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유네스코 복합 문화유산, 뉴질랜드 통가리로 트레킹

기사 요약글

하루만 걸어도 트레킹의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코스.

기사 내용

뉴질랜드 통가리로(Tongariro) 국립공원 트레킹은 적당한 난이도로 걷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모두 만족시키는 단연 최고의 코스다.

 

뉴질랜드는 길고 짧은 길이 전역에 펼쳐 있어 명실상부 트레킹의 천국으로 불린다. 하루짜리 코스로 가벼운 트레킹을 즐겨도 좋고 일주일 동안 걸으며 뉴질랜드 천혜의 자연을 만끽할 수도 있다. 그중 지금까지도 활화산으로 남아 있는 뉴질랜드 최초의 국립공원인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트레킹 일정을 원하는 대로 조율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코스에 따라 3시간 이내, 혹은 10시간 이내로 트레킹을 마무리할 수도 있고, 일주일 동안 머무르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다.

 

통가리로 국립공원 트레킹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이루는 나우루호에, 루아페후, 통가리로 등 3개의 산은 지금도 활화산이다. 그 배경에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진다. 오랜 옛날 통가리로 지역에 마오리족이 정착했다. 어느 날 강추위가 몰아쳐 대지와 사람들이 얼어붙자 마오리족의 신관이 고향의 신에게 이들을 녹일 수 있게 따뜻한 불을 보내 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그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바다 밑 깊은 땅속으로부터 불이 건너왔고 그와 함께 세 개의 얼음산에서 불기둥이 솟아 일었는데, 1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씩 불이 솟아올라 지금의 풍광을 완성시켰다는 것. 덕분에 세계 최초의 유네스코 복합 문화유산으로, 영화<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세계 트레커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랐으니 이곳에 대한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듯싶다.

TARANAKI FALLS TRACK
타라나키 폭포 트랙

순환 시간
6 km 2~3 hour

초등학생도 걸을 수 있는 편한 코스다. 타원을 이루는 남쪽 절반은 어퍼(Upper) 루트이고, 북쪽 절반은 로워(Lower) 루트다. 낙차 20여m의 타라나키 폭포를 만나는 로워 루트는 통가리로 노던 서킷 코스의 일부이고, 어퍼 루트는 루아페후산 둘레길 일부 구간과 겹친다. 루아페후산에서 녹아내린 빙하 물이 폭포로 스며든다. 가족 단위로 놀러 왔을 때 잠깐 트레킹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UPPER TAMA LAKE TRACK
어퍼타마 호수 트랙

왕복 시간
21 km 4~6 hour

공원 내 세 개의 산 중 나우루호에산(2291m)이 가장 인상 깊다. 일본 후지산처럼 정삼각형으로 솟아오른 그 장엄한 외형 때문이다. 모든 코스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은 공원 내 화카파파 방문객 센터 주변이다. 센터에서 나우루호에산과의 사이에는 로워와 어퍼 두 개의 호수가 있는데, 위쪽인 어퍼타마 호수(1455m)까지 올라갔다 돌아오는 코스다. 출발지인 방문객 센터와 비교하면 고도차 300여m로 트레킹이 처음이라면 조금 숨이 찰 수도 있다. 하지만 나우루호에산을 바라보며 점점 다가가는 운치가 대단해 걷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TONGARIRO ALPINE CROSSING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

편도 시간
19.4 km 7~9 hour

통가리로산(1967m) 중턱까지 올랐다가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하루 당일치기 트레킹으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망가테포포 주차장(1100m)에서 출발해 레드 클레이터(1900m)까지 올랐다가 반대편 해발 800m까지 내려온다. 우리나라 한라산 등반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턱인 소다 스프링스를 지나면 해발 1650m에 펼쳐진 광활한 고원을 마주한다. 트레킹에 재미를 더해줄 험준함도 있다. 사우스 클레이터에서 거대한 분화구인 정상까지 고도차 250m를 오르는 구간은 강풍과 경사 때문에 가장 험난하다. 초반 하산길도 급경사라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하지만 에메랄드 레이크와 블루 레이크 등 그림처럼 신비한 색감의 호수 세 개를 만나는 순간 절로 카메라를 누르게 된다. 출발지와 종착지가 반대 방향이어서 돌아올 셔틀버스 시간을 미리 파악하는 게 좋다.

TONGARIRO NORTHERN CIRCUIT
통가리로 노던 서킷

순환 시간
43 km 3~4 days

세 산의 중앙에 있는 나우루호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로 북쪽과 남쪽에 나란히 떨어져 서 있는 통가리로산과 루아페후산 사이를 통과한다. 화산 연기와 내음 속에서 활화산 능선을 오르고 내리는 생경함 경험을 맛볼 수 있다. 해발 1200m에서 1900m 정점까지 오르는 둘째 날이 가장 어렵지만 이후는 거의 내리막이다. 하루는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 코스의 전반부와 구간이 겹친다. 노선상에는 세 곳에 산장이 있고 산장 근처에는 유료 캠프장도 있다. 뉴질랜드 트레킹 코스가 모두 그렇듯 이곳도 허가가 필요하다. 산장이건 캠핑장이건 미리 숙박을 예약해야 한다. 환경청(DOC)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www.greatwalks.co.nz)에서 온라인 예약이 가능하다.

ROUND THE MOUNTAIN TRACK
루아페후산 둘레길

순환 시간
66 km 4~5 days

통가리로 국립공원 내 3개의 활화산 중 루아페후산은 북섬의 최고봉이다. 북섬에서 유일하게 스키장이 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만큼 산세가 다양하다는 의미. 이 산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순환 코스로 정식 명칭은‘라운드 더 마운틴 트랙’이다. 산 능선을 따라 초원, 빙하 계곡과 원시림을 걸으면서 마오리족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노선상에 6개의 숙박용 산장이 있는데 아무 곳이나 편하게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할 수도 있다. 루아페후산 중턱 해발 1650m까지 오르고 내리기 때문에 거리에 비해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특성상 동절기를 피해 11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가 여행 적기다. 북섬 최고 높이의 산을, 걷기보다는 분위기만 느껴보고 싶다면 스키 리프트를 이용해 중턱까지 편하게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찾아가는 교통편

북섬의 오클랜드까지 직항이 있다. 오클랜드나 웰링턴에서 버스 또는 기차로 5~6시간 걸린다. 와카파파 마을 방문객 센터가 공원 관문이자 대부분 트레킹 코스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다.

숙박

국립공원인 만큼 와카파파 마을 등에는 저렴한 호스텔에서 고급 호텔까지 다양한 숙소가 있다. 단, 두 개의 라운드 코스를 종주하기 위해서는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로 폭설이나 빙판 등의 위험 요소가 따르는 겨울철은 피하는 게 좋다. 11월부터 5월까지가 최적기.

트레킹 코스 선정

가족 단위라면 3~4시간 소요되는 타라나키 폭포 트랙이 좋다. 하루를 투자한다면 어퍼타마 호수 트랙이나 난이도 높은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을 택하면 된다. 이틀이라면 통가리로 노던 서킷을 절반만 걷는 게 가장 좋다.

 

도보 여행가 이영철
퇴직 후 5년 동안 자신이 선정한‘세계 10대 트레일’을 모두 종주했다.<안나푸르나에서 산티아고까지><동해안 해파랑길><영국을 걷다><투르 드 몽블랑> 4권의 행서를 출간했다.
그의 여행 기록은 블로그 누들스 라이브러리(blog.naver.com/noodles819)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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