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과 나눔의 공간 <바랑재>에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씩 모입니다. 지난 11월, 라이나전성기재단은 라이나50+어워즈 역대 수상자 5인과 그 가족들의 몸과 마음의 쉼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시상식 이후, 어워즈 수상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건 처음이라, 조금은 어색한 공기가 감돌기도 합니다. 그러나 “라이나50+어워즈 수상”이라는 공통점, 상이 일깨워 준 내 삶의 의미에 공감하며 점차 거리감을 좁혀갑니다.
“상을 통해 처음 ‘50+세대’라는 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환갑이 넘은 내 삶에도 의미가 있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어요.”
“수상은 지금까지의 노력에 대한 인정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도전을 향한 격려이기도 했어요."
아로마 테라피로 바랑재에서의 쉼이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직접 준비해주신 차를 코와 혀로 느끼며, 도시생활 속 무뎌졌던 감각을 일깨웠습니다. 차 속에 들어간 재료를 연상하면서 생소한 아로마와, 또 서로와 천천히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소 경험해 볼 기회가 드물었던 아로마들을 시향하며, 우연한 만남 속의 휴식을 찾습니다. 내 몸과 마음이 반응하는 아로마 오일을 배합해 이름을 붙여줍니다.
“같이 오지 못한 처가 자꾸만 생각났어요.
이 나이 들 때까지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꼭 천지가 개벽하는 느낌입니다.
죽기 전에 이런 것들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바랑재의 환대는 정성껏 준비한 식사에도 깃들어 있습니다.
강원도의 제철 재료를 담은 그릇마다 먹는 이의 몸과 마음을 살피는 진심이 느껴집니다.
수상자분들과 그 가족들은 둘만의 식탁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온전히 느낍니다.
“예미헌의 훌륭한 음식들이
꼭 저를 위로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식사 후 늦은 저녁, 수상자들이 감자헌에 서로 섞여 앉아 자신의 삶의 한 조각을 나눕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누기 위해 내면을 들여다보면 나도 몰랐던 나를 만나게 됩니다.
각자 다른 상황에 놓여있지만, 어딘가 꼭 자신의 것과 닮은 고민들에 공감하고, 서로를 격려합니다.
대화의 온기가 감자헌을 데웁니다.
핸드팬의 신비로운 소리가 감각과 기억을 건드립니다.
“나도 몰랐던, 하고 싶었던 이야기.
속에 담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어요.”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내 안에서 울렁이는 것들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걸 처음 배웠어요.”
다음 날 아침, 나와 항상 함께 하는 내 몸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먼저 가벼운 움직임으로 몸을 풀어주고, 요가매트 위에서 손가락 끝, 무릎 마디, 내 몸 곳곳에 집중합니다. 내 몸과 감각을 인식하는 순간입니다.
두 사람씩 짝이 되어 서로를 이끕니다. 다른 한 사람은 상대가 이끄는 대로 몸을 움직입니다.
오로지 상대에게 집중하면서 일상의 고민들은 잠시 잊습니다. 참가자 분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으로 미소를 띄웁니다.
쉼의 여정 그 끄트머리에, 바랑길을 걸으며 자연과 함께 숨을 쉽니다.
익숙하고도 생경한 햇빛과 바람을 느낍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후, 다들 한결 부드러워진 얼굴로 서로를 마주합니다.
“처음으로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도시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고,
진정으로 나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 곳에서 받은 대접을 바깥에서 어떻게 갚아야 할지, 숙제가 생겼습니다.”
“어워즈 수상이 제 인생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랑재에서 다시 한 번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경험하네요."
이번 초청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라이나50+어워즈 수상자 분들에게 자기돌봄의 시간을 선물해드렸습니다.
재단에게도 누군가의 삶을 비추는 어워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끼는 선물 같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돌보는 이를 돕는 재단의 노력은 바랑재에 모여 흐릅니다. 앞으로도 재단은 돌봄의 의미와 문화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