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게 하는 곳, 마카오

기사 요약글

DREAMS OF 96HRS IN MACAU

기사 내용

제주의 1/60 크기에 불과한 마카오, 그 작은 도시를 여행하는데 시간은 얼마나 필요할까. 이틀이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지만 4일의 시간은 빛의 속도로 지나갔다. 그리고 돌아오는 배낭 속에 가득 담아야 했던 아쉬움들. 그것은 마카오 사람들의 꿈, 마카오를 찾은 이들의 꿈, 96시간 동안 1초에 하나씩 나를 유혹하던 마카오의 꿈들이었다.

과거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던 마카오는 지금도 당시의 모습들이 잘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에 의해 선정된 수많은 세계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이국적인 모습들은 그들의 본류인 중국의 문화와 조화를 이루고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풍경과 경험을 제공한다. 마카오는 또한 세계적인 카지노 도시로 명성을 이어왔으며 최근에도 끊임없는 투자와 노력으로 MICE와 쇼핑, 미식 등을 위해 찾아오는 여행객들로 더욱 빠르게 성장 중이다.
서울의 종로구만한 작은 크기의 마카오는 때문에 짧은 일정에도 꼼꼼하게 둘러볼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도시이다. 마카오 반도, 타이파, 코타이, 콜로안. 서로 다른 네 곳의 마카오가 만들어내는 낮과 밤의 무수히 다른 얼굴들. 다이내믹 마카오! 그 꿈같은 세상으로 빠져든다.

PENÍNSULA DE MACAU | 세나도 광장에서 성 바울 성당까지

30여 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이야기하는 마카오의 역사가 마카오 역사지구Historic Centre of Macao안에 모여 있다. 서양문화와 중국의 첫 만남 이후, 마카오에 그려진 포르투갈의 풍경을 천천히 걸으며 둘러 볼 수 있는 곳. 마카오 한가운데에 위치한 마카오 타워에 오르면 마카오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고, 어둠이 내린 남반호수 주변은 마카오 카지노의 대부 스탠리 호의 야심과 욕망을 불씨삼아 휘황찬란하게 옷을 갈아입는다.

 

세나도 광장Senado Square

평일 오후이지만 마카오 역사지구 여행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세나도 광장의 번잡함은 자신의 명성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붉은 중국식 고택 조형물을 중심으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낸 유럽풍의 건축물과 낡은 물결무늬 타일이 먼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여행객들로 인해 분주하지만 단정한 모습의 분위기 때문인지 잠시 가로수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풍경을 즐겨도 좋을 것 같다. 파스텔 톤 건물들 사이의 좁다란 골목길은 잘 차려입은 여인들의 포토존. 매거진의 화보 촬영을 따로 하고 싶은, 그런 광경이다.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있는 건물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그 욕심은 조금 더 커지고 만다. 특별히 꾸미지 않은 것 같은 빈티지한 실내장식과 가끔씩 모습을 드러내는 이곳 사람들의 모습에 자꾸만 눈길이 돌아간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지는 마음은 여기저기 입구를 서성이게 만든다.

 

성 도미니크 성당St. Dominic’s Church

마카오 최초의 성당인 성 도미니크 성당은 유럽 각지에서 만나는 대성당들처럼 거대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쁘장하다. 노란색과 초록색 그리고 하얀색이 잘 혼합되어 세밀하고 정교한 무늬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바로크 양식의 건물. 성당 앞 광장 주변의 땅값이 마카오에서 가장 비싸다는 소문을 증명이라도 하듯 온종일 많은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이 소박한 성당 안에 들어서면 잠시 세상과는 단절된 느낌이 든다. 실내 역시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하고 있어 고개를 숙인 채 숙연히 기도를 드리는 한 신자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Info. 육포 거리

성 도미니크 성당에서 성 바울 성당으로 이어지는 좁고 짧은 골목. 한국 여행객들이 육포 거리라고 부르는 약 150미터의 이 골목 입구 앞에서 그만‘헉!’하고 놀라움을 토해내고 만다. 공중에서 보면 골목 안이 검고 노란 사람들의 머리만 보일 것 같은 모습에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망설여지지만 막상 골목에 들어서니 걱정은 사라지고 즐거움만이 가득하다. 맛도 종류도 다양한 각종 소스에 소고기, 돼지고기를 말려 만든 마카오 최고의 길거리 음식 육포와 아몬드가 고소하게 씹히는 쿠키 등 마카오의 대표적인 주전부리들이 이곳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즐거운 건 끊임없이 무료 시식이 가능하다는 점, 마카오를 찾은 가난한 배낭여행자라면 이곳에서 한 끼 정도는 충분히 해결 가능할 것 같다.

