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크리에이터! 1인 방송 제작스쿨에 가볼까?

기사 요약글

요즘 1인 방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방송 제작에 관심이 있다면 방송콘텐츠진흥재단에서 진행하는‘1인 방송 제작스쿨’을 활용해보자.

기사 내용

“안녕하세요, 셀러제이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방송 스튜디오에서 라이브 방송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카메라 앞에 서니 너무 떨리네요.”

서울 양재동 지하의 한 라이브 방송 스튜디오. 20여 년간 전업주부였던 백현정 씨(51세)가 잔뜩 긴장한 자세로 카메라 앞에 서 있다. 스태프가 스마트폰 위치를 조정해주고 두 대의 방송 카메라에 불이 들어왔다. “2번 카메라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2번 카메라를 보세요.” PD의 큐 사인이 들어왔지만, 그녀의 시선은 1번과 2번 카메라를 불안하게 오간다. 쑥스러움에 연신 웃는 그녀. 그런데 그녀의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있던 교육생 중 한 명이“어! 셀러제이 님 모습이 영상에 안 나와요”라고 하자 스태프가 스마트폰 설정을 확인한다. 알고 보니 카메라 설정을 거꾸로 해놓은 것. 교육생들이 당황한 그녀에게 댓글을 달아주며 용기를 북돋는다. 이윽고 시작된 라이브 방송.“오늘 알려드릴 생활 팁은 스마트폰으로 여행 사진 잘 찍는 법입니다.” 시청자와 소통을 위해 질문을 유도해보지만, 말실수도 잦고 같은 말을 반복하기 일쑤. 댓글을 확인하며 말하려니 자꾸 맥이 끊긴다. PD는 “라이브 방송은 말하기가 아니라 보여주기가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절대 방송을 보지 않아요. 멘트보다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효과가 중요하니 적극적으로 제스처를 취해야 합니다. 셀러제이 님은 되도록 손을 많이 사용해보세요”라고 조언한다. 어렵사리 라이브 방송 실습을 마친 백 씨는 디지털 마케팅 자격증을 취득한 뒤 셀러와 디지털 마케터로 활동하기 위해 방송콘텐츠진흥재단(이하 재단)의 1인 방송 제작스쿨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1인 방송 제작스쿨은

40세 이상, 경력 단절 여성 대상

 

1인 방송 제작스쿨은 재단에서 1인 방송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교육이다. 재단의 강선우 상임이사는“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다 보니 1인 방송을 하고 있거나 운영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1인 방송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이해시키고, 콘텐츠를 활용·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대상은 40세 이상, 다문화, 농어민, 경력 단절 여성, 귀농귀촌 청년 등이다. 모집은 매년 상반기에 진행하며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을 통해 최종 30명을 선발한다. 올해 모집 경쟁률은 약 2.5:1로 환경교육 전문가, 전업주부, 다문화가정, IT 사업가, 청년 농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신청했다. 이효민 팀장은“면접에서는 1인 방송을 배우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중점적으로 본다”며“자신만의 창의적 콘텐츠 기획력과 함께 어떻게 콘텐츠를 표현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선발된 교육생들의 방송 콘텐츠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귀농귀촌 청년들의 농업 이야기, 시니어들의 자기 계발 및 교육·취미 콘텐츠, 다문화가정의 여행·음식 콘텐츠 등이다.

 

 

교육은 6개월

채널 개설부터 비디오 커머스 전략까지 실습

 

 

“카메라 앞에 서니 너무 떨리네요.”

 

교육 기간은 6개월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채널 개설부터 촬영·편집 등 실전 제작 교육, 라이브 실습, 활성화 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이 팀장은“커리큘럼은 워크숍 2회, 스튜디오 실습 2회, 전문가 특강 2회, 멘토링으로 짜여 있다”고 설명했다. 워크숍은 재단에서 운영하는 BCPF콘텐츠학교(충남 아산 소재)에서 진행되는데 1인 방송 기획, 촬영, 편집 등에 대한 기초 및 집중 교육이 이루어진다. 1인 방송 장비, 편집 시설, 스튜디오, 숙소 등이 완비돼 있어 1인 방송 제작 시스템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스튜디오 실습은 협력사인 라이브킹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기획, 진행, 촬영, 편집 등의 과정을 혼자 해야 하는 1인 방송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곳에서 직접 라이브 방송을 시연하며 현장 전문가의 코칭을 받는다. 라이브킹 김현기 대표는“실습을 통해 제작뿐 아니라 유튜브 등을 활용한 마케팅과 소득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비디오 커머스 전략에 대해서도 배운다”고 말했다. 비디오 커머스란 영상(Video)과 상업(Commerce)의 합성어로 ‘V커머스’라고도 한다. SNS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구매를 유도한다. V커머스 영상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는‘커머스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데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국의‘왕홍’이 대표적이다. 왕홍이란 SNS 채널에서 1인 방송을 하며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중국의 SNS 스타를 말한다.

 

 

 

“안녕하세요, 셀러제이입니다.”

