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공감 - 50+의 외로움을 말하다.

기사 요약글

사람은 모두 외롭다.

기사 내용

지금 외롭지 않다고 해도 언젠가는 외로워진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실제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혈압을 상승시킨다. 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우울증과 불면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은 수면을 취해도 충분히 쉬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깊은 잠을 못 자기 때문이다. 그럼 실제로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영국에서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심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10%, 때때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3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약 6천만 명의 사람들이 만성적인 외로움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외로움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비율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태어나서 25세까지는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지만, 중년기 이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서 65세 이상이 되면 급격하게 증가한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외롭다’고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추운 곳을 향해 걸어가는 여행자다


외로움은 우리 자신과 세상, 삶을 보는 방식을 왜곡한다. 자기 자신을 평가 절하하고 관계도 망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덜 챙긴다고 왜곡해서 생각한다. 배우자가 자신에게 관심 없다고, 부부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자신은 더 상처받지 않으려고 하면서 배우자가 보내는 정서적 메시지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거절과 거부에 더 집착하게 된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지도 못한 채 방어적이 되고, 그래서 더 외로워지고 사람들에게 적대적이 되어간다.
 

외로운 사람은사회적인 사람에 비해 사회적 만족도가 35% 더 낮다, 인지 및 사고 능력이 30% 더 낮다, 고혈압 발병률이 37% 더 높다, 심장마비 발생 확률은 41% 더 높다

 

 

배우자도 있는데 외롭다?

결혼해서 배우자와 함께 산다고 해도 외로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그들 중 62.5%는 배우자와 같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산다고 해서 무조건 외로워지는 것도 아니겠지만, 배우자와 함께 살아도 외롭기는 매한가지. 결혼이 외로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 양육 문제 같은 일상의 일들에만 관심을 두고 이야기하면 부부 사이의 정서적 거리는 멀어진다. 남편은 텔레비전을 보고 있고, 아내는 스마트폰을 한다. 남편은 출근해야 하니 10시면 잠을 자고, 아내는 새벽까지 드라마를 본다. 그러다 보면 점점 외로워진다. 정서적 단절의 악순환 고리에 빠져드는 거다. 같이 사는 배우자와 정서적으로 단절되었다고 느끼면 외로움의 고통은 배가된다. 심지어 이로 인해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그나마 좀 낫다?

친구가 많은 사람은 외롭지 않을까?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아는 사람이 많고, 사회에서 각종 모임에 몸을 많이 담고 있는 사람이 더 외로워지기도 한다. 너무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다 보면 정서적으로 깊은 교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유명 인사나 힘 꽤나 쓴다고 알려진 사람이라면 자기 주변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힘들기 때문에 진실한 관계를 맺기도 어려워진다. 즉, 외로움은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줄어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도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고, 군중 속의 외로움은 사람을 더 괴롭히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가 발달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더 외로워졌다. 사람들이 대면 관계를 인터넷으로 대신하면 할수록 더 외로워지고 더 우울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외로운 사람은 인터넷을 목발처럼 사용하고, 외롭지 않은 사람은 지렛대로 활용한다.

 

외로움은 전염된다?

외로움은 전염되기도 한다. 외로운 친구를 곁에 두면 자신도 외로워질 확률이 40~65%로 높아진다. 외롭지 않은 사람을 세 번 거쳐야만 외로움의 전염을 막을 수 있다. 부부 관계에서도 외로움이 전염된다. 쉽게 생각해보자. 남편이 회사 일을 마치고 집에 왔는데 외롭다고 하면, 아내 입장에서도 그 감정에 몰입될 수밖에 없다. 같이 신경 쓰고 걱정하다 보면 기분도 같이 우울해진다. 그럴수록 부정적 생각이 더 많이 들게 된다. 내가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데도 남편은 외롭다고 하니, ‘그러면 나는 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내도 외롭다고 느낀다. 서로가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서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고 느끼게 된다. 주변에 외롭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중년 이후부터 다른 사람의 외로움이 자신에게 전염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친구들을 만나도 마음이 외롭다는 이야기만 주고받는다면, 위로는커녕 외롭지 않던 사람도 정신적 고통에 같이 시달리게 된다.