성 바울 성당의 유적& 예수회 기념 광장Ruins of St. Paul’s& Company of Jesus Square

육포 거리에서 조금씩 모습을 보이던 성 바울 성당이 예수회 기념 광장에서 훤하게 드러난다. 마카오 여행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 같은 언덕 위 성 바울 성당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 제를 올리던 고대 역사 속의 제단을 떠올리게 한다. 하느님과 닿을 수 있는 곳, 그래서 성당이 지어지던 그때도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위엄과 자태를 잃지 않고 우리 앞에 서 있는 건 아닐까. 광장에서 성당으로 오르는 계단은, 그렇게 천국으로 가는 계단으로 우리의 발길을 이끈다. 오래전 화재로 이제는 전면만이 남아 화려한 옛 영광은 잃어버렸지만 성 바울 성당을 찾은 이들은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 묘한 카리스마가 여전히 곳곳에서 꿈틀대고 있다. 벽면의 부조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동서양의 세계관에서 찾아낸 그 오묘한 가치와 정신들이 지금도 살아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밤의 성 바울 성당은 잠시 그 강인한 모습을 내려놓고 온화하고 부드러운 빛을 밝힌다. 곳곳에서 엷은 미소가 하늘하늘 피어나는 시간이다.

Info. 함께 가볼만한 곳

- 성 안토니오 성당St. Anthony’s Church :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 포르투갈인들이 이주 초기 이곳에서 결혼식과 장례식을 많이 올려‘꽃의 성당’이라고 불리게 됐으며, 지금도 결혼식이 자주 열린다. 우리나라의 김대건 신부상과 발등 뼈 조각이 안치되어 있어 한국 여행객들도 자주 찾아오는 곳이다.

- 대성당& 광장Cathedral& Cathedral Square : 1622년 경 성모마리아를 위해 지어진 성당으로 최초에는 타이파에 지어졌으며 마카오에서 가장 중요한 가톨릭 성당 중 한 곳이다. 1999년 마카오가 중국으로 반환되기 이전까지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던 곳으로, 마카오의 총독이 이곳에서 그의 재임권을 내려놓는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성당 앞 광장에는 커다란 분수와 십자가가 있으며 밤이면 유럽의 정취가 가득한 휴식공간이 된다.

- 나차 사원Na Tcha Temple : 성 바울 성당 우측에 자리한 작은 사원이다. 뜬금없이 성당 바로 옆자리에 위치하고 있어 더욱 눈길이 가기도 한다. 어린아이 모습의 중국 신 나차를 모신 사원으로 나차는 무예에 능하면서 귀신을 쫓는 능력이 있다. 이 사원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사원 옆에 포르투갈 전통 방식으로 지어진 오래된 구시가지의 성벽이 일부 남아있다.

PENÍNSULA DE MACAU | MGM에서 Grand Lisboa까지

 

MGM Grand Macau

신용카드 세 장을 얹어놓은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MGM 그랜드 마카오의 입구는 거대한 황금사자상이 지키고 서있다. 잠시 눈을 맞춘 뒤 들어선 호텔 로비는 사자상의 남성스러움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모든 연령의 여심을 사로잡기에 단‘1’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예술적 감각이 로비에서부터 황홀하게 펼쳐진다. 로비를 지나자 MGM의 시그니처인 실내정원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그랜드 프라싸Grand Praca라는 이름의 이 실내 정원은 포르투갈 리스본의 기차역 모습을 그대로 가져온 커다란 공간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전시회가 열리는 예술의 장이기도 하다. 화려한 색감의 유리공예로 만들어낸 나비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거대한 물기둥 속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눈앞에서 유유히 떠다닌다. 밤의 그랜드 프라싸는 또 한 번 옷을 갈아입고 여행객을 맞이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화려한 조명으로 분위기는 점점 로맨틱해지고, 정원 안의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는 이들의 얼굴에도 이곳을 밝히는 조명의 알록달록한 색상들이 물들어간다.

