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박람회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기사 요약글

기사 내용

 

매년 500여 건이 넘는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박람회별 참가 업체 수는 평균 151개, 평균 참관 인원은 1만2725명이다. 불과 3~4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특정 주제 아래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그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1만 명 이상 그곳을 찾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는 박람회를 잘 활용해서 실질적인 경제효과를 거두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박람회가 많이 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람회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상품 서비스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박람회는 세계적으로 산업 발달의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 한 시대의 진보를 이끈 세계적인 제품들이 박람회 이후에 등장한 사례가 많다. 1851년 런던만국박람회에 증기기관차가 전시된 후에 내연기관차, 전기기관차가 나타났고 1853년 뉴욕박람회 개최 후에는 모스 전보기가 출시됐다. 1876년 미국 박람회 이후에는 전화기가 출시되었으며, 1885년 앤트워프 세계박람회 개최 이후에 세계 최초의 상용 자동차가 출시됐다. 그 후 모스 전보기와 전화기는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으로, 내연기관차는 지하철, 고속열차 등으로 발전했다. 이렇게 산업을 이끌 새로운 제품들이 박람회에서 선보이거나 특정 산업의 최신 정보가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박람회는 창업의 보고가 된다.

 

keyword 1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눈여겨보라

 

클리닝 업체를 운영 중인 김 씨는 해외 박람회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회사 퇴직 후 유럽 여행을 갔다가 마침 방문한 도시에서 열린 박람회장을 찾았다. 둘러보던 그는 클리닝 환경 분야 사업체들을 보며 놀랐다. 클리닝 분야가 다양하고 세분화돼 있었던 것.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였고 관련 정보를 꼼꼼히 수집해 돌아와 창업에 나서 현재 관련 분야에서 성공 가도를 달린다.

 

주머니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박 씨는 박람회 업체의 제안으로 사업 아이템을 찾은 경우다. 외식업 창업을 구상 중이던 그는 식품 관련 박람회장에서 한 중소기업에서 출품한 설비를 보고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자 설비업체에서 그에게 그 기계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설명하면서 주머니 샌드위치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그 후 박 씨는 해당 설비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정보를 수집했고 매장을 열었다. 주머니 샌드위치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무척 좋았다. 박 씨는 사업 모델과 노하우를 표준화해 프랜차이즈 사업에까지 뛰어들었다.

 

국·반찬 전문점을 운영 중인 정 씨는 아내의 부업을 위해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를 찾았다가 창업한 경우다. 그는 작은 분식 업종을 고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람회장에서 상담하며 혼밥 혼술 문화가 확산되고 주부들이 점차 가정에서 요리하는 것을 귀찮아한다는 점을 새삼 알게 됐다. 박람회 참가 이후 주말마다 반찬 매장들을 찾아 상담한 결과 유망 사업이라고 판단해 창업에 도전했다. 1억4천만원을 투자한 매장은 현재 월 2천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려견 간식 사업을 하는 유 씨는 박람회에서 사업 방향을 정한 경우다.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그는 처음에는 놀이 삼아 반려견을 데리고 관련 박람회를 찾았다. 이를 계기로 매년 박람회를 찾으면서‘나도 관련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것. 그 후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고 정보를 찾으면서 사업 모델을 구체화해 창업에 이르렀다. 유 씨는“박람회장은 정보의 보고다. 몇 달이 걸려도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을 한자리에서 만나고 직접 상담까지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말한다.

 

 

keyword 2

정보만 수집하고 의사 결정은 바로 하지 마라

 

