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가 재테크에 미치는 영향

기사 요약글

연일 쏟아지는 재테크 정보 속에서 무엇을 취해야 할까? 핵심은 이슈부터 살피는 것이다. 그래야 향후 돈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기사 내용

 

미국 국채금리 상승

 

미 국채 10년물은 2.8%를 넘었고, 30년물은 3.1%대까지 치솟았다. 채권 금리 상승이 긴축 효과를 불러오면서 증시에 충격을 주고 있다. _<월스트리트 저널>

 

이슈 풀이

“도대체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는데 주식은 왜 급락하는 겁니까?”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최근 국채금리가 치솟은 건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됐다는 신호이다. 아직 뚜렷한 물가상승 움직임은 없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란 뜻이고, 이에 시중금리의 대표 주자 격인 미 국채금리 10년물과 30년물이 먼저 튀어 오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많은 사람이 당혹해하는 대목이다. 분명 인플레이션은 경기 활황일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으니까 물건값도 오르고 임금도 올라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기업 실적도 좋을 수밖에 없고 주식시장은 더 상승해야 이치에 맞다. 하지만 지금은 굉장히 다른 국면이다. 일단 국채금리가 오르는 속도와 폭이 너무 빠르다. 이렇게 되면 자본 입장에서는 마음을 바꿔 먹는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이를 잡기 위해 금리도 빠르게 상승할 테니 자본에게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채금리 상승이 일정 기간 이어지면 전반적인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현재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묶여 있는‘부채의 굴레’도 고려해야 한다. 원리금 부담에 가계가 휘청대면서 전반적인 내수경제가 얼어붙을 수 있다. 다수의 경제 뉴스에서“급격한 국채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라는 대목이 나오는 것도 결국 이 때문이다.

투자 포인트

금리 상승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단 미 국채금리 10년물 기준‘3%’를 기준선으로 잡자. 즉, 2~3월 중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그대로 3% 위로 치솟는다면 이때는‘위기’로 읽고 미국 경제지표가 너무 좋고 국내 수출 통계가 잘 나온다 해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이때는 현금 확보가 최선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서서히 이자를 주는 금리 상품에 진입하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만기를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경험상 시중금리가 한 번 오르면 2년 가까이 계속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자칫 3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해버리면 이후 접할 높은 이자율을 누릴 수 없게 된다.
또 한 가지. 외화예금도‘피난처’가 될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시중금리가 오르면 미 달러뿐 아니라 유로화, 엔화 등이 모두 원화 대비 강세로 돌변한다. 6개월~1년간 달러 외화예금에 현금을 보관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겠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국내 시장금리가 오름세인 가운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5%대를 돌파했습니다.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5.03%로 집계됐습니다. _YTN

 

이슈 풀이

“한국은행이 정한 기준금리가 연 1.5%인데 은행들 모두 도둑놈이네.”
많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질 것이다. 기준금리(정책 금리)가 연 1.5%인데, 주택이라는 그 좋은 담보를 잡고도 연 5%의 대출이자를 받아 가니까 말이다. 하지만 은행들도 나름 변명이 있다. 은행도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기 위해서는 어디선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시중금리가 빠르게 올라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이다. 즉 자신들의‘조달 금리’가 높아져서 은행들도 어쩔 수 없이 고객들에게 금리 상승분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은행채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문제는 그 수준. 예금금리는 그대로 둔 채 대출금리만 올리는 건 정말 오래된 악습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때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은‘드디어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 포인트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국내 부동산시장 투자 동향을 봤을 때, 대출을 끼고 주택을 산 일명‘갭투자’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를 경우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이자비용은 56만원이 늘어 364만원이 되고, 3% 포인트 오르면 168만원이 많아져 476만원까지 올라간다. 현재 원리금(원금+이자)을 함께 갚고 있거나 이미 과도하게 빚을 지고 있다면 대출 상환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따라서 급한 부채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는 고민스럽다. 당장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싶지만 시중은행들이 이미 고정금리대출에 높은 가산금리를 붙여놓았기 때문이다. 일단 금리 상승 추세를 확인한 뒤 주거래은행과 신중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부채를 줄이는 기본 원칙은‘높은 금리 순-월 부담 큰 순’이다. 하지만 개인 재무 상태에 따라 변수는 다양하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부채를 줄이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철진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주식투자 이기려면 즐겨라><자본에 관한 불편한 진실> 등 재테크 서적을 10여 편 집필한 국내 대표적인 경제 칼럼니스트다. SBS 라디오<정철진의 스마트 경제>를 2년여간 진행했으며 현재 지상파와 종편 등에서 시사경제 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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