있는 신중년 특화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신중년 특화과정 수강생이 되려면?

50세 이상 미취업자 대상

 

2018년 처음으로 300명을 선발했고, 올해는 5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현재 한국폴리텍대학 7개 캠퍼스에서 시니어헬스케어, 자동차복원, 전기설비기술, 패션제품생산 등 총 12개 과정을 운영한다. 취업을 희망하는 만 50세 이상(주민등록상 1969년 2월 4일 이전 출생자) 미취업자라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으며, 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면접 전형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진행되는데, 의사소통 능력, 대인관계 능력, 직업윤리 등 NCS 직업기초능력 항목을 평가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국가직무능력표준 홈페이지(www.ncs.go.kr)에서‘NCS 및 학습모듈’을 검색해‘직업기초능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바로 지원 동기와 취업 의지다. 한국폴리텍대학 관계자는“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중년이 관심을 갖고 있는 과정이라서 면접 시 이 부분을 잘 어필해야 뽑힐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 취업 연계도 가능

 

수강생으로 선정되면 과정마다 상이하지만 대략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16주 동안 교육이 이뤄진다. 교육은 현장 실무 중심으로 이뤄지며 취업하고자 하는 분야의 핵심 기술 및 기능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관계자는“정부의 핵심 사업이다 보니 수업료, 실습비, 식비 등 교육비 전액이 지원되며, 매월 출석률이 80% 이상인 자에게는 훈련수당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취업률도 좋다. 2018년 상반기 기준 전체 수료자 중 64%가 취업에 성공했으며,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와 연계해 취업 지원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2022년까지 수강생을 1,1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추천 강좌

 

요양보호사를 양성하는시니어헬스케어 과정

 

 

“어르신, 식사 다 하셨으면 이제 물 드릴게요.”

시니어헬스케어 과정 교육이 진행되는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의 한 강의실. 교실 한가운데에 침대가 놓여 있고 수업을 돕기 위한 음식들이 실제로 놓여 있었다. 오늘은 병간호할 어르신 식사를 돕기 위한 원칙과 과정을 배우는 수업으로, 수강생들이 어르신과 요양보호사로 역할을 나눠 실습수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번 실습수업은 치매 3급, 편마비 대상자 등 다양한 요양보호 케이스를 대입해 배운 이론을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체험하도록 구성했다. 치매 급수마다 식사할 때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지, 침대 각도를 몇 도까지 조절해서 앉혀야 하는지, 약을 먹기 싫어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생각지 못한 상황들이 주어질 때마다 요양보호사 역할을 맡은 수강생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그러나 당황하는 것도 잠시, 모든 수강생이 한마음 한뜻으로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 일러주며, 선생님도 현장에서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 직접 시범을 보인 후, 그 과정이 몸에 익을 때까지 반복하게끔 도와준다. 힘들 법도 한 실습이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등 배움을 향한 열정이 가득했다.

서울강서캠퍼스의 시니어헬스케어 과정은 이처럼 요양보호사 양성을 목적으로 장기요양기관의 기관장과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등 요양보호 전문가로 구성된 강사의 지도 아래 현장 실무 중심형 교육과 실습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효율적인 진료 및 간호의 지원 업무를 위하여 진료 지원 보조, 환자 이송 지원, 일상생활 수행 및 신체 청결 지원까지 요양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실습하며 배워나간다. 요양보호사 교육을 진행하는 민간 시설이 많지만 탄탄한 커리큘럼과 지원 덕분에 경쟁률이 4:1이 넘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과정이다.

과정이 끝나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요양보호사는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신체 및 가사지원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인력으로, 노인 요양 시설, 재가방문센터, 데이케어센터, 노인종합사회복지관, 노인 요양공동생활 가정, 실버타운 등에서 근무한다.

 

 

선배에게 듣는다

 

시니어헬스케어 과정 수강생 김영희 씨(63세)

 

 

Q 어떻게 이 과정을 알게 됐나요?
성당에서 어르신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는데, 성당 관계자가 이런 수업이 있다는 걸 알려주셨어요.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보다는 시니어헬스케어 쪽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실제 약한 치매를 겪는 어르신들을 돌보다 보니 내가 늙어서 누군가의 케어를 받을 때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내 몸을 누군가에게 맡기기 전, 내가 먼저 누군가를 내 몸처럼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됐습니다.

Q 수업 과정에 힘든 점은 없나요?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웃음). 집이 은평구에 있어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꽤 걸리지만 수업을 듣는 내내 정말정말 즐겁습니다. 물론 수강생들과 처음 마주했을 땐 다들 서먹서먹했지만 개강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지금은 만나면 포옹부터 합니다. 서로 어색함을 덜기 위해 시작했는데, 이젠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날 정도로 친해졌지요. 모두 긍정적이고 열심히 수업에 참여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Q 과정을 마치면 진로는 어떻게 되나요?
저는 이 과정이 끝나면 지방에 내려가서 요양보호사로 활동할 생각입니다. 사실 서울이나 수도권은 시니어헬스케어 시스템이 잘되어 있는 편이지만 수도권을 조금만 벗어나도 그렇지 못한 곳이 참 많더라고요.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인력 부족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 만큼 취업도 잘되겠죠. 나를 필요로 하는 지역에 가서 활동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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