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조우하는 곳, 다대포와 몰운대

기사 요약글

발걸음을 유혹하는 부산 다대포 그리고 몰운대. 강원도 태백에서 1,300리 길을 흘러내려온 낙동강이 마침내 바다와 조우하는 곳. 그곳에 다대포와 몰운대가 나란히 놓여있다. 바닷길을 따라 울창한 숲과 해변이 공존하는 그곳에 꿈을 꾸듯 환상적인 낙조가 펼쳐진다. 하늘이 파랗게 물든 어느 가을 오후, 다시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이유다.

기사 내용

 

 

부산의 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사하구는 낙동강의 종착지이다. 이 지역은 비옥한 삼각주가 발달해 있고 이로 인해 유입된 토사로 사빈砂濱이 멋스럽게 해안을 이룬다. 또한 갈대밭이 끝없이 펼쳐져 생물이 서식하고 자생하는데 필요한 천혜의 조건을 두루 갖춘 생명의 보고이기도 하다.

 

때문에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철새들이 찾아들어 새로운 삶의 보금자리를 틀고 거대한 군무를 이뤄 하늘을 뒤덮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다대포와 몰운대는 그런 사하구의 대표 여행지이다. 다대포의 드넓은 바다를 노랗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낙조와 잘 꾸며진 해변공원과 분수, 부산을 대표하는 절경 몰운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산을 보여줄 것이다.

 

 

 

 

꿈의 낙조를 찾아 떠나는 곳, 다대포

 

 

낙동강이 빚어낸 모래톱은 다대포에 반월형으로 휘어진 천연의 사장을 만들어 놓았다. 길이 900미터, 폭 100미터의 넓은 다대포 해수욕장의 백사장 앞에 서니 해안가에 지어진 어느 학교의 운동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이 넓은 백사장에서는 여느 해변의 그것과는 다른 풍경을 자주 마주칠 수 있다.

 

한 때는 뜨거운 여름을 불태우는 락 페스티벌의 현장으로 그 이름을 떨쳤는데, 최근에도 종종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들을 개최하며 수많은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가을의 백사장 위에서 ‘바다미술제’가 열리기도 했다. 너른 백사장 위를 장식하던 여러 작품들. 그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키가 훤칠한 거인. 아마도 그 거인이 기다리는 것은 바다 너머로 붉게 물드는 노을이 아니었을까. 부산 사람들이 그 어떤 풍경보다도 아낀다는 다대포의 낙조, 그 풍경은 이곳에서 맞이 하는 꿈결 같은 유혹이다.

 

 

Info. 다대포의 역사

 

 

‘큰 포구가 많은 바다’라는 말에서 유래한 이름 다대포는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日本書紀에 다다라多多羅라는 지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부산에서도 일본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어 일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으며, 일찍부터 왜구의 출몰이 잦았다. 그런 이유로 다대포는 국방의 요충지로 발전했는데, 이곳에 유서 깊은 기록이 하나 남아있다. 임진왜란 당시 다대포 첨사였던 윤흥신과 그의 동생 흥제가 이곳 주민들을 이끌고 왜군을 맞아 격렬하게 항전하다 결국 전사한,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져오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바닥 분수, 꿈의 낙조 분수

 

 

다대포의 모래사장을 빠져나오니 아담한 공원이 기다린다. 바다와 육지 사이에 놓여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바다를 들고나는 어민들이 잠시 쉬어 갔을 것만 같은 곳. 그곳에 만들어진 작은 쉼터는 그 풍경만으로도 하나의 여행이 된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와 숲 사이로 흐르는 냇물이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아 머물러가게 만드는 해변공원, 그 입구에 다대포의 또 다른 명물이 있다.

 

지난 2010년 처음 모습을 선보인 다대포 꿈의 낙조 분수. 다대포의 낙조만큼이나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름이다. 이정표를 따라 찾아간 곳에서 분수가 어디 있을까 둘러봐도 그 모습을 쉽게 찾을 수가 없다. 그저 널따란 광장만이 말없이 기다리고 있을 뿐. 그때 바닥에서 수백 가지의 물줄기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도 오른 세계 최고의 바닥분수가 아직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초가을의 오후를 촉촉이 적신다. 어디선가 나타난 사람들이 분수 속으로 뛰어든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보는 것만큼이나 시원한 오후가 다대포에 펼쳐졌다.