식사를 마치고 정원을 나와 잠시 호텔 속을 걷는다. 그저 길이 안내하는 대로 걸을 뿐이지만 두 눈은 끝도 없이 호강하는 기분. 호텔 내의 거의 모든 공간이 고급스러운 예술품 전시장이기 때문이다.
www.mgmmacau.com

Info. MGM Art Space Exhibition

그랜드 프라싸에서 2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전시공간인 Art Space가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미술 전시가 열리며, 가격 역시 무료이기 때문에 한 번쯤 들러보면 좋다.

Info. 추천 맛집

Pastry Bar

MGM 지하에 위치한 Pastry Bar는 컬러풀하고 달콤한 향이 가득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매일 오후 2시부터 이곳만의 팬시하고 특별한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으며, 샐러드와 파스타, 인디언 커리 등도 맛볼 수 있다.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는 바닐라 시폰케이크 위에 빨간 딸기가 먹음직스러운 스트로베리 바닐라 시폰Strawberry Vanilla Chiffon으로 가격은 MOP 248이다.
 

영업시간 : 10am~8pm
www.mgmmacau.com/pastry-bar

 

Wynn Macau

MGM에서 나오자 또 하나의 아름다운 건물이 조명을 밝히고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한 불빛으로 럭셔리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윈 마카오. 그곳에 어둠이 내리면 특별한 볼거리가 있어 걸음이 더욱 빨라진다. Performance Lake에서 매일 밤 매 15분마다 펼쳐지는 분수쇼 때문이다. 호텔의 조명이 옅어지고 음악이 시작되면서 분수가 뿜어져 나온다. 분수 뒤로 펼쳐진 그랜드 리스보아의 화려한 조명과 분수쇼의 조명이 더해져 순식간에 작은 호수 위로 3분간 빛의 판타지가 펼쳐진다. 얌전한 듯 보이던 윈 마카오의 겁 없는 변신! 그리고 이제 막 오픈한 그들의 야심작 코타이 윈 팰리스에서의 새로운 분수쇼를 마음껏 기대하게 한다.
www.wynnmacau.com

 

Grand Lisboa

마카오 반도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을 꼽으라면 뜻밖에도 그랜드 리스보아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마카오 카지노계의 전설이자 마카오 최초의 호텔을 건설한 스탠리 호는 마카오 반도 어디에서도 그랜드 리스보아를 볼 수 있게 이 건물을 설계했다. 또한 독특한 외관은 시선을 더욱 강렬하게 잡아끄는데 이 건물 자체가 용의 머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 아래의 마카오 대교가 몸통이 된다고 한다. 때문인지 마카오 반도의 밤 역시 그랜드 리스보아와 바로 옆에 위치한 호텔 리스보아가 가장 화려한 빛을 뽐낸다. 그랜드 리스보아내부에 들어서자 스탠리 호가 소장한 값진 미술품과 보물 등이 로비를 가득 채우고 있다. 세월이 깊은 고미술품에서부터 200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까지. 그리고 함께 전시된 스탠리 호의 얼굴은 오늘날 마카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www.grandlisboahotel.com

 

TASTE OF PENÍNSULA DE MACAU

레스토란테 리토랄Restaurante Litoral

하얀 2층 건물의 레스토란테 리토랄은 전형적인 매캐니즈 레스토랑이다. 가족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안락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이 곳은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와 깔끔한 음식으로 유명하며 비교적 많은 좌석을 갖추고 있어 점심시간에도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에피타이저로 Garlic Shrimps, Codish Cake가 인기가 많고, 메인 요리로는 LA갈비와 닮은 Grilled Short Ribs, 게살에 커리향이 잘 베여있는 Curry Crab, 마카오의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인 African Chicken 그리고 특이하게도 한국식 양은 냄비에 담아져 나오는 Seafood Rice가 대표적인 메뉴이다. 마카오 1번 부두 앞, 아마 사원에서 3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A. Rua do Almirante Séigo 261-A, R/C, Macau
T. 2896-7878
www.restaurante-litoral.com

