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에서 기회 찾기! 농업으로 창업하기

기사 요약글

내 머릿속에‘창업’이라는 키워드만 넣어두면 세상에는 벤치마킹할 창업 아이템이 넘친다.

기사 내용

 

ITEM 귀농에서 기회 찾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프로그램을 확인하라

문재인 정부는 올해부터 약 39만 명의 신중년(50~60대)을 대상으로‘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귀농·귀촌의 성공을 돕기 위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귀농 창업 자금을 최대 3억원까지 연 2%로 지원하고 있으며 주택 구입 자금도 최대 7천50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한 농촌 체험을 할 수 있는 임시 거처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로 가보자. 지난해 충청남도에서 귀농귀촌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충남 부여시는 귀농인 농업시설 지원, 소규모 주택 개선 지원, 귀농인 농산물 생산 유통 개선 지원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곧 문을 여는 귀농인 희망센터에서는 귀농인에게 일정 기간 거주 공간을 제공하고 농업 창업과 영농 실습 체험 등을 지원한다. 귀촌인들을 위해서는 건축설계비, 생활 원예 텃밭 조성비, 심지어 집들이 비용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경상남도는 영농에 종사하는 귀농 5년 이내 만 65세 미만 귀농인을 대상으로 시설 개보수 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경상대, 부산대, 경남도립남해대학 등에 경남 귀농사관학교를 운영하며 귀농 희망자들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농식품 벤처-창업 지원특화센터가 설립돼 스마트 팜 등 고부가가치 첨단 농업기술 창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귀농이나 창농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밤을 새워야 할 정도로 많다. 이처럼 다양한 기회와 정부 지원이 풍부한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WHY 창농이 주목받는 이유

 

‘창농(귀농 창업)’은 2018년 창업 시장에서 가장 핫한 영역 중 하나이다. 뜨거워진 이유는 여러 영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먼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관계는 인구 변화이다. 현재 농촌지역은 급격한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농촌의 고령화 비율은 더욱 빠르다.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림어업인들의 고령인구 비율은 2015년 37.8%로 전체 인구 13.2%보다 2.9배가 더 높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앙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에서도 농촌으로의 인구 유입을 위해 귀농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현재 베이비붐세대들의 현실적인 경제 여건도 귀농을 고려하게 되는 요소 중 하나이다. 많은 신중년이 부모를 부양하고 자녀들의 교육과 결혼을 위해서 모든 것을 투자했다. 달리 말하면 은퇴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는 의미다. 도시에서의 창업은 자금이 만만치 않게 들 뿐 아니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1막 인생 못지않게 입에서 단내가 나는 생활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귀농할 경우 주거비가 현저히 줄어들고 농사를 위해서 임야나 땅을 구입할 경우 다양한 창농 자금 지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농지 임대 제도를 잘 활용하면 농지를 구입하지 않고도 임차료를 지불하고 농지를 빌릴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기회 요인이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기회이다. 4차산업 시대를 맞아서 농업과 농촌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신산업 분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물류시스템의 발달과 모바일 세상의 도래는 6차산업으로서 농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이전에 단순히 생산만 담당하던 1차산업인 농업이 2차산업인 제조 가공업, 3차산업인 서비스업을 통합해 6차산업으로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ASE어디서 성공 사례를 찾을까

 

농업에서 6차산업 아이템을 찾아라

연 매출 70억원의 농업회사 대표인 이길호 씨는 40대에 2,000만원을 갖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토마토 농사를 지었다. 시작은 1,000평짜리 비닐하우스였다. 초기에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아내와 트럭 행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돈을 벌면 규모를 키우는 한편 지역 토마토 농가와 연대해 생산과 판매, 수출에 힘쓰면서 지금의 회사로 키워 냈다.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하고 돼지 인공수정센터를 운영하던 이종영 씨는 우연히 경기도 이천시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농촌관광아카데미 교육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귀농했다. 그는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행까지 3년을 준비했다. 현재 그가 운영하는 돼지 농원과 박물관은 농산물 생산과 가공, 체험관광이 어우러진 6차산업의 전형적인 모델이 됐다.
들기름을 성공적인 6차산업으로 성장시킨 사례도 있다. 정훈백 씨는 20년간 부모님이 운영하던 기름집을 발전시켜 성공했다. 그는‘스페인에 올리브유가 있다면 한국에는 들기름이 있다’는 신념과 슬로건으로 생들깨를 압착한 생들기름을 가공해 수출 상품화했다. 그는 충북 음성에 자리를 잡고 들깨 작목회를 창립해서 직접 재배는 물론 이웃 농가들의 들깨를 수매해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들깨 생산·가공, 들기름 체험 교실, 들깨 교실을 운영하면서 단순한 농업을 6차산업으로 확장시키면서 부가가치를 높였다. 아내와 함께 포도 농장을 운영 중인 60대 조도선 씨는 원래 프랑스어 교사였다. 그는 프랑스의 포도 농장을 방문했다가 감명을 받고 50대에 귀농했다. 2만㎡ 규모의 농장을 부부의 노동력만으로 운영한다. 봉지 씌우기 등의 과정을 줄여 노동력을 최소화했고 체험 농장으로 만든 것이 비결이다. 조 씨는 농장에서 매년 청포도 축제를 열어 수확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현장 직거래 판매도 한다.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마이스터로 선정돼 귀농인들에게 포도 재배법을 전수해주고 있다.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제주도에 반한 김 씨는 은퇴 후 제주도로 이주해 작은 귤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재배하는 귤은 노지 귤이다. 하우스 귤과 달리 노지 귤은 특별히 손품을 팔 일이 별로 없다. 판촉 활동도 특별히 하지 않는다. 귤 수확 철이면 지인들의 선물용 주문이 쇄도하기 때문. 재배 규모가 크지 않아 큰돈이 되는 건 아니지만, 평소에는 제주도의 힐링 라이프를 즐기는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

