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선물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기사 요약글

따스한 위로와 격려가 담긴 아침편지로 독자들에게 마음 비타민을 제공하는 고도원 아침문화재단 이사장에게 마음 건강법을 물었다.

기사 내용

"나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지 않나요?"


충북 충주시 노은면 매방채산과 자주봉산 사이에 있는‘깊은 산속 옹달샘’. 2009년 아침문화재단 회원들의 기부로 세운 명상 치유 센터다. 명상의 집, 꿈꾸는 다락방, 숲속의 그린하우스, 옹달샘 그린스파 등 파스텔 톤으로 칠한 20여 채 건물이 숲 곳곳에 모여 있어 마치 동화 속 작은 마을을 연상시킨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국내 웰니스 관광 25곳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된 이곳은 연간 10만 명이 찾는 국내 대표적인 숲속 힐링 마을이 됐다. 고 이사장은“열심히 살다 지쳐서 잠깐 멈춤이 필요하거나 꿈이 필요한 사람들이 거쳐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곳에서 명상 프로그램, 교사 직무연수, 깊은 산속 링컨 학교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8월 국립산림치유원 원장으로 부임해 국민 치유 전도사로 활동 중이다.

 

주로 어떤 사람이 찾나요?

개인적으로도 오고, 가족, 단체, 교사, 학생 등 다양한 분이 찾아오는데 다들 쉼이 필요한 분들이지요. 사실 처음에는 천막집에 10분을 모시고 시작했는데 이게 확산돼 이제는 연간 10만 명 넘게 찾아올 정도로 활성화됐어요.


그만큼 마음이 힘든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네요.

15년 전에 명상과 힐링을 이야기하면 너무 앞서간다며 엉뚱하다고 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명상과 힐링이 사회적 키워드가 됐어요. 그런 공간이 너무 많아져 과잉 논란도 있지만 큰 흐름에서 명상과 힐링이 트렌드가 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에 쉼을 주는 것은 자기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일이니까요.

 

 

깊은 산속 옹달샘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치유하나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명상이 기본입니다. 전 세계에 50~60가지 명상법이 있지만 저희는 비종교적인 한국화된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람들이 명상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교육하지요. 이를테면 점심 식사 도중 종이 울리면 사람들이 일제히 동작을 멈춥니다. 우리가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하는 일이 많잖아요. 잠깐 멈추는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사람들이 그 시간에 어떤 생각을 하던가요?

멈춰보면 식사에 집중하느라 잊고 있던 것을 느끼지요. 매운맛, 쓴맛도 느끼고, 이 밥과 반찬이 오기까지 얼마나 여러 사람이 수고했나 하는 생각을 이야기하는 분도 있고요. 그런 식으로 비움과 채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일상에서 쌓인 마음의 응어리를 풉니다. 또 명상을 통해 사람들이 '괜찮아 이만하면 됐어' '열심히 살아왔어' 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격려할 수 있도록 돕지요. 무엇보다 에너지의 전환을 돕습니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로 배가되어 나타날 것이다"


영화<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은 아들에게 한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에너지의 전환이지요. 명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명상은 부정적이고 아픈 기억을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 그 상처가 돌이켜보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긍정의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것입니다. 내 삶에 용기를 넣고 긍정 에너지를 심는 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명상법을 추천한다면?

명상이라고 하면 아주 어렵게 생각합니다. 도사나 철학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명상법은 멍때리기입니다. 잠깐 멈춰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빗방울을 바라본다든지 눈 오는 날 눈을 바라본다든지 하는 것이지요. 1~2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두 시간 정도 바라보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가 비고 맑아지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보통 멍때리기 다음에 영감이 찾아옵니다. 고요함에서 섬광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 같은 초지혜를 얻을 수도 있고요. 그것이 바로 깊은 명상입니다. 멍때리기는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리셋하는 충전의 시간입니다. 차 마시러 가고, 미술관이나 공연을 보러 가는 것처럼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멍때리기를 실천해보세요. 처음에는 좀이 쑤셔서 버티기 힘들지만 그걸 견디면 인생을 의미 있게 디자인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년에게 삶의 조언을한다면?

은퇴하고 나서 바로 치킨집, 음식점을 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전환점을 만들려면 일단 쉬어야 합니다. 멍때리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인생 1막을 마친 이후 1~2년 정도 여행을 다니라고 권합니다. 머리도 리셋되고 보이는 것도 달라지면서 인생 2막을 새롭게 디자인할 좋은 생각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머리와 마음에 쌓인 삶의 찌꺼기를 정화한 뒤 내리는 판단이 훨씬 현명하고 지혜롭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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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악질여사
인터넷으로 고도원 아침편지를 많이 읽어봤어요. 좋아요. 그리고 올해(한달)이라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싶어요. 결심!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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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실천이제일 중요 결단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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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호
명상 하루1~2분 그리고 시간날때 여행을 다니고 싶습니다 실천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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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청두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자기 자신을 수양하는게 젤 멋지게 코로나를 예방하고 건강한 삶입니다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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