 

돔 갈로DOM GALO

돔 갈로의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포르투갈에 동화 마을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부터 찾아든다. 밝은 노랑으로 채색된 테이블보와 의자가 홀 중앙의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을 받아 더욱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원색의 갖가지 소품과 그림으로 치장한 세심함이 이곳의 매력 속으로 순식간에 빠져들게 한다. 눈이 즐거우면 입도 자연스레 즐거워지기 마련. 타이파에 위치한 GALO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30년 가까이 대를 이어오고 있는 이 집의 음식들 역시 눈과 입을 동시에 즐겁게 해준다. 도가니와 채소를 섞어 만든 Slice Knuckle Salad, 이 집만의 노하우가 소스 속에 숨어있는 African Chicken, 오징어 먹물로 맛을 내고 싱싱한 해산물로 장식한 스파게티, 고소한 머쉬룸 소스가 일품인 비프스테이크 그리고 포르투갈에 가야만 제대로 맛을 볼 수 있다는 대구 요리 Bacalhau 등이 돔 갈로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요리들이다.
 

A. Avenida Sir Anders Ljung Stedt R/C, AF.-AG., Macau
T. 2875-1383

 

TAIPA | 타이파 빌리지 산책

포르투갈의 옛 정취를 제대로 누리고 싶다면, 매캐니즈 음식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정답은 타이파다. 포르투기스Portuguese들이 가장 포르투갈을 닮은 마을이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곳으로 마카오 반도나 코타이와는 사뭇 다른 마을 풍경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젓한 마을 안에 스며있는 빈티지하지만 풋풋한 사람 냄새가 타이파 빌리지를 새로운 여행의 행선지로 바꿔놓았다.

 

타이파 주택 박물관Taipa Houses Museum

타이파 빌리지 여행을 타이파 주택 박물관에서 시작. 아쉽게도 보수 공사 때문에 박물관의 소장품들도, 온전한 건물의 모습도 확인할 수 없지만 주변의 잘 정돈된 분위기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져 온다. 걷기 좋은 산책로를 따라가면 카르멜 성모 성당Our Lady of Carmel Church과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 쿤하거리까지 이어진다. 마카오 반도의 역사지구에서 만났던 건물들 보다는 더욱 아늑하고 소박해 보이는 파스텔톤 건물들이 주택 박물관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대신해준다.

 

카르멜 성모 성당Our Lady of Carmel Church

1885년 지어진 카르멜 성모 성당은 주택 박물관 바로 옆 한적한 마을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을의 작은 성당인 만큼 아담한 크기의 이 성당은 웨딩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성당 앞 광장에 홀로 서 있는 돌십자가와 어우러져 인상적인 풍경을 자아내며, 야간에도 불을 켜고 운치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쿤하거리Rua do Cunha

한적하던 마을을 지나자 사람들로 북적대는 골목이 나타난다. 타이파 빌리지의 먹자골목인 쿤하거리는 이미 한국 여행객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곳이라 젊은 한국인 여행자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이곳이 타이파의 중심이면서 최고의 명소라는 사실이 잘 믿기지 않지만 이 짧은 골목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하다. 마카오 반도의 육포 거리보다 더 짧은 골목이지만 분주함만큼은 뒤지지 않아 보일 정도. 육포 거리가 그렇듯, 이 골목에도 육포를 굽고 자르며 호객하는 사람들, 쿠키통을 들고 골목으로 나와 쿠키를 나누어주는 사람들이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육포와 쿠키를 파는 상점과 언젠가 이름을 들어봤던 유명 포르투갈 음식점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주로 찾는 중국 음식점과 길거리 음식들이 한데 어울려 있으니 마카오의 맛이 이 짧은 골목에 모두 모여 있는 것 같다. 어김없이 무료 시식을 즐기며 지나치는 풍경을 만끽하는 것만으로 즐거움이 넘쳐나는 골목, 산책길의 백미가 아닐까.