 

HOW TO어떻게 적용할까

 

사전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라

모든 창업이 그렇듯이 귀농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시장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귀농·귀촌 인구 중 제대로 교육을 받은 사람은 3% 정도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창업 준비 기간은 보통 1년 정도가 적합하다고 한다. 하지만 귀농은 그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체험까지 거친 뒤에 창업하는 게 좋다. 일터는 물론 사적인 영역에서도 관계와 놀이, 휴식 등 삶의 터전과 환경이 송두리째 바뀌기 때문이다.
귀농 교육을 실행하는 기관은 정부나 지자체를 비롯해 민간기관, 사회적기업들까지 아주 다양하고 풍부하다. 지역별로 운영되는 농업기술원이나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지원센터 등에서 장단기 과정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내 귀농교육센터에서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를 얻는 한편 귀농 관련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또한 교육을 받으며 먼저 귀농할 것인지 귀촌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귀농이란 농업을 업으로 하면서 사는 것이고, 귀촌은 농촌에 살면서 취미로 농사를 짓는 것이다. 귀농인지 귀촌인지에 따라서 거주해야 할 지역이나 재배 작물이 다르다. 만약 농업을 업으로 한다면 그만큼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전 체험을 하며 귀농이 잘 맞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서울시에서는‘체류형 귀농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개월에서 11개월 동안 농촌에 살면서 귀농 교육을 받으며 적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현재 충복 제천, 충남 금산, 경북 영주, 전남 구례, 전북 무주 등에서 체험할 수 있다. 또 거주지역이 정해지면 정부나 해당 지자체의 귀농귀촌지역센터를 찾아가 구체적인 상담과 교육을 받아보는 게 좋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처럼 선도형 농가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아서 정착하는 사례도 많다. 또한 산림청에서는 임야를 활용해 수익성 농업을 하는 귀산촌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임업진흥원의 귀산 입문 강좌를 비롯해 귀산촌 교육을 40시간 이상 이수하면 3억원까지 창업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농업이 6차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창농인에게 요구하는 자질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6차산업 환경에서 농업은 철저하게 과학적이고 기업적인 운영을 해야 하므로 경영 자질을 보유한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귀농이라는 단어에 얽매여 농사에만 관심을 기울일 게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과 유통에도 능숙해져야 한다.

 

TRY어떻게 해야 성공할까

 

농사 전문가가 되려면 100번은 농사를 지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적어도 5년 10년을 생각하고 도전해야 하며 근면해야 한다. 가급적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귀농을 생각하고 도전하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최근에는 스마트 팜이 인기를 얻으면서 5억원, 10억원씩 투자해서 규모를 갖춰 출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패 시 재산상의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하므로 되도록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는 것이 낫다. 농업은 경험이 중요하므로 연습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가장 주의할 것 중 하나가 대출이다. 다른 창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대출이 쉽다 보니 부동산투자나 부정한 목적으로 대출금을 전용하는 사례도 많은데 이 또한 금물이다.
창업은 업종 선택이 중요하듯이 귀농도 재배할 작목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유행을 덜 타면서도 수익성 있는 틈새 작물을 찾아야 한다. 작물의 생육 메커니즘, 수확 후 관리 방법은 물론, 시장의 유통 방식과 마케팅까지 미리 고민해야 한다. 성공한 사례만 보고 너무 과다한 수익을 꿈꾸는 것도 삼가야 한다. 억대 농부 자리에 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2016년 기준 농가의 연평균 매출은 3,700만원이며 여기서 농업경영비 2,500만원을 제하면 대부분 농가의 소득이 1,200만원 정도이다. 고령 농부가 많고 전업률이 낮아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한 귀농 사례도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현지민들과의 관계 관리도 중요하다. 지역 주민의 텃세와 냉대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 좋다. 지역 모임에 가입하고 지역민들의 일손을 돕고, 그들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도와주면서 겸손하게 사귀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이경희
한국 창업 컨설팅업계의
대모. 한국의 소상공인, 중소기업 창업 경영에 정통한 전문가로서 그동안 만난 창업자와 기업가가 10만여 명이 넘는다. 저서로는<이경희 소장의 2020 창업 트렌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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