 

 

Info. 해변공원

 

 

2015년에 조성된 다대포 해변공원은 가벼운 산책과 가족 나들이에 좋다. 세족장, 샤워장, 주차장 등을 비롯한 각종 편의 시설 및 생태탐방로, 잔디광장, 해수천, 체육시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구름 속에 잠긴 섬, 몰운대

 

 

호탕한 바람과 파도 천리요.
만리 하늘과 몰운대는 흰 구름에 묻혔네.
새벽바다 돋는 해는 붉은 수레바퀴.
언제나 학을 타고 신선이 온다.

 

 

조선시대 동래부사 이춘원은 몰운대를 이렇게 노래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부산의 경치 좋은 9개의 절벽 중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몰운대. 구름 낀 날이면 그 속에 잠겨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여 몰운대라는 이름을 얻게 됐는데 아마도 신선이 올 것처럼 신비스러운 모습이 아니었을까. 16세기 까지 섬이었던 이곳은 지금은 흙과 모래가 퇴적되어 다대포와 연결된 육지가 되었다. 다대포 해수욕장을 빠져나오자 식당들이 줄을 지어 손을 흔든다. ‘금강산도 식후경’, 바닷가를 바라보며 식당에 앉았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몰운대는 어딘지 귀엽다. 마치 작은 공룡 한 마리가 오후의 낮잠이라도 즐기고 있는 듯 엎드려 졸고 있는 것만 같다.

 

식당을 나오면 금방 경사가 가파른 몰운대 입구. 울창한 소나무 숲을 따라 유유자적 걷는 길은 오후의 햇살을 잊은 푸른 녹음이 짙게 배어있는 길이다. 얼마 가지 않아 조선시대의 객사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 모습에서 몰운대가 기록하고 있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떠오른다. 부산포해전, 임진왜란 당시 대승을 거뒀던 그 전쟁에서 이순신 장군의 우부장으로 공을 세운 녹도만호 정운 장군이 선봉에 나가 혈투를 벌이다 순절한 곳이 몰운대이다. 정운 장군은 몰운대의 ‘운’자가 자신의 이름 ‘운’과 음이 같음을 들어 ‘내가 이곳에서 장렬하게 왜놈들과 싸우다 죽을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목숨을 다한 충정을 몰운대는 오늘도 기억하고 있다.

 

 

Info. 주의할 것!

 

 

몰운대는 군부대가 위치한 군사지역이다. 대부분의 지역이 통제가 풀려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하지만 ‘정운공 순의비’ 는 군사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출입이 불가능하다. 출입 통제 지역에 무심코 들어가지 않도록 유의하자!

 

 

 

 

함께가볼만한 곳

 

 

을숙도 철새공원

 

 

낙동강 하구에 토사가 퇴적되어 형성된 하중도河中島로 한때는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였다. 1966년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된 이곳에는 다양한 수생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낙동강의 자연환경을 마음껏 관찰할 수 있는 생태 체험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A.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남로 1240
T. 051-209-2000

 

 

낙동강하구 에코센터

 

 

을숙도 철새공원에 있는 생태관으로 이 지역의 자연 생태를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상 3층 건물의 에코센터는 상설 전시실, 체험존, 탐조대, 미니 도서관과 영상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구답사, 갯벌체험, 탐조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A.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남로 1240
T. 051-209-2000

 

 

감천문화마을

 

 

1950년대 태극도 신앙촌 신도와 6·25 피난민의 집단 거주지로 형성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 마을로 산자락을 따라 오밀조밀 모여 있는 집들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오래된 건물들과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길, 그곳을 수놓은 마을 미술 프로젝트들이 한데 어울려진 마을이다.

 


A.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내2로 177-11 하늘마루
T. 070-4219-5556

 

 

아미산 전망대

 

 

세월이 빚은 축복의 땅, 모래섬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낙동강 하구의 삼각주, 저녁노을, 모래섬, 철새, 낙조 등 천혜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다. 또한 낙동강 하구의 모습과 삼각주의 형성 과정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유명한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A.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낙조2길 77
T. 051-265-6863

 

 

Tip. 해안누리길 ‘몰운대 길’

 

 

다대포와 몰운대는 천천히 걸으며 중간 중간 펼쳐지는 풍경을 음미하며 둘러보는 것이 좋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 재단이 선정한 전국의 걷기 좋은 해안길 중 하나인 몰운대 길도 마침 이 지역을 지난다. 또한 부산 갈맷길 4-2코스 ~4-3코스 중 일부에 속하기도 한다.

 


Course : 노을정 휴게소 - (0.2km) 꿈의 낙조 분수대 - (0.2km) 다대포 해수욕장 입구 - (0.1km) 몰운대 입구 - (0.7km)몰운대 객사 - (0.2km) 자갈마당 - (0.1km) 전망대-(1km) 화손대 - (1.5km) 몰운대 입구
총 4km, 약 2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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