 

봄베이로스 광장Bombeiros

쿤하거리를 빠져나오면 봄베이로스 광장으로 이어진다. 아주 작은 광장으로 특별한 볼거리는 없지만 일요일이면 이곳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 광장에서 쿤하거리 입구를 바라보면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진 건물을 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가 더해진다.

 

팍타이 사원Pak Tai Temple

팍타이 사원은 도교 사원으로 바다의 수호신인 팍타이 신을 모시고 있다. 팍타이 신은 이곳에서 악의 왕을 물리쳤다고 전해지는데, 이 사원은 1844년 세워진 것으로 타이파에서 가장 큰 사원이다. 타이파 카모에스 광장에 자리 잡고 있으며 어둠이 깔리면 바로 옆의 유럽풍 레스토랑과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타이파 콜로안 역사박물관Museum of Taipa and Coloane History

타이파와 콜로안의 현대 정치와 경제적 발전상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박물관이다. 모두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에서는 콜로안 지역에서 발굴한 역사적 유물 등이, 2층에서는 고대 농업과 수공품, 타이파와 콜로안의 건축 모습의 현재와 미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성인 기준 입장료는 MOP5이다.

 

TASTE OF TAIPA

갈로GALO

마카오 반도의 돔 갈로와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타이파의 갈로가 먼저 문을 열었다. 때문에 내·외관 모두 돔 갈로에 비해 고전적인 분위기가 훨씬 강하게 느껴진다. 돔 갈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포르투갈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쿤하거리 입구에 들어서면 거리 한가운데 내걸린 큰 간판으로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카사 드 타파스Casa de Tapas

안토니오와 골목길을 두고 마주하고 있는 카사 드 타파스는 다양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곳이다. 1층은 바, 2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며 테라스로 이용되는 옥상은 특히 야간에 큰 인기를 끈다.

 

안토니오Antonio

마카오의 유명 쉐프 안토니오가 직접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타이파 콜로안 역사박물관에서 쿤하거리 방향으로 조금 걷다 보면 작은 골목 안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의 외부 벽면에는 매년 수상한 미슐랭 가이드 추천 레스토랑 인증서 등을 비롯한 다양한 수상 경력들이 붙어 있어 안토니오의 명성을 잘 보여준다. 아담하지만 포르투갈의 정서가 잘 표현된 내부 분위기는 이곳을 찾아오는 또 하나의 이유. 이곳에서는 셰프 안토니오의 얼굴이 표현된 라벨을 부착한 안토니오 와인도 맛볼 수 있는데, 셰프 안토니오가 직접 포르투갈에서 생산해 들여온 와인이다. 메뉴에 한국어 표기가 있어 주문이 편리하다.
 

A. Rua dos Clerigos No. 7, Old Taipa Village, Taipa, Macau
T. 2888-8668
antoniomacau.com

 

코찌냐 피노키오Cozinha Pinocchio

봄베이로스 광장에 위치한 코찌냐 피노키오는 1977년 작은 식당으로 시작해 지금의 3층 빌딩으로 성장한 맛집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정갈하면서도 가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며, 포르투갈식과 광동식 요리가 혼합된 매캐니즈 요리를 선보인다.

 

포르투갈리아PORTUGALIA

팍타이 사원 옆 좁은 골목을 따라 타이파 콜로안 역사박물관 방향으로 올라가면 고급스러운 2층 건물의 레스토랑이 나타난다. 이름만 봐도 포르투갈 요리 전문점임을 알 수 있는 포르투갈리아. 이 레스토랑은 포르투갈 맥주집으로 1925년 리스본에서 첫 문을 연 후 포르투갈 내 약 20여 지역에 분점을 갖고 있으며, 마카오의 타이파 점이 해외 1호점이다. 포르투갈 현지에서 파견된 전문가가 직접 가게 운영을 맡고 있는 이 레스토랑은 모든 음식을 포르투갈 전통 스타일대로 식탁에 올린다. 특히 쌉쌀한 포르투갈 맥주 안주로 그만인 포르투갈 바비큐 소시지는 즉석에서 불쇼에 가까운 전통 방식으로 구워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식탁에 올라오는 모든 요리가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훌륭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맛 또한 한국인의 입맛에 비교적 잘 맞는 편으로 편안하게 포르투갈 전통요리와 디저트,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다. 추천 요리로는 구운 해산물이 먹음직스러운 Mariscada Portugalia, 스페셜 소스 위에 비프스테이크가 살짝 담겨 나오는 Bife, 돼지고기와 조개가 함께 양념된 Carne de Porco 등이 있다.
 

