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

기사 요약글

이제 창직의 시대다. 그동안 쌓아온 경력과 지식, 인적 네트워크, 관심사를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내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사 내용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란?

 

고령 1인 가구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등장한 신직업으로‘생활조력 전문가’라고도 불린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고령사회의 직업군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태.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주거, 공간, 생활, 업무, 직업, 인생 등 주변 환경 정리와 생활공간을 개선해 시니어들이 건강한 인생을 살도록 돕는다.

 

창직 프로세스 1단계

 

은퇴 후의 일에 대한 고민 -> 관심 분야 교육 참여 -> 협동조합 설립

김민주 씨는 대학 졸업 후 20여 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노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떨칠 수 없었다. 회사를 은퇴하고 나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과연 다른 일을 할 수 있을지, 주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을지 등의 고민을 가슴에 품고 다녔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살림 정리’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다. 그 교육을 통해 정리수납의 매력에 빠졌는데, 배우고 익힐수록 자기 적성과도 맞았다. 무엇보다 그토록 고민했던 인생 2막의 답답함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일임을 직감했다. 직장생활로 바빴지만 실력을 키우기 위해 정리수납 컨설팅도 하고, 강사로 활동하기 위한 수업도 빠짐없이 챙겨 들으면서 인생 2막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정리수납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역량이 쌓이자 그녀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회사를 그만두고 정리수납 오거나이저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린 것. 뜻을 같이하는 여섯 명과 함께 작은 공동체를 꾸려 활동하던 중 생활환경 개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정리수납에 함께하려는 참여자가 많아지자 그녀는 작은 공동체를 83명의 조합원을 둔 협동조합으로 발전시켰다. 일에 사회적 가치를 담을 수 있는 협동조합이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창직 프로세스 2단계

 

경험을 통해 관심 분야의 트렌드 파악 -> 변화를 읽고 필요한 직무교육 개발 -> 창직

시대적 환경도 잘 맞았다.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미니멀 라이프가 주목받으면서 이들의 주거 공간을 정리하고 불필요하거나 낭비적인 요소들을 말끔히 정리해주는 정리수납 오거나이저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보람도 컸다. 공간 변화를 통해 사람들의 삶이 바뀌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일이 삶에 주는 행복감을 만끽하던 중 그녀의 눈에 새로운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에 빈 둥지 가구, 1인 고령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특히 가정 내에서 정돈되지 않은 환경 탓에 낙상, 미끄러짐 등의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뉴스를 접하며 그녀는 이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경험상 베이비붐세대나 시니어가 사는 가정은 그 동안 근검절약과 부단한 노력으로 일군 집이다 보니 대부분 물건과 집기, 가구를 사들이고 채우는 데에만 집중해서, 집 안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넘쳐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부모님의 집 정리’라는 새로운 시장에 눈을 떴고 정리수납 오거나이저의 직무 분야를 세분화한‘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를 창직했다. 또한 이 새로운 직업의 확산과 보급을 위해 서울산업진흥원에 미래형 신직업군 양성 사업에 이 직업을 제안했고, 사업에 선정되면서 전문 인력을 본격적으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수익은 ▶1인 평균 수익 100만~150만원

수익 구조는 크게 교육 사업과 공모사업으로 나뉜다. 교육 사업은 전문인력 양성 교육이며 공모 사업은 지자체 및 관공서 등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의 수익은 주로 실무 현장에서 정리수납 컨설팅을 통해 얻는 컨설팅 비용, 강연료 등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의 역량이나 경험, 정리하는 컨설팅 영역에 따라 다르지만 1인당 평균 월 100만~150만원 수익을 가져간다.

전망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수록 역할 확대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는 기존의 수납 정리 전문가나 가사 도우미와는 다르다. 단순한 정리가 아닌 정리수납과 생애 설계를 연계하여 효율적인 노후생활까지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직업이다. 즉 공간 정리는 물론 흐트러진 생활 습관을 개선해 효율적이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유지하도록 돕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미 안착이 된 직업이다. 특히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이동함에 따라 시니어의 노전(老前) 정리, 생전(生前) 정리 및 유품 정리의 필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의 역할도 점점 커질수밖에 없다.

 

 

이정원의 원 포인트 레슨

 

사회의 변화를 먼저 읽고 준비한 창직 모델

통계청에 따르면, 2026년이면 총인구 중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달라질 세상을 예측해보면 곧 펼쳐질 새로운 직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2015년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현재 일본에서는‘노전 정리’‘생전 정리’‘유품 정리’ 등의 문구를 내걸고 광고하며 이를 서비스하는 회사가 적지 않다.

