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갑질 사태처럼... 욱하는 감정을 다스리는 대화법

기사 요약글

욱하는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과 중년으로서 갖춰야 할 세련된 대화법에 대해 살펴보자.

기사 내용

“미리 나한테 보고했어야지. 기억하라고 했잖아. 근데 뭐.”
‘물벼락 갑질’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음성파일 내용 중 일부다.

박형준 교수는 JTBC ‘썰전’에 출연해 조현민 전무에 대해 “간헐적 폭발 장애”라고 설명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흔히 ‘욱한다’고 표현되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폭력적인 행동을 밖으로 표출한다면 충동조절장애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현민 전무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살인 등 강력 범죄 10건 중 4건은 분노조절장애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분노조절 환자 6,000여 명…40~50대 18% 비중 차지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아파트에 살던 60대 남성들이 층간 소음으로 다툼을 벌이다 끔찍한 범죄 사건으로 마무리됐다. B씨는 아래층에 살던 A씨에게 인터폰으로 층간 소음 문제를 항의한 뒤 집으로 찾아갔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말다툼 도중 화를 참지 못하고 B씨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결국 살인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분노조절장애 환자가 국내 6,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충동조절장애로 진료받은 환자가 2017년 5,986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남성이 83%(4,939명)로 여성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 환자가 12%, 50대는 8%였으며 20대가 29%로 가장 많았다.
 

작은 일에도 욱하거나 화를 참지 못한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작은 일에도 욱하거나 화를 참지 못한다면 충동조절 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전두엽의 힘이 약하면 짜증과 분노를 쉽게 억제하지 못하고, 조그마한 자극에도 쉽게 분노한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쓰는 ‘분노조절장애’는 정신의학 분야 정식 진단명은 아니다. 충동조절장애는 분노 욕구에 의해 자신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고 느닷없이 화를 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증상이다. 분노조절장애로 잘 알려진 '간헐적 폭발성 장애'도 여기에 속한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 환자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나칠 정도로 발작적이고 폭발적인 행동을 한다. 이런 발작적 증 상은 몇 분 내지 몇 시간 지속되며 끝날 때는 신속히 끝난다. 혹시 충동조절 장애가 의심된다면 아래 자가 진단 테스트를 해보자.

 

충동조절장애 자가 진단

1~3개가 해당된다면 어느 정도 충동 조절이 가능한 상태다.
4~8개라면 충동 조절이 조금 어려운 것으로 볼 수 있다.
9~12개면 감정 조절이 어려운 상태이므로 전문의와 심리상담이 필요하다.

  • □ 성격이 급하고 쉽게 흥분하며 금방 화를 낸다.
  • □ 온라인상의 게임, 가상현실 속에서도 내 맘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난 적이 여러 번 있다.
  • □ 분노를 조절하기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 잘한 일을 칭찬받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화가 난다.
  • □ 다른 사람의 잘못을 꼭 집고 넘어가야 하며, 이로 인해 트러블이 생긴다.
  • □ 화가 나면 주위의 물건을 집어던진다.
  • □ 다른 사람이나 나를 무시한다고 느끼고, 억울한 감정이 자주 든다.
  • □ 화를 조절하지 못해 중요한 일을 망친 적이 있다.
  • □ 일이 잘 안 풀리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편이다.
     

일상에서 분노할 때 대처하는 요령은?

가장 기본적인 대처요령은 5초 호흡법이다. 매일 10분씩 편안한 자세로 앉아 5초간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5초간 내뱉는 복식호흡을 반복한다. 5초가 버겁다면 3초 호흡부터 시작하면 된다.

화가 나거나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면 ‘나비포옹법’을 시도한다. 눈을 감은 채 손을 엇갈려 상체에 놓고 자신의 가슴이나 팔을 톡톡 두드리며 토닥이는 방법으로 현실을 인식하고 분노를 억누르는데 도움이 된다.
‘안전지대 상상법’도 있다. 안전하고 편안한 풍경이나 장소를 정해 놓은 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자신이 거기에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존경하는 인물이나 좋아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도 마음 진정에 도움이 된다.

"유쾌한 대화는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의 샘물"

‘유쾌한 대화법 78’의 저자이자 이정숙 씨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원만하고 유쾌하게 대화 나눌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대화법을 소개한다.

그는“대화의 시작은 호칭부터”라고 말한다. 중년 남성인 당신이 처음 만난 중년의 전문직 여성에게 '아줌마'라고 부르거나 또래의 남자 대학교수를 '사장님'이라고 부르면 그 사람들에게 무시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그러한 호칭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다. 상대편에게 직접 "뭐라고 불러 드려야 할까요?"라고 묻는 것이 낫다.
 

<중년에게 추천하는 유쾌한 대화를 위한 팁>

  1. 친할수록 말은 가려서 한다
  2. 들려주고 싶은 말이 아니라 듣고 싶은 말을 하라
  3. 어릴수록 반말을 더 싫어한다
  4. 여럿이 대화할 때는 모든 사람을 참여시킨다
  5. 같은 말을 두 번 하면 잔소리다
  6. 이미 결정된 일에는 토를 달지 말라
  7. 억울함을 호소하는 말은 요란할수록 역효과만 난다
  8. 목소리를 낮추면 오히려 높아진다
  9. 다름을 인정해야 말이 통한다
  10.  그가 소중히 여기는 것은 비판하지 말라

서양 근대철학의 출발점이 된 철학자 데카르트는 “남을 증오하는 감정은 얼굴의 주름살이 되고 남을 원망하는 마음은 고운 얼굴을 추악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 얼굴은 부모에게 물려받지만 40대 이후의 얼굴은 본인의 책임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스트레스가 만연해있는 현대사회에서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건강을 관리하는 일과도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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