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로 담은 아이들의 꿈

기사 요약글

사회에 의미 있는 삶을 실천하려는 50+를 위해 우리 사회의 건강한 단체를 찾아 소개한다.

기사 내용

 

“제 사진은 어때요?”

지난 10월의 어느 토요일 패션 사진가 김보성 씨의 한 스튜디오. 아홉 명의 청소년이 테이블 위에 놓인 책과 컵, 과자 상자 등을 카메라로 촬영 중이었다. 김 씨는 아이들이 촬영한 사진 하나하나에 평을 하면서 구도 잡는 법 등을 상세히 가르쳤다. 정물 촬영이 끝나자 인물 촬영 실습이 이어졌다. 모델이 된 친구를 바라볼 땐 쑥스러워 웃음을 짓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이 청소년 사진작가들은 모두 서울 은평구 아동복지시설 꿈나무마을에서 온 학생들. 올해 초 자원봉사단체 어깨동무의 '꿈, Framing our Dreams' 프로그램에 선발돼 전문 사진작가에게 교육을 받고 있다.

어깨동무 장현주 대표는“청소년들이 사진을 통해 나만의 시선을 담는, 꿈을 담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매년 꿈나무마을에서 20여 명을 선발해 1년 동안 사진 교육으로 이들의 성장을 돕습니다. 수업은 한 달에 세 번 진행되는데 출사, 출사한 사진 품평회, 자신의 사진으로 글쓰기로 진행됩니다. 김보성 작가는 4년째 재능 기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11월에 있을 전시회 준비를 겸한 촬영 수업을 진행했어요.”

 

 

카메라에 담는 아이들의 꿈 프로젝트를 기획
어깨동무는 지난 2008년 나눔에 뜻을 같이하는 지인 10명이 모여 설립한 단체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자원봉사문화 소속으로 10명의 이사와 10여 명의 자원봉사자, 재능 기부 멘토들이 힘을 모아 운영 중이다. 봉사의 시작은 사진이 아니라 통역이었다. 회원들은‘우리가 뭘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대부분 해외에 거주한 경험이 있어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35년 동안 가난한 이들을 돌봐오다 지난해 폐업한 도티병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이 병원은 수녀님들이 운영했는데 의사들도 모두 자원봉사자였지요. 이곳에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나 다문화가정 여성들도 많이 찾아온다는 걸 알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그들을 위해 통역 봉사를 한 겁니다. 그때 꿈나무마을을 보게 됐지요.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보육시설이었는데 당시 2000여 명의 아이들이 그곳에 있었어요. 저희는 엄마들이었고 회원 중에 교사도 있어 통역 봉사보다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겠다 싶어 봉사의 방향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공예교실, 성교육 등 아이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했다. 하지만 일회성 프로그램만으로는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 부족함을 느꼈다. 회원들은 아이들과 체계적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어깨동무만의 확실한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아이들을 관찰했는데 이 아이들은 중학생이 되어도 휴대폰이 없어요. 그래서 휴대폰 카메라에 호기심이 많더라고요. 거기서 사진 프로그램을 착안했습니다. 때마침 제가 인도 여행을 떠났는데 한 미국 사진작가가 사창가에서 사진을 가르치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더라고요. 우리도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었지요.”

 

 

자존감이 회복되고 꿈 없던 아이들에게 목표가 생겨
이렇게 시작된‘꿈, Framing our Dreams’는 올해로 10년째. 라이나전성기재단 등 뜻있는 단체와 사람들의 지원 속에 어깨동무의 대표 사업으로 성장했다.
“한 친구가 사진을 계속 공부해 대학에 진학했어요. 아이들에게‘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롤 모델이 된 겁니다. 그 친구가 도화선이 돼 지난해엔 3명이 대학에 갔고, 올해도 2명이 대학입시를 준비 중입니다. 덕분에 저희도 수험생 엄마가 돼 열심히 지원하고 있지요.”
어깨동무가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목표로 잡은 바람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진 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매년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전시회도 연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의 자존감 회복입니다. 상처를 지닌 이 아이들의 자존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낮습니다. 일주일간 전시회를 하면 정서적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처음 본 사람들 앞에서 자기 작품을 설명하는 경험도 크지만, 뭘 잘 해본 게 없던 아이들이 사람들의 칭찬을 들으면서 용기를 얻어요.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에게 이 아이들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지요. 서울 시내에 700명의 아이들이 지내는 보육시설이 있다는 걸 아는 분들은 많지 않아요.”
어깨동무는 이 프로그램 외에도 꿈나무마을 아이들의 여름 캠프를 진행하고 4~5명을 선발해 해외여행도 지원한다.

“저희가 10년간 별다른 의견 충돌 없이 이 일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능력만큼,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한다는 원칙을 공유해서입니다. 가치를 공유하는 데 힘을 쏟았지요. 회의 때도 주로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지닌 상처에 같이 울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같이 웃는 시간이지요. 그러면서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에 감동받습니다. 왜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때론‘내가 잘 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며 의기소침해지기도 하잖아요. 이 아이들이 저희에게 활력을 줍니다. 나눔이란 얻는 것이 참 많아요.”

 

 

어깨동무‘꿈, Framing our Dreams’일곱 번째 사진전
기간 11월 17일~11월 23일
장소 라이나생명 시그나타워(서울 종로구 삼봉로 48)
시간 오전 9시~오후 8시
오프닝 11월 17일 토요일 오후 5시~7시
자원봉사 및 후원 문의 smilegirl1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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