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병 여부와 면역력 수준까지 파악해주는 NK세포 활성도 검사

기사 요약글

단 1ml의 혈액으로 암 발병 여부부터 면역력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NK세포 활성도 검사는 과연 미래 건강검진의 청사진일까?

기사 내용

NK세포 활성도 검사 팩트 체크

 

면역력 열풍의 다른 이름, NK세포

유병 장수의 시대,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생길지 모를 이상을 찾아 없애고 싶어 한다. 흉흉한 마음은 지푸라기도 잡게 하는 법. 그래서 의학에도 유행이 있다. 요즘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면역력은 아직까지도 꽤 유효한 지푸라기 중 하나다. 이것만 강해지면 모든 병을 이기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 듯하다.

면역력. 일명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인 NK세포 열풍 역시 이런 연장선에 있다. NK세포는 혈액 속 백혈구의 하나로, 우리 몸속에 암세포나 특정 바이러스 등 나쁜 것이 침투했을 때 그것에 맞서 싸운다. 면역력이라는 모호한 단어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이런 흐름에 NK세포의 활성도를 측정해 신체 이상 여부를 밝히는 검사도 등장했다. 이를 통해 암은 물론 간염, 만성피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당뇨병, 고지혈증 등 NK세포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각종 질병의 유병 가능성과 발병 여부를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내 몸 면역력의 척도를 알려준다는 것.

국내 기업 에이티젠에서 최초 발명한 NK세포 활성도 검사인 ‘NK뷰키트’는 최근 건강검진 항목 중 하나로 채택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다양한 언론 보도와 극찬이 과연 진실이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분명 따져볼 필요가 있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란?

중요한 것은 NK세포의 수가 아닌 세포의 활성도, 즉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느냐다. 검사는 NK세포가 얼마나 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검사 결과가 500(pg/ml) 이상이면 정상. 정상 경계치는 250~500, 주의 100~250, 이상 100 미만이다.

주의나 이상 단계면 질병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병에 걸리면 NK세포 활성도가 300 이하로 낮아진다. 연세암병원 암예방센터에서는 “암에 걸리거나 스트레스 혹은 피로가 심하면 NK세포 활성도가 낮아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서울 시내 대형 병원과 인천 한림병원, 일산병원 등 전국 30여 곳의 대형 병원에서 검사받을 수 있고 비용은 5만원에서 10만원 선이다.

 

 

FACT CHECK 1. 기존 건강검진을 대신할 수 있다?

기존 건강검진으로 확인할 수 없던 면역 상태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대체할 수는 없다. 상호 보완 관계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로 모든 질병의 발병 여부와 그 가능성을 측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NK세포 활성도가 저하되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진 질병은 백혈병이나 암 등의 악성종양 질환, 성인병, 다발성경화증, 영양장애, 만성피로, 크론병, 후천성면역결핍증, 건조증후군, 자가면역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신장 질환 등이다.

면역력과 관계된 질병의 수와 종류가 다양한 만큼 질병의 유병 여부를 의심할 수는 있지만 확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면역력은 음주나 수면 부족, 과음, 스트레스나 잘못된 생활 습관 등 후천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해당 검사를 통해 수치가 낮게 나왔다 해도 그것이 반드시 질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절대 지표는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다만, 면역력을 수치화했다는 점에서 기존 건강검진과 병행한다면 개인의 건강 상태를 좀 더 다각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FACT CHECK 2. 암 발병 여부를 알 수 있다?

NK세포는 세포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면역세포다. 그래서 기존에도 NK세포를 분석해 암 투병 환자의 상태를 추적했다. 그만큼 암 분야에서는 믿을 만한 지표로 분석된다. 현재 보조적이기는 하나 암 환자의 치료 경과를 추적하는 방법 중 하나로 사용되기도 한다.

암 환자의 경우 암세포가 NK세포의 활성도를 떨어뜨리는 물질을 분비해 항암 면역력을 떨어트린다. 따라서 암 유병 여부를 파악할 때 NK세포 활성도는 꽤 유용한 지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서는 NK뷰키트의 원리인 ‘NK세포 활성 자극 인터페론감마 효소 면역 분석법’이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환자의 세포면역 활성도 측정을 통해 환자 상태와 치료 경과를 모니터링하는 데 안정적이고 유효한 검사라고 인정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단순 암 발병 여부보다 기존 암 환자의 상태 추적에 더 용이하다는 것이다.

 

FACT CHECK 3. 쉽고 빠르다?

사실 이 검사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전에도 측정은 가능했다. 다만 방사성동위원소 양을 분석하는 방법이라 시간이 오래 걸려 비용이 높았다. 최근의 검사 열풍은 새로운 검사법 개발 때문이다.

NK뷰키트는 NK세포가 활성화할 때 나오는 물질인 인터페론감마 양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덕분에 금식할 필요도 없으며, 단 1ml의 피만 채혈해 48시간이면 분석이 끝난다.

어느 병원을 택해 검사를 시행하느냐에 따라 검사 결과를 분석하는 시간이 상이할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2~3일이면 결과가 나온다.

 

FACT CHECK 4. 면역력을 수치화한다?

NK세포는 체내에 바이러스나 암세포 등이 침입했을 때 가장 먼저 움직여 다른 면역세포에 신호를 보낸다. 그만큼 NK세포가 얼마나 잘 활동하는지가 면역력의 정도와 연결된다는 것이 각종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출시한 기업 측의 의견이다.

그러나 인체 면역체계 내에서 NK세포의 비중은 10% 정도이며 나머지는 다른 면역세포가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전문가 사이에는 NK세포 활성도만이 면역력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최근 언론을 통해 ‘NK세포 활성도라는 지표 하나만으로 개인의 면역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펴기도 했다.

또한 NK세포 활성도는 과로, 스트레스, 술, 약 등 외부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결과=면역력’의 일원화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다만 지금까지 면역력을 수치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 검사는 면역력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비교적 구체화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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