A. Rua Dos Mercadores n. 5, Taipa, Macau
T. 6280-3992
www.portugalia.com.mo

 

덤보DUMBO

봄베이로스 광장에서 팍타이 사원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덤보는 이미 한국에서도 맛집으로 소문난 레스토랑이다. 비교적 큰 규모의 대형 레스토랑으로 많은 좌석을 갖추고 있어 단체 여행객들도 찾을 수 있는 곳이지만, 식사시간이면 늘 테이블이 가득 차고 대기줄도 길게 늘어서는 곳이다. 아기 코끼리 덤보가 커다랗게 그려진 입구 간판이 흥미로운 이 레스토랑은 현지의 유명 스타들도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포르투갈 해산물 요리가 이 집의 메인 메뉴다. 특히 살짝 짠맛이 느껴지지만 중독성 강한 맛으로 계속해서 손이 가도록 만드는 커리크랩은 이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로 밥에 살살 비벼 먹어도 맛이 괜찮아 한국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Fresh Vegetable Salad, Grilled Spareribs 등의 메뉴가 괜찮은 편이다.
 

A. Rua do RegedorLoja a R/C, Hei Loi Tang Kong Cheong, Taipa, Macau
T. 2882-7888

 

COTAI STRIP

카지노와 호텔, 그 두 이름으로 마카오의 하루는 그 어느 곳보다도 길다. 그리고 그 두 이름은 코타이에서 비로소 클라이맥스에 오른다. 타이파 섬과 콜로안 섬 사이를 매립하여 새로운 땅을 만든 자리에 들어선 코타이의 초특급 복합리조트들은 그렇게 마카오의 지형을 바꿔놓으며 이제 마카오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여전히 진행형인 코타이의 미래는 자신들이 비추는 불빛처럼 여전히 밝기만 하다.

 

베네시안 마카오The Venetian Macao Resort Hotel

코타이에 들어서니 하늘 높이 솟은 마천루 사이로 웅장한 건물 하 나가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아시아에서 실내 공간이 가장 넓고 세계에서 제일 규모가 큰 카지노가 있는 베네시안이다. 마카오를 찾은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곳을 찾아온다는 말이 틀리지 않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베네시안에 모여있다. 베네시안을 찾는 것은 단순한 숙박의 개념도 쇼핑과 오락을 위한 개념도 아닌, 한 도시로의 여행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베네시안의 입구에 들어선 순간, 우리는 마카오에서 이미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www.venetianmacau.com

 

그랜드 캐널 숍Grand Canal Shoppes

베네시안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 그랜드 캐널숍에는 그랜드 캐널Grand Canal, 마르코 폴로 캐널 Marco Polo Canal, 산 루카 캐널San Luca Canal, 이렇게 3개의 운하가 흐른다. 파란 인공 하늘 아래 촘촘하게 늘어선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물들이 줄을 지어 멋진 도시를 연출하고, 그 도시 한가운데에 만들어진 운하 위로 유유히 곤돌라가 떠다닌다. 곤돌라의 뱃사공은 청명한 목소리로 세레나데를 선사하며 여유롭게 노를 저어간다. 영화에서 보던 그림 같은 한 장면을 만나는 순간이다.

 

Info. 추천 맛집

밤부 Bambu

베네시안 1층에 자리 잡은 아시안푸드 뷔페 밤부는 마카오 호텔 뷔페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식사시간이면 언제나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줄을 서는 경우가 많은데, 준비된 요리는 약 100가지에 이른다.
 

