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창직의 시대! 아름다운 길 연구가

기사 요약글

이제 창직의 시대다. 그동안 쌓아온 경력과 지식, 네트워크, 관심사를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스스로 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창직 사례에서 나만의 일을 직접 설계해보자.

기사 내용

 

아름다운 길 연구가

 

아름다운 길 연구가란?

길과 인문학에 대한 관심, 새로운 여행에 대한 요구를 활용한 창직 모델이다. 아름다운 길을 발굴하고, 그 길 위에 인문학의 빛깔을 칠하는 직업으로,‘아름다운 길’이란 공간으로서 아름다운 길은 물론이고, 사람의 아름다운 길을 포함하고 있다.

하는 일은 ▶ 아름다운 길 발굴, 길 관련 콘텐츠 개발

아름다운 길을 발굴하는 것이 주 업무다. 또, 여행과 길에 콘텐츠를 입히는 연구도 한다. 그렇게 만든 결과물로 공공기관, 도서관, 기업체의 의뢰 목적에 맞춰 여행을 기획해 진행한다. 여행 인문학을 강연하거나 직접 여행 팀을 이끌며 길 위에서 만나는 공간과 사물을 통해 자기를 돌아보게 한다. 그가 진행하는 여행이 다른 여행과 차별되는 포인트 중 하나는 무릎 친화적 코스라는 점. 천천히 느리고 게으르게 걷기가 전제 조건으로, 서울 여행의 경우‘동반흙반 길(동네 길 반+흙길 반)’이다. 길 위에서 느끼고 생각할 수 있어야 공간과 대상을 향유하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직 프로세스 1단계

 

관심사 찾기→ 관심사에서 아쉬움 찾기→ 차별화 포인트 찾기
아름다운 길 연구가는 마흔 무렵에 인생 2막을 준비하던 김성주 씨가‘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를 고민하다 찾은 직업. 그는 지도를 펴고 낯선 공간을 찾아갈 때 느낀 설렘과 행복감에 주목했다.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여행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여행을 제2의 직업으로 삼기에는 해설사, 가이드 등 이미 수많은 전문가가 뛰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의 해법은‘여행할 때 가장 아쉬웠던 점 찾기’ 였다. 그는 이미 개발된 여행 코스보다 소외된 길과 풍경에 관심이 많았다. 또 여행에서 삶을 성찰해보고 싶었다. 그는 창직을 통해 이런 갈증을 해소하고자 했다. 내 관심사에서 해소되지 않은 갈증이 새로운 일 찾기에 동기부여를 한 것이다.

 

창직 프로세스 2단계

 

지식 쌓기→ 나만의 콘텐츠 개발→ 창직
그는 새로운 길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하며 기존 여행 방식과 차별화를 모색했다. 바로 여행과 길에 인문학을 접목한 것이다. 인문학은 최근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는 키워드이자 여행과도 잘 어울리는 분야였다. 창직 콘셉트를 잡은 이후 관련 전문가가 되기 위한 지식 쌓기에 힘을 쏟았다. 먼저 아름다운 길을 발굴하기 위해 전국에 숨어 있는 길을 찾아 나섰다. 또한 그 길에 인문학을 입히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다. 문학, 역사, 철학, 생태, 예술 등 관련 독서는 기본, 영화도 3000편 이상을 관람하며 인문학적 지식을 쌓았다. 다양한 기관에서 운영하는 전통문화지도사, 국내 여행 안내사, 서울 도성 문화해설사, 한강 유역 수생태해설사, 에코아카데미, 숲생태 아카데미 입문 과정, 들풀 심화과정, 지구숲지킴이, 즐거운 청년생태학교, 관악산숲가꿈이 양성 과정, 숲아카데미, 진로 현장 코칭지도사 등의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관련 교육과정은 여행과 길에 인문학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그 실마리를 푸는 데 도움이 되었고 창직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창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수입을 얻는 직업으로서의 창직은 남과 차별화된 나만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며 현재까지 서울 40여 곳, 서울 근교 10여 곳, 우리 땅 여행 코스 20여 곳, 기타 40여 곳 등 총 100곳이 넘는 길을 발굴했다. 그는 자신이 발굴한 코스에 인문학을 입혀 여행 팀을 이끌고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짰다. 특히 봄가을에 매주 진행하는‘서울여행’이라는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 120차까지 진행했다.
그만의 여행 인문학 강좌도 만들었다. 그간 발굴한 길과 여행에 대한 연구 결과를 50회 차 강의로 묶은 것. 이렇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개발하며 세상에‘아름다운 길 연구가’란 명함을 선보였다.

아름다운 길을 발굴하기 위해 전국에 숨어 있는 길을 찾아 나섰다.

수익 구조는 ▶ 강의와 탐방 프로그램

여행 인문학 강의와 여행 기획·진행이 수입의 양대 축이다. 공공기관과 공무원 연수원, 공공도서관 등의 인문학 강의 강사비는 2시간 기준 50만원 내외. 현장 진행의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에 강사비를 더 받는다. 현재 1주일에 평균 2일 정도 강의를 진행한다. 현장 경험이 쌓일수록 인문학적 지식과 성찰은 깊어지기 마련. 즉 연차가 오래될수록 발전 가능성도 더 커지는 직업으로, 보수도 그만큼 오를 가능성이 크다.

