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많이 먹을수록 살이 빠진다?

기사 요약글

매일 삼겹살을 먹으면서 살을 뺐다는 ‘고지방 다이어트’가 화제다. 그런데 이렇게 고기 비계를 막 먹어도 되는 걸까?

기사 내용

 

 

 

 

지방을 많이 먹을수록 건강하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어야 살이 빠진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한 지상파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후, 말 그대로‘장안의 화제’다. 요지는 이렇다.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은 탄수화물인데,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면 우리 몸이 대체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쓰게 되고 그래서 체지방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송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프로젝트에 참여한 4명의 참가자는 4주간 식사의 50% 이상을 지방으로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15% 이하로 줄였더니, 체중이 빠지고 비만과 관련된 호르몬 수치가 좋아졌다. 살을 빼고 싶다면 버터와 삼겹살을 먹으라니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있을까?

 

 

 

 

그러나 삼겹살을 맘껏 먹어도 된다는 것은 착각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지방을 많이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탄수화물을 가능한 한 안 먹는 것이다. 하루에 탄수화물 섭취를 50g 미만, 밥으로 치면 2/3공기 정도만 먹어야 된다. 정제 탄수화물인 설탕, 단맛이 나는 양념, 고구마와 당근 같은 뿌리채소 등도 되도록 먹지 않는다.

 

쉽게 말해, 삼겹살을 먹고 싶은 만큼 구워 쌈 채소와 먹는데 밥은 한두 숟가락만 먹는 식이다. 달걀이나 치즈는 곁들여도 되지만 돼지갈비처럼 달달한 양념에 재운 고기는 안 된다. 즉, 핵심은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몸에서 지방이 더 잘 탄다는 것이지, 지방을 많이 먹어야 더 잘 탄다는 것이 아니다. 먹던 대로 먹으면서 기름진 음식만 더 먹는다면‘고지방 저탄수화물식’이 아니라 그냥 살찌는 한 끼 식사다.

 

 

 

 

여전히 고기 지방은 위험하다

 

 

사실 지방은 좀 억울하다. 과거에는 지방이 나쁘다고 해서 무조건 안 먹으려고 했지만 지방은 나쁜 영양소가 아니다. 지방은 비타민을 비롯한 각종 영양 성분의 흡수를 도와주고 열량 소비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심장 질환과 우울증, 치매, 관절염 위험을 낮추고, 견과류의 지방은 내장 지방이 분해되는 것을 돕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가공식품에 함유된 트랜스지방과 동물성기름에 함유된 포화지방이다. 이와 같은 지방은 암이나 성인병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그런데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바로 이와 같은 나쁜 지방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고기를 좋아해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솔깃했다면 고기를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럼 지방이 많은 고기는 먹지 말아야 한다?

 

 

육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편견은 지방에서 나온 것이다. 붉은 고기 지방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 함량이 높지만 붉은 살코기만 놓고 보면 고기는 떨어진 기력을 회복하고 체력을 증진하는 훌륭한 보양식이다. 철분, 아연, 비타민 B12 등 풍부한 필수영양소가 풍부할 뿐 아니라 흡수율이 높은 질 좋은 단백질의 공급원이다. 암 환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속설과는 달리 병원에서도 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나 수술 직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의 환자식에 고기를 꼭 포함시킬 정도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육류 섭취가 권장량보다 부족하다.

 

특히 65세 이상은 면역력 강화와 근육 감소 예방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육류를 섭취해야 한다. 다만, 이왕이면 포화지방이 적은 종류 또는 포화지방이 적은 부위로 선택한다. 고기를 지방 함량에 따라 저지방, 중지방, 고지방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저지방은 닭고기,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살코기, 중지방은 돼지고기 안심, 소고기 등심과 안심, 고지방은 껍질 붙은 닭고기, 돼지 족발, 삼겹살, 소갈비 등이다. 그러니 고기를 먹고 싶다면 되도록 저지방군에서 선택하자.