많은 사람이 아이템 선정을 놓고 고민한다. 박람회는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유용한 기회를 제공한다. 창업 성공의 첫 출발은 아이템 선정이다. 그런데 어느 분야에 도전할 것인지를 정하고도 창업을 망설이는 이유는 사업 모델과 경쟁 우위 때문이다. 중식당이라는 업종을 정한다고 바로 창업할 수는 없다. 메뉴, 가격대, 인테리어, 입지, 테이블 세팅 등 디테일한 요소들이 모두 결정되어야 실행할 수 있다. 그런데 박람회는 업종을 정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업종을 선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이미 업종을 선정한 사람들에게는 사업을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다듬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커피 전문점을 창업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커피만 팔아 돈을 충분히 벌 수 있을까 생각할 것이다. 그에 적합한 박람회는 커피나 베이커리 관련 박람회다. 식품 박람회도 가볼 만하다. 테마 카페를 기획한다면 여행, 플라워, 레저, 북, 가드닝, 출판, 반려동물 박람회 등을 찾아서 아이디어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박람회를 트렌드와 상품, 전략 수립에 관한 정보를 얻는 장소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반면 창업 아이템 선정을 위한 의사 결정 장소로 여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가 그렇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20개가량 운영하는 이 씨는 “박람회에서는 정보만 수집하지 의사 결정을 하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박람회장은 영업에 목마른 브랜드들이 많이 참가하므로 참가 브랜드 중 신선함을 잃은 브랜드도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 정보를 얻고 관련 시장과 신상품의 경향을 파악하는 것은 몰라도 영업 사원의 ‘밥’이 되지는 말라는 것이 이 씨의 조언이다. 영업 사원보다는 경영자나 개발자 등과 직접 이야기할 수 있다면 행운이다.

 

keyword 3

관심 분야를 정하고 연관된 정보를 검색하라

 

박람회를 창업 준비에 적극 활용하려고 마음먹었다면 먼저 박람회 정보부터 수집해야 한다. 박람회 관람에는 수평적 전략과 수직적 전략이 있다. 먼저 수평적 전략이란 연관 분야의 산업까지 두루 살피는 것이다. 수평적 전략을 위해서는 관심 있는 사업과 연관 분야의 키워드를 정리해야 한다. 가령 투자자를 모아 소형 빌딩을 건축해서 분양하는 것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건축 관련 박람회는 물론 전원주택, 건자재 박람회, 부동산 박람회, 재테크 등 다양한 주제의 연관 산업 박람회 정보를 검색해보는 게 좋다. 수직적 전략이란 특정 주제와 관련된 산업을 뿌리부터 잎사귀까지 보는 전략이다. 가령 베이커리 전문점에 관심 있는 창업자라면 제빵 관련 박람회는 물론이고 제빵 설비를 볼 수 있는 박람회와 각종 제빵 재료를 볼 수 있는 식품 박람회에까지 참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업과 사업에 박람회를 어떻게 활용할까?

 

박람회에 가면 제일 먼저 관람객 등록을 한다. 그러면 다음에도 박람회가 있을 때마다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무료입장권이 오기도 한다. 또 반드시 해당 박람회 참가 업체 리스트가 적힌 책자를 구매한다. 당연히 그다음은 박람회 참가 업체 브로슈어를 수집하는 것이다. 첫날은 그 정도만 해도 된다. 수집한 브로슈어를 가져와서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면서 공부하고 관심을 끄는 제품이나 기업, 새로운 기술이나 상품을 발견하면 방문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게 좋다.

 

그런 후 궁금한 점을 메모해서 다음 날 다시 박람회장을 찾아야 한다. 사업가들이 대형 박람회를 샅샅이 살펴보기 위해서 2박 3일간 시간을 비운다. 첫날 자료 수집, 당일 저녁 정보 검색, 둘째 날과 셋째 날 관계자 미팅으로 일정을 잡으면 2박 3일이다. 물론 박람회에서 얻은 정보에만 의존해서 의사 결정을 하는 건 금물이다. 어디까지나 박람회는 정보를 얻는 자리이다. 관람, 브로슈어 수집, 사진 촬영 그리고 관계자와의 간략한 미팅까지가 박람회의 역할이다. 사업 모델을 진전시키는 것은 그 후에 이뤄져야 한다. 박람회를 트렌드와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안테나로 간주하는 것이 좋다. 국내보다는 해외 박람회, 국내 박람회 중에서도 완제품보다는 부품이나 설비 관련 박람회에서 더 깊고 심층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트렌드를 읽는 데 박람회를 활용하려면 매년 관람하는 게 좋다. 그래야 달라지는 시장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박람회가 열리면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세미나나 콘퍼런스가 함께 개최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초보자에게는 필수 코스다.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