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놀아요

기사 요약글

인스타그램에서 다양한 주제로 대중과 소통하며 SNS 라이프를 즐기는 스타들을 만났다.

기사 내용

 

gujosa73: 북스타그래머 탤런트 구본승

 

구본승은 요즘 인스타그램에 푹 빠져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면 읽는 책, 살고 있는 제주도에서 찾아낸 맛집, 낚시 중에 생긴 소소한 에피소드 등 그의 근황과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방송은 아무래도 편집하는 분들의 의도가 들어가기 마련이라 100% 제 모습이라고 보긴 어렵잖아요. 저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조용히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실제 게시물을 보면 혼자 영화나 책을 보거나 낚시를 즐겼다는 식의 얘기가 많아요. 꼭 누가 알아주길 바라는 건 아니었지만, 그냥‘구본승은 원래 이런 사람이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소위‘전성기’ 시절을 놓고 보면 그는 공과 사를 철저히 분리하는 스타일이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정 탓에 사생활을 노출할 여유까지는 없었다는 것. 그러나 일과 휴식이 적당히 밸런스를 이뤄가는 요즘은 대중과 소소한 소통을 나누는 일이 무엇보다 즐거운 일과가 됐다.

“인문, 요리, 심리 등 장르와 상관없이 괜찮다는 책들은 읽어보는 편인데 그렇게 본 책 가운데 좋았다 싶은 건 꼭 인스타그램에 간단한 서평을 남겨요. 그러면 게시 글을 본 분들이 나도 꼭 봐야겠다, 읽어봤는데 어떠하더라 하는 식으로 피드백을 주시죠. 사람들은 좋은 것을 보고 들으면 혼자 알고 있기보단 어떻게든 남들에게 알리고 공유하길 원하잖아요. 저 역시 그런 욕심이 있어서 기꺼이 사진과 글을 남기는 것 같아요.” 그런가 하면 인스타그램을 통해‘오빠, 이번 방송에서는 이런 콘셉트의 의상을 입어주세요’ 같은 팬들의 요청도 들어온다. 애정 어린 마음으로 방송을 봐주는 팬들인 데다 실제 괜찮다 싶은 아이디어도 많다.“저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죠. 지금 제주도 어디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는 게시 글을 올리면 팬들이 찾아와 인사를 하고 가기도 하고요. 과거엔 이런 실시간 소통은 상상도 못 했는데, 요즘은 SNS에서 참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할 여지가 생긴 것 같아요. 그러면서 새삼 SNS가 가진 긍정적인 기능을 떠올리게 되죠.”

가끔‘여행과 맛집이라니 팔자 좋다’는 비아냥 섞인 댓글이 올라오거나 동료 배우의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등 곤란한 메시지가 오기도 하지만 그는 인스타그램 활동에 만족한다. 젊게 산다고 느끼는 순간도 젊은 친구들의 팔로우가 늘 때라고.‘허당 끼’가 그대로 드러나는 우스꽝스러운 게시 글이 유독 반응이 좋은데 잠시나마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어 좋다. 세끼 밥을 지어 먹거나 숲속에서 미니멀 라이프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에서 시청자가 재미를 느끼듯 자신의 SNS에서 소소한 재미를 얻는 분이 많았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웃을 때마다 반달이 지는 그의 눈매가 유독 선해 보인다.


#제주도 살이의 즐거움

 

 

lani_bakery: 빵스타그래머 방송인 김경란

 

“자꾸 빵 사진이 올라오니까 지인들이 제 계정이 아닌가 싶었대요.”

아나운서로 출발해 지금은 연극배우, 방송인으로 바쁘게 활동하는 김경란은 인스타그램에서 빵스타그래머로 통한다. SNS에 베이커로서의 삶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타고난‘빵순이’를 자처하던 그녀는 숙명여대 르 코르동 블뢰에서 제빵 교육과정을 마친 뒤 틈날 때마다 집에서 빵을 굽고 있다. 오로지 물, 밀, 소금 세 가지만 넣어 만든 천연 발효종 빵을 주로 굽는데,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 함께 곁들이면 좋을 음식까지 모두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공개된다.“제 빵 사진을 보며 지인들이 빵 중에서도 이런 종류를 주로 굽는구나, 사워도(Sourdough, 시큼한 밀가루 발효종을 반죽에 넣어 만든 빵)에는 이런 음식이 어울리는구나라고 알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저 역시 지인들이 올린 게시물을 보면서 그 사람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가늠하게 됐죠. 한편으론 전혀 모르는 분들과 빵이라는 소재만으로도 다양한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이런 게 SNS에서 기대할 수 있는 소통이 아닐까 싶었죠.”

 

 

실제로 그녀가 올린 빵 사진에는 다양한 댓글이 달린다.‘맛있어 보인다’‘먹어보고 싶다’부터‘가정용 오븐으로 이 정도 퀄리티가 가능한가요?’‘어떤 오븐을 쓰는지 알려주세요’ 같은‘빵 좀 구워본 사람들의 질문’도 올라온다.

