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 자식에게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조언

기사 요약글

부모가 된 자식에게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조언을 알아봤다.

기사 내용

“너무너무 힘든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2012 출산 및 출산 계획 관련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남녀 1,000명 중 86.7%가 육아를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문으로‘경제적 지원’을 꼽았다.


부모 맘은 이렇지만… 사람이 사람을 키운다는 건 상상을 초월하게 힘든 일이다. 그만큼 아기는 부모의 모든 체력과 정신력을 갉아먹는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24시간 붙어 있지 않으면 무슨 사고를 칠지 예측을 불허한다. 그러니 어버이는 초보 부모가 앞으로 겪을 신세계에 놀라지 않도록 미리 준비를 시키는 거다. 너도 이제 ‘부모’라는 새로운 영역에 들어왔음을 받아들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처음으로 엄마가 되는 분에게>의 저자 F. 도슨은 육아를 ‘1년 내내 쉬는 시간이 없는 직장을 갖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힘든 일이지만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다. 만약 누군가 당신이 어렸을 때“넌 어른이되면 하루에 10시간 이상 날마다 일하고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아 가족을 부양하면서 한 달 용돈 10만원으로 살아가야 해”라는 말을 했다면 어떻게 반응했겠나. 실감이 나지 않을 뿐더러 앞으로 인생이 참 재미없겠지? 일이 벌어지기 전부터 엄청난 일이 있을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봤자,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아이는 이미 태어났고, 그 아이는 부모의 스트레스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킬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니 당신까지 미리 스트레스를 얹어줄 필요는 없다.

 

 

 

 

 

“모유 수유 꼭 해라”

부모 맘은 이렇지만…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01년 9.8%에 그치던 모유 수유 비율이 2012년 37.4%로 늘었다고 한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23.4%를 크게 웃돈다. 즉, 우리나라 사람 다수는 모유 수유가 아기에게 가장 좋은 음식이란 걸 알고 있고, 그에 걸맞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뜻. 그러니 사람들은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 아기 엄마에게 일단 모유 수유를 하라고 이야기한다. 모성이 있다면 모유 수유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이다. 그러나… 모유 수유가 모든 엄마에게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통계적으로 전체 산모의 2~5%는 물리적으로 아기를 위해 충분한 모유를 생산할 수 없다. 또한 맞벌이 부부로 생계 활동을 하느라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이 사회는 암묵적으로 엄마라면 모유 수유를 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그래서 아기 엄마는 아기에게 2시간마다 30분씩 젖을 물리고, 그 사이 시간에 착유 기계로 젖을 짜고, 주변 사람들이 추천하는 모유 생산에 도움이 된다는 맛없는 허브와 이상한 음식을 먹게 될 수도 있다. 마치 우유를 제공하기 위해 사육 당하는 ‘젖소’처럼 말이다. 그건 아기 엄마에 대한 고문과 다를 바 없다. 그런 상황에서 모유 수유 관련 조언은 마치“모유 수유는 누구나 할 수 있어. 아마 네가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런 거야”라는 비아냥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즉, 당신이 위로 또는 조언이라고 던진 한마디는 산모를 구원하는 동아줄이 아니라 산모를 지옥의 불구덩이 한가운데로 차 넣는 격이란 말이다. 지금 모유 수유를 망설이는 아기 엄마는 뭔가 피치 못할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3달만 지나면 괜찮아진다”

부모 맘은 이렇지만… 고통스러운 분만 시간이 지나고 내 아이의 얼굴을 보면 고통 끝, 행복 시작 같겠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고통의 시작이다. 머릿속을 앵앵 맴도는 아이의 울음소리는 산모의 정신을 한없이 피폐하게 만들고, 가슴은 모유를 짜느라 매일 짓무른다. 기저귀는 너무 자주 갈아줘야 하고, 젖은 왜 이리 자주 줘야 하는 걸까? 그렇다고 아기를 우리에 넣어둘 수도 없는 일. 이때 주변 사람들은 곧 괜찮아질 테니 3개월만 참으라는 말로 당신을 달랜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이런 조언은 그들에게 ‘이미 10시간 정도 받은 물고문이 이제 96시간 정도 남았으니 조금만 참으라’는 말과 같다. 잠은 하루에 2시간 정도 겨우 자고, 아기는 그 무엇인가를 원하는 매 순간마다 15분 이상씩 세상 가장 슬픈 목소리로 울어댄다. 이 상황을 2달이나 더 참아야 한다는 건, 지금 이 지옥이 끝나려면 아직 2개월이나 더 남았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셈이다. 차라리 이렇게 말해보자. “아기는 나에게 주고 가서 좀 자렴.” 아마 초보 부모는 그 말을 해준 사람을 간이나 쓸개라도 빼줄 기세로 반길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첫 아기라도 주고 싶을 거다. (아니 어쩌면 바로 그 아기를 주고 싶을지도.)

 

 

“젖은 적당히 주는 게 좋아”

부모 맘은 이렇지만… 세상의 엄마들이 아기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가진 것도 아닌데, 아기가 먹는 젖의 양을 어떻게 세밀하게 조절을 하겠는가? 그저 우는 아기에겐 젖을 물린다. 그럼 아기는 먹고, 또 먹다가 토할 뿐이다. 그러나… 물론 아이의 잦은 구토는 의학적인 문제일 수 있다. 위산 역류 때문이거나 GERD(위식도 역류 질환)라 불리는 질병일 수 있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아기가 젖을 먹고 구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기가 140g의 젖이 필요하다고? 그럼 아기는 태연히 엄마가 주는 200g의 젖을 먹고 60g을 뱉어낸다. 아마 아기들은 예절 교육이 유전자 단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양을 남기는 게 무례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위산이 역류해 아기의 식도를 자극한다면 구토를 한 아기가 비통에 찬 목소리로 울기 시작하겠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 아기들은 태연히 토를 마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신이 할 일을 한다.

 

 

육아 관련 조언 중 가장 듣기 싫은 말 BEST 5

  • 1 아기가 우는 매 순간마다 “아기가 배고픈가 보다. 젖 줘라.”
    → 30분 전에 제가 젖 물리는 거 보셨잖아요?
  • 2 계절에 상관없이 “아기 춥다. 옷 좀 더 입혀라.”
    → 저희 아기 겨울에도 땀띠가 생겨요.
  • 3 내가 무슨 행동을 하든 “나 때는 그렇게 안 키웠다”
    → 그래서 아범이 저 모양인가 봅니다. A/S 부탁 드립니다.
  • 4 댁에 갈 때마다 “아직도 기저귀 차고 있니?”
    → 저희 아기 이제 8개월입니다. 혹시 손주 생일이 언제인지, 제가 누군지는 아시지요?
  • 5 아기가 우는 매 순간마다 “아기 좀 울리지 마라.
    성격 나빠진다.”
    → 이제야 어머니가 그런 성격을 가지신 이유를 알게 되었네요.

 

 

 

육아 관련 질문과 답변(아래 텍스트 참고)

제 자식은 제가 키울게요, 아기 낳고 나서, 출산의 고통보다 시어머니(또는 친정엄마)의 육아 참견이 더 힘들었다?

그렇다 44%, 아니다 26%, 글쎄 30%
 

아기를 키우면서 시어머니(또는 친정엄마)의 이런저런 잔소리가 도움된다?

안 된다 75%, 된다 25%
 

부모님의 방법으로 아기를 다루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냥 전부 잔소리 같다 15%, 경험이 많으시니 믿음이 간다 3%, 시대가 바뀌었다. 신뢰가 가지 않는다 74%, 기타(맞는 건 맞지만 아닌 건 아닌 거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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