 

 

게다가 지방이 콜레스테롤을 높인다는데?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간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음식의 콜레스테롤은 웬만큼 많이 먹지 않고서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지 않는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70%는 간에서 만들어지고, 30% 정도만 음식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음식의 콜레스테롤은 너무 많이 들어오면 흡수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럼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주요 요인은 무엇일까? 바로 포화지방이다. 포화지방을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많이 만들어지고 결국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 그러니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걱정이라면 음식 속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포화지방을 걱정해야 한다.

 

 

 
 
 

지방도 잘 먹으면 약

 

 

모든 지방이 건강의 적은 아니다. 다만, 지방은 종류가 다양하니 몸에 좋은 지방으로 섭취하자는 것이다. 특히 지방은 양보다 질이 중요한 영양소다. 지방의 종류에 따라 어떤 지방은 심장과 혈관의 건강을 지켜주지만, 어떤 지방은 위협을 주기도 한다. 아무리 몸에 좋은 지방이라고 해도 많이 먹으면 칼로리 과잉 섭취로 비만이 될 수 있으니 이 역시 건강에 해롭다. 지방은 가급적 적게, 이왕이면 좋은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원칙이다.

 

 

포화지방은 무조건 피한다

 

 

포화지방은 고기의 하얀 지방과 버터, 치즈 등 우유에 함유된 동물성 지방이다. 상온에서는 고체로 존재하고 가열하면 액체가 된다. 식물성기름인 팜유와 야자유에도 포화지방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몇 년 전 커피믹스에‘돼지 목살급’ 지방이 함유되어 있다고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 이는 커피 크림을 팜유로 만들기 때문이다.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 :닭 껍질, 돼지 족발, 삼겹살, 소갈비, 프랑크 소시지, 소기름, 돼지기름, 버터, 치즈, 생크림 등

 

 

불포화지방은 적정량 섭취한다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카놀라유 같은 식물성기름이다. 불포화지방은 혈액 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어 각종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조리에 식물성기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따로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 그 대신 연어, 고등어, 삼치 같은 등 푸른 생선은 일주일에 2~3번, 견과류는 매일 한 움큼 정도 챙겨 먹는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은 지방도 많이 먹으면 비만의 원인이 되므로 총섭취칼로리에 주의한다.

 

불포화지방이 많은 식품 :콩기름, 참기름, 들기름, 옥수수유, 카놀라유 등 식물성기름, 등 푸른 생선의 기름, 견과류

 

 

트랜스지방은 포화지방보다 해롭다

 

 

트랜스지방은 좋은 콜레스테롤까지 없앤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가공식품에 대한 트랜스지방 사용이 금지되었을 정도로 건강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 트랜스지방은 지방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일종의 변종 지방으로 마가린과 쇼트닝이 대표적이다. 고소함과 바삭함을 주기 때문에 가공식품에 많이 사용된다. 식물성기름에 반복적으로 음식을 튀길 때에도 트랜스지방이 만들어진다.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려면 이런 음식을 적게 먹는 방법밖에 없다.

 

트랜스지방 많은 식품 :마가린, 감자튀김, 닭튀김, 전자레인지용 팝콘, 도넛, 케이크, 과자류 등

 

 

좋다고 많이 먹으면 독

 

 

그럼 구체적으로 얼마나 먹어야 될까? 건강 식단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당뇨 식단에서 어느 정도 해답이 보인다. 세끼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이 골고루 함유된 음식을 먹는다고 했을 때, 지방은 총섭취칼로리의 25% 이내가 적당하다. 50~64세 성인에게 필요한 칼로리가 남성 2200kcal, 여성 1800kcal라고 하니, 이것을 기준으로 하면 남성은 550kcal, 여성은 450kcal를 지방으로 섭취하면 된다.

 

절반 정도는 식사 중 고기나 생선으로 섭취하고, 나머지는 참기름이나 들기름 같은 식물성기름을 조리할 때 3~5작은술 정도 넣고, 간식으로 매일 견과류를 먹으면 된다.

 

 

 
 

좋은 지방 계산기 식물성기름(들기름, 참기름, 콩기름,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 1작은술 = 45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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