영업시간 : 11am~3pm(점심) / 6pm~10pm(저녁)
가격 : HKD208+VAT(점심) / HKD278+VAT(저녁)

 

씨티 오브 드림즈City of Dreams

베네시안과 함께 코타이 스트립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씨티 오브 드림즈의 위용 또한 베네시안 못지않은 모습이다. 크라운 호텔Crown Hotel, 하드 락 호텔Hard Rock Hotel, 그랜드 하얏트 마카오Grand Hyatt Macau가 하나의 단지를 이루고 베네시안과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 위풍당당하기만 하다. 밤이면 각각의 빌딩들은 비와 파도, 소용돌이를 표현하는 조명들로 더욱 화려하게 빛을 낸다.‘물’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똘똘 뭉친 씨티 오브 드림즈의 꿈을 내부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한다.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영상 속에서 나타난 신비로운 인어, 마카오 여행의 머스트 시Must See로 꼽히는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이 모든 것들 속에서 마카오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꿈의 도시를 발견한다.
www.cityofdreamsmacau.com

 

Info. 씨티 오브 드림즈의 미슐랭스타 레스토랑

- 더 테이스팅 룸The Tasting Room : 2016 미슐랭 가이드 2Star에 선정된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들어서는 순간 우아하고 럭셔리한 분위기에 압도되는 곳이다. 최고급의 유럽 정찬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마카오에서 최대의 고급 와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크라운 호텔 3층에 위치하고 있다.
www.cityofdreamsmacau.com/en/dining/detail/tasting-room

- 제이드 드래곤Jade Dragon : 2016 미슐랭 가이드 2Star에 선정된 차이니즈 레스토랑으로 입구에서부터 고급스러우면서도 오묘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신선한 제철 재료로 만들어 환상적인 데코레이션을 가미한 중식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블리바드The Boulevard 쇼핑몰 2층에 위치하며 비교적 가격이 비싼 편이다.
www.cityofdreamsmacau.com/en/dining/detail/jade-dragon

- 신지 바이 카네사카Shinji by Kanesaka : 2016 미슐랭 가이드 1Star에 선정된 일식 레스토랑이다. 정갈하고 깔끔한 분위기로 일본의 정통 일식집을 연상하게 하는 분위기. 점심과 저녁 세트메뉴로 준비된다. 크라운 호텔 1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소 찾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단점이 있다.
www.cityofdreamsmacau.com/en/dining/detail/kanesaka

 

갤럭시 메가 리조트Galaxy Mega Resort

마카오의 밤을 밝히는 수많은 호텔 중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이름 갤럭시. 먼 우주에서 홀로 강력한 빛을 내는 듯한 그 초연한 모습은 마치 어느 강성한 왕국의 궁전을 보는 것만 같다. 코타이 스트립의 중심인 베네시안과 씨티 오브 드림즈와는 조금은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늦은 밤 그 앞을 찾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렇게 너무나 또렷하게 다가온다. 마카오의 밤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그 고귀함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www.galaxymacau.com/en

 

행운의 다이아몬드 쇼Fortune Diamond

갤럭시의 로비로 들어서면 거대한 샹들리에 기둥이 천장에서 내려와 분수로 향한다. 높이 3미터에 이르는 행운의 다이아몬드는 공작의 깃털을 본떠 만들었다. 후면의 인공폭포에서 지상의 분수 속으로 모습을 감추는 행운의 다이아몬드는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풍요와 행운을 기원한다. 30분 간격으로 쇼가 펼쳐진다.

Info. 갤럭시 메가 리조트의 호텔들

갤럭시 메가 리조트는 여러 개의 호텔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다.
THE RITZ-CARLTON, BANYAN TREE, JW Marriott Hotel, Hotel Okura, GALAXY Hotel, Broadway Hotel

 

윈 팰리스Wynn Palace

마카오 반도의 윈 호텔에 이어 코타이 스트립에 새롭게 문을 연 윈 팰리스는 윈 호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모습이다. 하지만 호텔 앞에서 펼쳐지는 분수쇼는 그 규모를 3배나 늘렸고, 공중에는 스카이캡이라는 이름의 케이블카가 선을 보였다. 호텔로 들어가는 마법의 라이드는 지금껏 마카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기에 윈 팰리스에 대한 기대는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밤하늘을 뜨겁게 매혹시키는 화려한 분수와 스카이캡을 바라보며 코타이 스트립의 새로운 명소 탄생을 축하한다.
www.wynnpalace.com/kr

 

Info.

