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 극복

기사 요약글

거절 극복‘No’에 상처받지 마세요. 쓰라린 거절의 기억과 실패 경험담을 들려주세요!

기사 내용


SNS에서 거절을 이겨내자는‘#ShareYourRejections’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살면서 참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탈락, 이별, 실패 따위의 경험이 아닐까(‘따위’라는 단어에 이미 부정적인 감정이 담겼다). 이 모두는 나의 의지, 열정, 노력과는 무관하게 상대의 거절에서 시작된다.
취업, 승진, 퇴직 같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수없이 많은 거절을 맞닥뜨리게 된다. 거절은 종종 무기력감, 우울을 넘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기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게 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토록 쓰라린 거절과 영원히 친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피할 수 있다면 되도록 피하고 싶은 ‘거절’을 제 발로 찾아 다닌 남자가 있다. 중국 베이징 출신의 지아장. 세계적인 사업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듀크대학교에서 MBA 학위를 받고 서른 살에 기업의 중간관리자가 되었다. 예비 아빠가 된 그는 더 늦기 전에 창업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3개월 만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지만 투자자의 거절 메일 앞에 무너졌다.
그가 찾은 해결책은 거절에 익숙해지는 것. 그래서 무려‘100일 동안 거절 프로젝트(100 Days of Rejection)’에 돌입한다. 그는 모르는 사람에게 100달러 빌리기,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 리필하기, 도넛 매장에서 오륜기 모양의 도넛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 등 100일 동안 매일 한 가지씩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을 했다. 어느 날은 신랄한 거절을 당했고, 어떤 사람은 그의 요구를 재미있어하며 도와주었다. 이로써 그는 거절 앞에서 단단해졌다.
동시에 이 세상에서 죽음 외에 100% 정해진 일은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0%도 없다는 것. 모든 일은 미지수의 확률이다. 거절이라는 결과에 연연하는 대신 더 많은 사람과 만나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집중하면 된다. 그는‘거절치료(Rejection Therapy)’라는 블로그를 만들고 이 깨달음을 공유하는 책<거절당하기 연습>을 출간했다. 또 이 프로젝트를 강연한 테드(TED)로 조회수 100만을 기록하기도. 이런 거절은 지아 장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미국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거절 경험담을 공유하는 해시태그 #ShareYourRejections가 인기다.

해시태그를 누르면 배우, 베스트셀러 작가 등 유명 인사들이 자신이 겪은 거절(실패)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 모두가 반복되는 거절에도 뚝심으로 도전한 것은 아니다. 어떨 때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도, 또 모든 걸 내려놓고 쉬어 가기도 했다. 다만 사사로운 거절에 무너지지 않고 전진했을 뿐이다.

사람들은 여러 유명 인사의 거절, 실패 이야기에 위로를 받기도 하고 함께 분노하기도 하며 해시태그 #ShareYourRejections를 퍼트렸다. 아침 정보 뉴스쇼<투데이쇼(Today Show)>에서는 해시태그의 인기에 힘입어 앵커들이 직접 자신의 거절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엉킨 실타래처럼 어떤 일도 풀리지 않는 날이 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윌리엄 골딩은<파리대왕>을 계약하기까지 스무 번이나 거절을 당했고, 조앤 롤링도<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로 열두 번의 거절을 당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서른 번이나 입사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거절 앞에 고개 숙이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보자.

 

 

#ShareYourRejections
 

칼럼니스트 겸 베스트셀러 작가 에이미 스튜어트
사무실을 꾸미기에 충분한 양의 거절 편지를 받았다. 곧 있을 도서산업재단의 자선 경매를 위해 미니어처 버전으로 거절 편지를 붙인 돼지 저금통도 마련했다. #ShareYourRejections

넷플릭스 드라마<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작가 로렌 모렐리
워너브라더스의 TV 작가 워크숍에 연달아 3년 낙방했다. 그다음 해에 나는<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작가가 되었다. #ShareYourRejections

<뉴욕 매거진> 편집자 크리스토퍼 보나노스
<뉴욕 매거진>에 이력서를 보냈을 때 형식적인 불합격 메시지가 인쇄된 편지 아래에‘지금도 아니 미래에도 당신을 위한 자리는 없다’는 편집장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 몇 년 후 다른 편집장이 나를 고용했다. 그것이 1993년의 일이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ShareYourRejections

게임 디자이너 겸 개발자 크리스토퍼 펌킨스
한 폴더에는 내가 받은 거절 편지들이 담겨 있다. 또 하나의 폴더에는 내가 사인한 계약서들이 담겨 있다. #ShareYourRejections

 

 

실패만을 이야기하는 날

 

매년 10월 13일이면 핀란드 헬싱키에서는‘실패의 날(Day of Failure)’ 행사가 열린다.
교수와 학생은 물론 기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실패담을 사람들과 나눈다. 뭐 이렇게 불편한 행사가 다 있냐고?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에 빛나던 노키아의 몰락으로 많은 국민이 실직, 해고를 당하는 것을 보면서 2011년 벤처 동아리‘알토이에스 팀’이 시작한 행사다.
핀란드 국민의 4분의 1이 지켜볼 만큼 범국민적 행사로 성장한‘실패의 날’은 하나의 성공 뒤에는 수많은 실패가, 우리의 삶에는 성공의 날보다 실패의 날이 더 많다는 점에서 실패 경험을 공유하며 새롭게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핀란드 모바일 게임업체 로비오가 51번의 실패를 딛고 52번째‘앵그리 버드’를 성공시킨 데는 이런 국가적 분위기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