빵이 만들어지는 시간을 감안해 운동 등 개인 스케줄을 조절할 만큼 베이킹에 푹 빠져 있는 그녀는 어떤 피드백이든 빵에 관한 것이라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며 웃는다. 빵이 전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8할을 차지한다면 나머지 2할은 그녀의 일상, 정확히는 그 속에서 느끼고 배운 점들에 관한 기록들이다. 단순히 뭘 먹고 뭘 했다는 식의 심플한 게시물을 올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래 추억할 수 있는‘꺼리’들을 남겨두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예전에 올렸던 게시물들을 쭉 훑어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맞아 이 순간이 이랬기 때문에 참 좋았지’ 하고 떠올릴 수 있어 행복했어요. 그래서 영화나 공연을 보고도 그냥 뭘 봤다 정도가 아니라 이런 점이 좋았고, 덕분에 뭘 느꼈다는 내용까지 남기려는 편이죠. 베이킹도 수분율이나 밀 종류의 변화에 따라 맛이 이렇게 달라지더라는 식으로 기록해놓아야 나중에 봐도 남는 게 있더라고요.” 그렇게 좀 더 공을 들이는 과정에서 의외의 수익(?)이 생기기도 했다. 예를 들어 그녀와 같은 공연을 봤는데 같은 지점에서 같은 감동을 느꼈다고 동조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때가 그렇다. 또 베이킹을 하면서 그녀와 같은 고민을 했던 누군가가 뜻밖의 해답을 찾기도 한다.“저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행위가‘나눔’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감정이나 노하우를 기록해 누구든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나눔의 일환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혼자 감탄하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운, 그런 보석 같은 삶의 순간들을 저장하는 용도로 SNS를 활용하겠다는 김경란, 그녀의 공간에 모인 소소한 삶의 흔적들이 어떤 빛깔로 반짝거릴지 자못 기대된다.

#연극 사랑해 엄마 #나눔 #도전

 

 

twindaddy_hyunouk: 일상소통그래머 아나운서 김현욱

 

종합 방송인으로, 스피치 교육 사업가로 누구보다 바쁘게 사는 김현욱. 쌍둥이 아들딸을 키우는 초보 아빠인 그는 꿀 떨어지는 하루하루를 인스타그램에 담는다. 새로운 건 늘 시도해보는 성격 덕분에 인스타그램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 채 시작했다고.“아는 후배와 방송을 마치고 차를 마시던 중 후배가 이번에 새로 나온 휴대폰 화질이 엄청 좋다면서 제 사진을 찍어준 거예요. 그런데 사진이 또 잘 나왔어요(웃음). 다들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하는데 나도 올려볼까 싶어서 그 자리에서 처음 해봤어요.” 인스타그램이 뭔지 전혀 몰랐던 터라 맨 처음에는 팔로어를 늘리는 게 만만찮았다. 방송을 20년 가까이 해온 그에게도 인스타그램은 낯선 플랫폼이었다.“조바심이 났을 때도 있었어요. 유명한 배우들을 보면 그냥 물잔 하나, 책상 하나 찍어 올리는데‘좋아요’가 70만 개나 달리니까 자괴감도 들었고요(웃음). 그런데 직접 해보면서 내가 전해야 할 건 바로 제 진심, 진정성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정 콘텐츠에 집중하거나 아름다운 이미지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인스타그램 사이에서 그는 그저 평범하지만 그 자체로 특별한 일상을 올린다.“보통 멋진 사진 하나 올려놓고 여지를 남기는 짤막한 글을 써놓곤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최대한 이 순간의 감정과 상황을 길게 적으려고 노력해요. 저에게도 기록이 되거니와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일상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인 거죠.”

그래서일까. 김현욱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그의 하루를 함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휴일에는 늦깎이 쌍둥이 아빠의 행복한 일상을, 평일에는 베테랑 방송인으로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그 안에는 늘 일상과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 있다. 인스타그램으로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삶의 양식도 바뀌기 시작했다.“사실 인스타그램을 하기 전까지 무심할 정도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찍을 게 무엇이 있나 둘러보게 되더라고요. 주변에 관심이 생겼다고 할까. 더 좋은 건 내 하루가 기록으로 남겨지는 걸 보니까 허투루 보낸 날이 하루도 없더라고요. SNS가 잊고 있던 일상의 고마움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수단이 된다고 할까요?” 또 다른 재미는 접점이 없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사실 대중과 소통하는 게 쉽지 않은데, 인스타그램은 그런 측면에서 마치 라디오와 같다는 생각을 해요. 내가 쓴 글과 업로드한 사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걸 보니까 소통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실천할 수 있는 창구로 딱이더라고요.” 아직은 초보 인스타그래머지만 앞으로도 조금은 투박할지언정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전하며 새로운‘인(스타)맥’을 키워나가고 싶다는 김현욱. 자신의 삶이 누군가의 동경이나 로망이 되기보단, 너무 현실적이라 더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받고 싶다는 초보 인스타그래머의 꿈이 이뤄지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인맥왕 #방송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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