 

외로움에 휩싸이면 갈등이 생긴다?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은 상대의 거절·거부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심지어 전혀 그럴 의도가 없는 중립적인 반응에 대해서도 거부의 표시로 받아들여 상대와 갈등을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자. 외로움을 느끼는 남편이 집에 돌아왔다. 아내는 설거지를 하느라 남편이 오는 줄 몰랐다. 남편은 퇴근해서 돌아왔는데, 아내가 자신을 아는 체도 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아내가 설거지 때문에 마중하지 못한 것을, 아내가 자신을 무시하고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 그러면 더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아내에 대한 원망도 키우게 된다. 행복한 상황을 담은 이미지를 보여주었을 때, 외로움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뇌의 보상 영역이 더 활성화되어 긍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 그런데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불행한 광경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 외롭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시각 피질)가 더 강하게 자극받는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공포, 경쟁 같은 단어를 보여주면 여기에 주목하느라 과제 수행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한 색깔을 보여주고 그 색의 이름을 말하게 하는 실험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의 결점을 찾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결점이나 부정적 요소에 주목하는 경향도 강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친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식하는 경향도 강해진다. 자신을 과도하게 보호하려는 성향을 드러내고, 이런 성향 때문에 더 외로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지금 나는 얼마나 외로울까?

궁금하지 않은가? 그래서 준비했다. 현재 내가 얼마나 외로운지 궁금하면 다음 설문으로 확인해보자.

  • 1 주위 사람들과 ‘마음이 통한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늘 느낀다
    2. ② 종종 느낀다
    3. ③ 거의 느끼지 않는다
    4. ④ 전혀 느끼지 않는다
       
  • 2 친구를 사귀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3 당신이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4 당신이 혼자라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5 당신이 친구 집단의 일원이라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늘 느낀다
    2. ② 종종 느낀다
    3. ③ 거의 느끼지 않는다
    4. ④ 전혀 느끼지 않는다
       
  • 6 당신이 주위 사람들과 공통된 게 많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늘 느낀다
    2. ② 종종 느낀다
    3. ③ 거의 느끼지 않는다
    4. ④ 전혀 느끼지 않는다
       
  • 7 당신이 더 이상 누구와도 가깝지 않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8 당신의 관심이나 생각이 주위 사람들과 공유되지 못한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9 당신이 사교성과 싹싹함이 있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늘 느낀다
    2. ② 종종 느낀다
    3. ③ 거의 느끼지 않는다
    4. ④ 전혀 느끼지 않는다
       
  • 10 사람들과 가깝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늘 느낀다
    2. ② 종종 느낀다
    3. ③ 거의 느끼지 않는다
    4. ④ 전혀 느끼지 않는다
       
  • 11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12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의미 없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13 누구도 당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14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돼 있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15 당신이 원할 때는 친교를 맺을 수 있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늘 느낀다
    2. ② 종종 느낀다
    3. ③ 거의 느끼지 않는다
    4. ④ 전혀 느끼지 않는다
       
  • 16 당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늘 느낀다
    2. ② 종종 느낀다
    3. ③ 거의 느끼지 않는다
    4. ④ 전혀 느끼지 않는다
       
  • 17 자신이 수줍어한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18 주위에 사람들이 있지만 당신과 함께하지는 않는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전혀 느끼지 않는다
    2. ② 거의 느끼지 않는다
    3. ③ 종종 느낀다
    4. ④ 늘 느낀다
       
  • 19 당신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늘 느낀다
    2. ② 종종 느낀다
    3. ③ 거의 느끼지 않는다
    4. ④ 전혀 느끼지 않는다
       
  • 20 당신이 의지할 사람이 있다고 얼마나 자주 느끼십니까?
    1. ① 늘 느낀다
    2. ② 종종 느낀다
    3. ③ 거의 느끼지 않는다
    4. ④ 전혀 느끼지 않는다
       

* 이 척도는 사회복지학에서 개인의 고독감을 확인할 때, 주로 사용하는 UCLA 외로움 척도(loneliness scale)로,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의 외로움, 우울증과 관련된 연구를 할 때 자주 사용된다.
1번은 3점, 2번은 2점, 3번은 1점, 4번은 0점이다.
각 문항별 점수를 합산한 결과, 44점 이상이면 상당히 외로운 상태,
28점 미만이면 극히 외롭지 않은 상태다. 33~39점이면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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