 

 

강사진은

BJ, 쇼호스트 등 유명 전문가로 구성

 

전문가 특강은 유명 크리에이터와 유튜브 전문가들이 진행한다. 콘텐츠 기획, 채널 활성화 전략 등 자신들이 가진 방송 노하우를 세세하게 전수한다. 지난해의 경우 아프리카TV 1세대 BJ인 방송천재까루와 아리랑TV BJ 샤론이 1인 방송과 콘텐츠 기획에 대해 강의했고, 김정렬 아프리카TV 멀티미디어사업 실장과 롯데홈쇼핑 쇼호스트인 이현숙 씨가 미디어 커머스를 주제로 교육생들과 토론했다. 재단 교육 담당자는 “올해 전문가 특강은 유튜브 마케팅을 통한 수익 창출에 좀 더 집중한다”며“유튜브 채널 브랜딩과 미디어 커머스, 크리에이터 저작권,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주제로 현직 쇼호스트, 변호사, 인기 BJ 등의 강의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료 후 혜택은

졸업생 전원에게 100만원 상당의 방송 장비 지원

 

교육 기간에 교육생들은 콘텐츠 주제별로 10여 명씩 팀을 구성해 자신의 방송 콘텐츠를 제작한다. 1인 제작이지만, 교육생끼리 채널 운영에 대한 피드백을 자유롭게 주고받으며 방송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개별 과제로 매달 세 건(3분 이상의 동영상 또는 30분 이상의 라이브 영상)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SNS 채널에 올린다. 이후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자신의 채널 활성화 전략을 배운다.

현장에서 만난 교육생들의 만족도는 무척 높았다. 전북 진안에서 토종 씨앗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는 유대영 씨(41세)는 “매달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편집하면서 차근차근 방송에 대해 배워가는 중”이라며“토종 씨앗이라는 주제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지루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 조별 활동에서 내가 제작한 영상에 대한 교육생들의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료 후에는 모든 교육생에게 100만원 상당의 방송 제작 장비를 지원한다. 우수 교육생에게는 총 600만원의 창작 지원금(최우수상 400만원, 우수상 200만원)도 지원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콘텐츠 제작 능력이 우수한 교육생은 ㈜픽업(PicUP)에서 브랜드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신청방송콘텐츠진흥재단 홈페이지(www.bcpf.or.kr)

 

 

INTERVIEW 1


졸업생 윤여숭 씨
졸업생 전원에게 100만원 상당의 방송 장비 지원

 

 

Q 수료 후 크리에이터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수련관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를 페이스북 라이브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수련관에 ‘상상 미디어 방송국’을 개국했습니다. 청소년들이 청소년 활동과 지역 행사 등을 1인 라이브 방송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했는데 얼마 전 천안시장님과의 만남을 생중계했습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은 정책들을 시장님에게 건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런 활발한 호응 덕분에 올해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최하는 제1회 청소년 끼 공모전 1인 방송 분야에서 최우수상인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았습니다.

 

Q 개별 멘토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교육생들은 쇼호트스 출신 등 경험 많은 사람부터 저처럼 라이브 영상에 대해 전문적인 스킬이 전혀 없는 사람들까지 다양했는데, 개별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매월 세 건의 과제 영상을 제출한 뒤 1:1 멘토링을 받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방송 자세, 억양 등 전문적인 스킬을 꼼꼼하게 코칭받았습니다.

 

Q 어떤 사람들에게 이 과정을 추천하나요?

청소년들 사이에 갓튜브(GOD과 유튜브의 합성어)란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유튜브의 영향력이 대단합니다. 하면 할수록 신선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시청자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실시간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신기합니다. 저처럼 청소년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영상 세대인 청소년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무조건 시도해보길 권합니다. 노래, 요리, 시사, 연주 등 자신이 좋아하거나 즐기는 모든 것이 방송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INTERVIEW 2

교육생 임윤정 씨
환경교육가

 

 

Q 어떤 계기로 1인 방송에 도전했나요?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우리 삶의 지속 가능성, 행복 지수를 높이는 데 환경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만큼 환경을 잘 알아야 하지만, 재미없고 어렵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온라인 소통이 중요한 시대인 만큼 유튜브를 기반으로 환경 이슈를 널리 알리는 데 1인 방송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또 환경 관련 유튜브 콘텐츠가 많지 않아서 직접 제작해보고 싶었습니다.


Q 교육 기간에 개인 방송 채널을 개설하나요?

워크숍에 다녀온 후 개설하게 됩니다. 워크숍에서 관련 교육을 충분히 해줍니다. 저는‘힘나리 TV’라는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네팔어로‘힘’은 히말라야,‘나리’는 여자를 말하는데,‘히말라야의 여자’라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 히말라야는 자연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자연을 사랑하고 아름답게 지키고 싶은 여자’라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앞으로 다룰 주제는 환경이고 이 채널에서 다룰 이슈도 정리했습니다. 유튜브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진지함만으로는 안 되고 재미와 흥미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볼거리, 먹거리를 키워드로 환경 이슈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또 탱고가 취미인데, 교육 기간 중에 탱고를 주제로 한 또 다른 채널을 개설할 계획입니다.
 

Q 팀별 실습인데, 교육생끼리 협력은 어떻게 하나요?

각자 자신의 방송을 하지만, 다들 배우는 입장이어서 방송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갑니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방송에 대한 열정도 키워지고요. 내가 진짜 방송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1인 방송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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