노전 정리는 어수선하거나 불필요한 것을 젊을 때 미리 정리하는 것이고, 생전 정리는 죽기 전까지 하는 정리다. 풀이하면 젊고 기력이 있을 때 신변과 생활방식, 물건 등을 정리하여 가볍게 사는 것이 노전 정리이고, 사후에 남겨진 가족들이 재산 상속이나 유품을 정리하면서 서로 곤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생전 정리다. 또 사후에 남겨진 물건이나 물품을 정리해주는 것이 유품 정리다. 정리를 통해 가벼운 마음으로 행복한 노년의 생을 마무리하려는 바람이 깃든 정리다.

이는 노인뿐 아니라 중장년 사이에서도 주목받는 서비스다. 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 김민주 씨는 이러한 시대 변화와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준비해왔다. 사람들의 관심이 없을 때 과감히 뛰어들었던 일이 자신의 적성과 딱 들어맞고 미래에 꼭 필요한 일이라면 인생 2막이 얼마나 재미있고 행복할까?‘창직’이 바로 그런 것이다!.

이정원:
국내 1호 창직 전문가로 다양한 산업에서 기존에 없던 직업과 직무를 개발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잡 크리에이터다. 현재 한국창직협회 회장, 대안대학 한국창직종합학교 이사장, 미래직업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창직이 미래다>가 있다.

 

Interview 창직 선배에게 듣는다

 

 

Q 왜 창직을 결심했나요?
고령화시대의 도래와 시니어를 위한 정리 서비스의 필요성을 몸소 절감하면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정리수납과 생애 설계를 연계한 직무를 고민했지요. 기존에 그런 직업이 없어 내가 만들어보자고 결심했고‘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라는 신직업을 창직했습니다. 창직 초기에는 정리, 정돈, 수납 등 집 안 정리의 기술적 노하우를 학습하는 것뿐 아니라 정신 및 심층 심리 등 인간의 근본적인 생활 방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교육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새로운 직업의 기초와 틀을 잡기 위한 노력이었지요. 그 후에 주거, 생활, 직업, 인생의 모든 일과 물건을 효율적으로 준비, 계획, 정리하는 확대된 개념을 보급하며 활동의 범위를 넓혀갔습니다.

Q 창직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짐을 정리하자고 하면 싫어하십니다. 왜 해야 하냐고 물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내가 늙어서 또는 무슨 일이 생겨서 그런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사실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있으니 그런 물건을 버리거나 정리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닙니다. 정리의 필요성이 간절하지 않은 것이지요. 그렇다 보니 아무리 정리를 해줘도 원래 습관대로 다시 사용하고,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물건 때문에 건강이 더 나빠지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편리하다며 계속 가지고 있으려고 고집합니다. 정리수납에 대한 시니어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강의를 듣거나 현장에서 컨설팅이 이루어지면 마치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다며 행복해하는 어르신을 자주 봅니다. 저희도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지요.

Q 직업 홍보는 어떻게 하나요?
시대 흐름에 따라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영역이지만, 더 많은 시니어에게 이 직업이 알려져서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저에게는 큰 숙제입니다. 지금은 서울산업진흥원의 미래형 신직업군 사업을 진행하면서 관심 있는 분들에게 알려졌고, 조합원과 서비스를 접한 고객분들이 정성껏 입소문을 내주고 있습니다.

Q 창직 이후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서울산업진흥원과 함께‘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 인력에 대한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새롭고 의미 있는 신직업을 만들어 퇴직 예정자나 은퇴자가 할 수 있는 일자리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기쁨과 감동을 만들기’라는 사회개혁 및 인식 개선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버림과 나눔을 통해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면 생활이 변하고 정신이 달라져 행복한 가족생활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사회문화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이 운동의 주체자로서‘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고요.

Q 어떤 사람에게‘시니어 라이프 오거나이저’를 추천하나요?
정리수납을 배워서 본인의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싶은 중년, 시니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분, 경력 단절 여성 등이 접근하면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건이 정리되면 생활이 바뀝니다. 이는 곧 의식의 변화를 의미하며 생각, 행동, 습관, 인생의 변화를 연계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정리를 잘하고 못하고는 관계없습니다. 시니어들이 정리수납을 통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된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 이 컨텐츠는‘시니어 문화 활성화’를 위해 라이나전성기재단이 발행한<전성기> 매거진 기사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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