- 퍼포먼스 레이크 분수쇼 : 윈 팰리스의 시그니처는 역시 호텔 앞 퍼포먼스 레이크에서 펼쳐지는 분수쇼. 최첨단 음향 및 조명 시스템과 함께 우아하면서 파워풀한 물기둥이 춤을 추며 하늘로 치솟는다. 때로는 로맨틱하게 때로는 경이롭게 펼쳐지는 윈 팰리스만의 퍼포먼스는 마카오 여행을 한층 더 흥미롭게 해줄 것이다. 매 20분 마다 펼쳐지며 윈 팰리스 내의 레스토랑이나 스카이 캡을 타고 관람하면 조금 더 멋진 쇼를 만끽할 수 있다.

- 스카이 캡 : 분수쇼가 펼쳐지는 퍼포먼스 레이크 앞에서 탑승하여 윈 팰리스 주위를 한바퀴 돌고난 뒤 가든에서 내린다. 최대 6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며 내부에는 에어컨이 가동된다. 또한 맞춤 디자인된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퍼포먼스 레이크와 분수쇼, 코타이의 아름다운 전망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꽃 예술품 : 꽃이 주는 기쁨과 아름다움을 주요 테마로 한 색, 디자인, 질감의 감각적 향연이 윈 팰리스에서 펼쳐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프레스턴 베일리Preston Bailey가 커스텀 디자인한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초대형 꽃 장식들. 8만 3천 송이가 넘는 꽃으로 만든 회전목마 캐러셀Carousel과 10만 2천 송이 이상의 꽃으로 장식한 6.4미터에 달하는 대관람차 페리스 휠Ferris Wheel은 베일리가 윈 팰리스만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했으며, 처음으로 상설 전시되는 초대형 작품이다.

 

COLOANE

마카오의 최남단에 자리 잡은 섬 콜로안으로 간다. 눈과 가슴에 새겨진 코타이의 화려함과 번잡함은 잠시 뒤로하고 평화와 안식만이 한가하게 자리하고 있는 콜로안에서 휴식 같은 여행을 꿈꾼다. 작은 마을과 해변이 공존하는 그곳에서 스스로 깨닫게 될 한 가지 사실,‘마카오가 카지노로 발전하지 않았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콜로안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콜로안 빌리지 한바퀴

파도 한 점 없는 해변 풍경이 차분하게 내려앉은 콜로안 마을의 분위기를 대변해준다. 그래서 방파제를 따라 해변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 좀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회색빛 풍경이 이어지다가 노란 파스텔톤 건물이 나타난다.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성당Chapel of St. Francis Xavier, 말 그대로 마을 성당의 소박한 모습이 반갑기만 하다. 성당 앞에는 뜻밖에도 몇몇 노천 식당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낡은 식당의 수족관에는 커다란 대게부터 작은 조개까지 해산물이 가득이다. 오늘은 콜로안을 찾은 여행객들이 별로 없는 건지, 아직 식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이른 건지, 손님 없는 가게 주인들은 식당 앞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문이 열린 성당 안으로 들어가 보지만 그리 꼼꼼하게 살펴보지는 않는다. 그만 김대건 신부의 초상을 보지도 못하고 나와 버린다.
마을의 골목을 따라 좀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본다. 왠지 낯이 익은 풍경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어디였더라?’ 아마도 통영 동피랑 마을의 오래전 모습이었던 것 같다. 잡화나 채소와 과일을 파는 작은 가게들, 화분을 대문 앞에 놓아둔 모습, 잘라내지 않은 나무줄기가 집안까지 내려와 예쁜 띠를 두르고 있는 모습, 동네 꼬마 녀석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모습, 작은 분식집에 모여 앉아 음식을 먹는 사람들 그리고 어떻게 알고 왔는지 카메라를 꺼내들고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 소녀들까지. 그들이 살아가는 집의 모양만 조금 다를 뿐, 너무나 익숙한 우리의 마을 풍경에 마음은 어느새 한국에 와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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