청주 오송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전망은 ▶ 등산 인구, 맞춤형 여행 증가로 지속성과 확장성 커

최근 프로그램 대상과 콘텐츠의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 인문학이 남녀노소에게 통용되는 주제이다 보니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년은 물론, 취업 준비생, 대학생 멘토링, 군인의 병영 독서 코칭 등까지 확장되고 있어 전망은 밝은 편이다. 다만 후발 주자라면 어느 정도 시장이 성숙할 때까지는 일의 가치와 즐거움에 비중을 두고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모든 창직의 과정이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야만 길고 긴 시간 동안 참고 견뎌낼 수 있다. 인고의 결실은 달콤하다. 나만의 평생직업이 탄생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고 더불어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여를 함으로써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활동이 바로 창직(創職)이기 때문이다.

 

원포인트 레슨 ▶ 어디에도 틈새는 있다

사실 창직 관점에서 보면 전 국민의 여가 문화인 여행은 흔하디흔한 테마다. 새롭게 가치를 두고 남다른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란 의미다. 그런데 아름다운 길 연구가는‘어디에도 틈새는 있다’는 것을 보여준 창직 사례다. 취미에 불과한 여행을 통해 그동안 느낀 불편함과 아쉬움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빚어낸 결과인 것. 이렇듯 나만의 새로운 직업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곁에 있지만 보지 못하고 간과할 뿐이다. 실제 창직자 대부분이 자신의 관심사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주변에 산재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길을 발굴하며 사용한 노트(사진 아래)와 볼펜을 차곡차곡 모아뒀다.

 

창직 선배에게 듣는다 interview

 

Q 왜 창직을 결심했나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법률사무소에서 사무장으로 일했어요. 일하면서 변호사가 되려고 공부했죠. 그런데 소송 업무에 치인 어느 날, 법원 문을 나오는데 문득‘내가 꼭 변호사를 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 후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인생 2막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했어요. 법률책을 버리고 진짜 내 심장이 뛰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더라고요. 그 일이 제겐 여행이었지요. 그래서 여행을 테마로 창직하게 됐습니다.

Q 새로운 직업을 창조하는 일인데, 창직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이 길을 가본 사람이 없다는 것이지요. 내 콘텐츠를 스스로 기획하고 개발해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접근해야 합니다. 이 분야에서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으로 도전했어요.‘베스트 원이 아니라, 온리 원’을 꿈꾼 거죠.

Q 직업 홍보는 어떻게 하나요?

카페, 블로그, 연구소를 개설해 제 프로그램과 관련 강의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에서 강의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여행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도 옵니다. 관련 강좌가 거의 없어서인지 공공기관에서 재의뢰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또 제 강의와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들과는 카페에서 교류하며 계속 인연을 이어갔고요.

Q 창직 이후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끊임없이 연구 개발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만들어놓은 내용만으로는 지속할 수가 없습니다. 했던 것을 반복하면 소비자는 금세 알아차립니다. 스스로도 재미와 의미를 찾기 어렵고요. 끊임없이 콘텐츠를 개발하고, 강의안을 구성하고, 현장을 재답사하는 일이 이 직업의 전제 조건입니다. 그래서 의뢰받은 일정이 없을 때는 주로 현장 답사를 하고 콘텐츠 연구에 주력합니다. 영화를 보고,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고, 낯선 곳으로 여행도 가고요. 제가 신선함을 유지해야 여행 참가자도 감동합니다. 덕분에 저를 찾는 사람과 기관이 점점 늘고 있어요. 많은 분이 힘들지 않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창직한 거잖아요. 그래서 일이 곧 재미있는 도전이자 미션이에요. 제가 만든 프로그램이 곧 제 작품이고요. 작품을 감상한 분들이“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어떻게 이렇게 멋진 길과 풍경을 찾아내서, 인문적 스토리로 연결할 수 있나?”“여행을 통해 진짜 삶과 행복을 성찰하게 되었다”는 소감을 전할 때 느끼는 보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Q 어떤 사람에게 아름다운 길 연구가를 추천하나요?

자신의 전문 분야나 특별한 취미가 있고 그것을 여행과 길로 연결할 수 있는 사람, 폭넓은 독서와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인문적 소양과 인문적 상상력이 깊은 사람,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많은 사람, 가슴이 따뜻한 사람, 소통 중심의 리더십이 있고 활달하고 외향적인 사람, 성찰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중 한두 가지만 갖춰도 괜찮습니다. 경력 단절 여성이나 인생 2막을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 직업에 도전해보라고 추천합니다.

이정원
국내 1호 창직 전문가로 기존에 없던 직업과 직무를 개발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잡 크리에이터다. 현재 한국창직협회 회장, 대안 대학 한국창직종합학교 이사장, 미래직업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창직이 미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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